[인문의역학 시즌3] 잡병병 3~5장 후기

둥글레
2021-10-2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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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병편에는 본격적으로 임상에 대해 나온다.  병의 원인이 몸 안에 있는지 몸 밖에 있는지 아니면 안밖에 있는지에 따라 병을 분류하고 그 치법을 설명한다. 밖에서 오는 나쁜 기운을 외사 또는 사기라고 하는데 풍, 한, 서, 습, 조, 화 이렇게 여섯 가지라서 육음이라고도 한다. 

 

약국에서 만나 온 사람들의 증상도 그렇고 <동의보감>에서 강조하는 것도 그렇고 외사 중에서는 ‘한’이 가장 문제시 된다. 그 다음으로 ‘서’나 ‘화’ 그리고 ‘습’이다. 

 

겨울에는 추위로 인한 감기 및 호흡기 감염증이 문제가 되고 여름은 더위로 인해 기가 상하는 경우가 많다. 습이 문제가 될 때는 저기압으로 인한 기분저하도 있겠지만 역시나 몸 안에 여러 이유로 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관절염이나 소화기 장애나 어깨 뭉침 등 습으로 인한 증상)이 외사로 오는 습 때문에 더 증상이 악화가 된다.

 

외사 중 ‘한’이 가장 강조되고 있는 것에서, 과거 에너지 원이 귀하고 주택 구조 때문에 겨울이 가장 나기 힘든 계절이었음을 짐작케 한다. 그래서 중국 한대의 장중경이 <<상한론>>이라는 체계를 세웠고 이후 이 분야는 한의학에서 가장 큰 분야로 성장했다. 약사들도 <<상한론>> 체계를 많이 응용한다. 상한병에는 3음3양 경맥을 따라 깊어지는데 태양병, 양명병, 소양병, 태음병, 소음병, 궐음병 순서로 발전한다.

 

상한병은 넓게 보아 열성 전염병 전체를 지칭하는데 겨울의 찬 기운을 맞은 게 잠복하여 봄과 여름에 나타나기도 한다. <동의보감>에서 나오는 감기는 상한병과 다르다고는 하나 상한병 중 태양병 치료법은 현대의 감기 즉 상기도 감염증에 응용된다. 

 

여름은 양기가 몸 밖에 떠 있고 배속의 양기가 허해지므로 가장 조섭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따라서 자는 곳은 삼가 꼭꼭 문을 닥고 생각을 가라앉혀 마음을 평화로이 하고 찬 음식, 얼음물, 찬 과실은 좋지 않다. 요새 우리가 여름에 사는 행태와는 정반대여서 생각해봐야 할 지점이다.

 

몸 안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보다 화(열)이다. 온갖 욕심과 감정이 지나칠 때 오장육부에는 화가 치솟는다. 이렇게 되면 상화가 망동하고 상화가 망동하면 예측할 수 없이 변화하고 때없이 몸 안에 갖춘 음기인 진음을 말려버린다. 음이 허해지면 병이 나고 음이 끊어지면 죽게 된다. 

 

몸의 움직임 부족이나 조절되지 않은 감정으로 기가 뭉치면 (습)담이 생기고 거기서 열이 생긴다. 이 열이 또 풍을 생기게도 한다.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혀 풍이 오게 되는데 그 원인을 잘 살펴보면 평소 건강법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동의보감>에서 ‘내상’이라고 하는 건 음식물과 피로 때문에 비위 계통에 장애가 온 것만을 지칭한다. 음식을 적당히 먹지 않았을 때 생긴 내상은 음식상, 과로(순수한 육체적 과로나 정신적 과로)로 생긴 내상을 노권상이라 한다. ‘내상’의 원인과 분류를 보자니 지금 우리의 일상이나 예전 사람들의 일상이나 별 다를 게 없었나 싶다. 음식 조절 못하는 것도 비슷, 일과 관계에서 비롯되는 과로 또한 비슷하다. 

 

마지막으로 ‘소갈’은 지금의 당뇨병이다. 살찐 사람에게서 잘 나타난다고 한 지점이 재밌었다. 소갈의 원인도 주로 ‘열’인데 오장육부가 다 관계가 된다. 특히 장과 위의 열은 많이 먹는 것과 관계되고, 폐가 병들면 기를 선발하지 못해서 진액조절을 못해 오줌을 많이 싸게 된다. 심장의 열은 몹시 갈증이 난 것과 관련이 된다. 소갈의 합병증으로 옹저(종기)가 잘 생기는  부분, 침이나 뜸을 함부러 놓지 말라고 하는 부분도 현대의 당뇨병 합병증과 주의해야 할 점과 비슷했다. 

 

부종있는 사람에게는 소금을 먹지 말라고 했던 지점도 현대의 신장 질환일 경우의 금기 사항과 같았고 소갈인 사람에게  술, 성생활, 짠 음식과 국수를 먹지 말라는 것도 일리가 있었다. 

 

욕심이나 감정 조절이 안 되어 열이 생겨 각종 병리로 발전하는 지점과 ‘내상’의 원인이 되는 음식 조절 실패 및 과로는 일상을 꾸려가는데 잘 참조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음식 조절이 안되는 건 어찌보면 감정 조절과 연관이 되어 있고 과로는 욕심과도 연관이 되어 있는 것 같아서 의미심장하다고 느꼈다. 

댓글 2
  • 2021-10-27 11:43

    샘~~참 잘 정리된 후기입니다요~~

    너무 많은 정보가 담겨져있어서 자꾸 내용이 날아가는 느낌인데, 후기를 보니 다시 정리가 되네요.

    특히, 저한테는 '한'이 문제를 많이 일으킵니다. 그 또한 내안에서 방어하는 기제가 부족한거겠죠? 

  • 2021-10-28 16:46

    그렇다면 양기 부족인데… 비위가 약해서 비주승이 잘 안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비위가 약할 때 먹는 약 대부분에 보기제가 들어가잖아요.

    또 한편으로는 혈허도 문제가 될 수 있죠.

    혈허로 혈행이 잘 안되고 있을 수도 있구요.

    그래서 쌍화탕이 잘 맞나봐요! 기혈 보충!

    곰곰이 생각해봐서 약한 장부를 중심으로 자기배려를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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