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차공지 - 다른 할배의 탄생 ( <그랜 토리노>와 <오베라는 남자> )

문탁
2022-05-01 08:57
255

지난 수욜 저녁8시부터 무려 3시간이나 지속된 세미나! 다들 엄청나셨어요^^

전, 제가 너무 설명을 많이 해서 (그것조차 시간이 부족해서 4,5장에 집중되었어요. 사실 대위법과 글렌굴드에 대해 더 말하고 싶었었는디...ㅋㅋㅋ) 끝나고 살짝 이불킥 했는데, 후기에서 많은 분들이 그래도 조금 도움이 되었다고 해서, 맘이 금방 풀어졌어요. 헤헤

 

 

영화는 어떠셨나요? 재밌으셨나요? (부디 재미있으셨기를^^)

그리고 왜 제가 이 두 편의 영화를 선정했는지 대충 감 잡으셨나요? 

 

     

 

음...일단 저의 큰 문제의식은  " 노년/남성은 어떻게 자신의 말년을 보내는가/보내야 하는가?" 정도일 것 같아요.

저의 경험과 관련된 맥락이 있죠.

 

 

우선,  중년 남성들은 왜 인문학공동체에 공부하러 오지 않지? 

뭐 이런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직장 때문에 바빠서?  ㅎㅎ...아닌 것 같더라구요, 소위 586이라고 불리는 문탁 주변의 많은 중년 남성들 (여기에는 제 남동생도,  저희 여성회원들의 다수 남편들도 포함되고, 문탁 활동의 다양한 맥락에서 만났던 소위 전문가 남성들도 포함됩니다. )은 제가 함께 일했던 청년들이 종종 (누군가를) 일컫는 '개저씨'들과 정말 다른 존재들일까?, 라는 물음!!! 돌 맞을지도^^

 

 

두번째는, 소위 '태극기부대'의 탄생

벌써 5년 전이네요. 촛불정국의 와중에 갑자기 등장한 태극기 부대. 어느날 확실히 알겠더라구요. 이들은 결코 일당 받으러 동원된 알바 노인들이 아니라는 것을. 이 할배들의 맥락을 이해해야 한다는 감이 팍 왔어요. <국제시장>, <태극기 휘날리며> 같은 영화가 딱 질색이던 저한테는 좀 새삼스러운 깨달음이었어요. 나중에 보니 최현숙작가께서 작업을 하셨더라구요. (리스펙!!)  그게 <할배의 탄생>이에요. (쟁점은 좀 있습니다^^)

 

 

 

세번째는 우리가 이번에 공부한 '말년성'!  

우리 세미나에서도 그런 질문이 계속 나왔지만 아도르노/사이드의 '말년성' 개념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이것을 우리 각자의 삶에 어떻게 가져와야 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것이 생물학적 노년과는 또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는 것일까, 라는 질문을 저도 하고 있었고, 그것을 이 영화들을 통해 답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좀 들었어요. 

왜냐하면, 저는 지금 우리세대가 또 다른 태극기부대가 될 것 같다 (이미 되고 있는지도^^)는 두려움이 좀 있거든요. ㅎㅎ

다른 할배/할매의 탄생은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그런 질문을 밀고 나가고 싶었어요. 

 

 

어쨌든  오늘 저녁은 메모 없이 오셔도 되니까 다들 편하게 영화 이야기 나눠봅시다. 

대신 각자 뽑으신 씨앗문장들은 댓글로 좀 달아주실래요? 이따 짧게라도 각자 어떤 글을 쓰실건지, 공유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럼 이따 저녁 8시에 봬요. 줌 링크는 톡으로 보내드릴게요^^

댓글 12
  • 2022-05-01 09:36

    이것과 관련하여 이전에 길드다 뉴스레터, <아젠다>에 쓴 글이 있습니다.

    1)나이가 벼슬인 세상, 닥치고 은퇴(아젠다 13호, 20210620) 

    http://moontaknet.com/?pageid=2&page_id=8115&mod=document&category1=%EC%95%84%EC%A0%A0%EB%8B%A4+%EC%82%AC%EC%9E%A5%EC%B9%BC%EB%9F%BC&uid=35144

     

    2)386에게 장례를 (아젠다 2호, 20200719)

    http://moontaknet.com/?pageid=3&page_id=8115&mod=document&category1=%EC%95%84%EC%A0%A0%EB%8B%A4+%EC%82%AC%EC%9E%A5%EC%B9%BC%EB%9F%BC&uid=35081

     

     

     

  • 2022-05-01 11:11

    제가 메모를 맡았던 챕터가 이해하긴 어려웠지만 제게 여러가지 질문을 던져주어 거기서 씨앗문장을 뽑았습니다.

    “이렇게 정체성은 정체성과 충돌하여 삐걱거리고, 정체성의 와해는 둘 모두를 훼손시킨다. 주네는 이렇듯 정체성에 대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적대적인 인물이다… 주네의 유목적 에너지는 정확하고 우아한 언어 속에 들어앉아 있다. 낭만적인 희망도 없고 흔히들 내비치는 불안도 없이 궤적을 그리며 돌 뿐이다 (121 쪽, 말년의 양식에 관하여)”

  • 2022-05-01 11:53

    저는 아직 씨앗문장을 결정하지 못했어요. 대략적인 주제는 나이들어감에 따라 나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확립됩 정체성을 어떻게 벗어버리면 새롭게 살수있을까에 대한 글을 적어보고싶은 생각입니다.

  • 2022-05-01 17:59

    자신 안에 훌륭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수단을 아무것도 갖지 못한 이들에게는 인생의 모든 시기가 힘겨운 법이지. 하지만 좋은 것을 모두 자신에게서 구하는 이들에게 자연 법칙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는 그 어떤 것도 불행으로 보일 수 없네....내 지혜에 감탄하곤 한다면, 내가 지혜로운 것은 자연을 최선의 지도자로 모시고 자연이 마치 신인 양 거기에 따르고 복종하기 때문일세. (노년에 관하여 제2장) 

    세 권의 책을 읽은 후에도 의문을 풀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여전하네요. 자연을 따른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 2022-05-01 18:24

    저는 씨앗문장에 대해 많은 고민 필요해보이지만 현재까지 고민한 내용 공유합니다

    노년에 관하여_키케로

    제6장 노년에 할 수있는 중요하고 유익한 일 

    진실로 더욱 중대하고 육익한  일을 하고 있지.큰일은 육체의 힘이나 재빠름이나 기만함이 아니라 사려깊음과 영향력과 판단력어 의해 행하여진다네 노년이 되면 이러한 특징들이 빈약 해지는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풍부해진다네 P40

    건강에 대해 주의를 해야하고 적절한 운동을 해야하며, 체력을 소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축적하기 위하여 충분한 음식과 음료를 취해야만 하네 그렇게 하는 것은 육체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정신에 더욱 도움이 되지 P62

    미래의 저의 노년을 풍성하게 채워가 가고싶은 마음으로 선정했습니다  

     

  • 2022-05-01 18:28

    "생명은 자기라는 개체의 생존에 관해서는 이기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모든 생물이 반드시 죽는다는 것은 그야말로 이타적인 시스템인 것이다. 그럼으로써 치명적으로 질서가 붕괴되기 전에 질서는 다른 개체로 이행하여 초기화된다." <동적평형_206쪽>

    이 단락이 마음에 오래 남아서 이리저리 고민해보지만 아직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해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 2022-05-01 18:32

    생명은 어떤 방법으로든 가능한 한 그 결합을 보완하려 한다. 백업 기능을 발동시키거나 혹은 우회도로를 개척한다. 그러한 전체가 완성된 다음에는 어떤 기능부전도 발견할 수가 없다. 즉, 생명은 기계가 아니다. 거기에는 기계와는 전혀 다른 다이너미즘이 존재한다. 생명이 갖는 유연함, 가변성, 그리고 전체적으로 균형을 유지하는 기능-그것을 나는 '동적인 평형상태'라 부르고 싶다.(p134, 동적평형)
    그동안 무지했던 생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좀 더 고민해 보고 싶습니다. 
     

  • 2022-05-01 19:23

     매일 매일 저의 무지함을 깨달아가고 있어요. (왜 이제까지는 제법 생각하면서 사는 사람이라 착각했을까? 반성중입니다.)

    적당히 저항하고 적당히 순응하면서 비겁하게 산 것 같은 저의 뒤통수를 크게 친 '장 주네'가 오래 남네요. 이해한 바가 얕아서 어찌 풀어갈지 모르겠지만 일단 마음먹어봅니다. 

    (말년의 양식에관하여 p.126)

    우리가 책을 덮거나 공연을 보고 극장을 떠날 때에도 그의 작품은 우리에게 계속 말한다. 노래를 막아서라고, 서사와 기억에 의심을 품으라고, 지금 강렬한 애정을 느끼는 이미지를 우리에게 안겨준 미적 경험을 무시하라고. 그렇게 비개인적이고 진실한 철학적 위엄과 그렇게 얼얼하리만큼 인간적인 감수성이 결함된 주네의 작품은 화해되지 않는 긴박함을 우리에게 전달한다. 

  • 2022-05-01 19:31

    자기 연민의 감정 없이 그가 스스로 선택한 침울함이 소설의 중심에 놓인다. 그는 20세기의 연속적인 역사에서 자발적으로 떨어져 나와 감상주의와 향수를 배제한 단호하고 금욕적인 원칙과 진정성에 따라 시대착오적인 말년성의 상황을 소설에 담는다. (p146, 말년의 양식에 관하여)

    텍스트 해석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제가 과연 이 텍스트를 제대로 해석할 수 있을지, 한 줄이나 제대로 쓸런지... 걱정이 되긴 하지만 최근 1-2년 사이 제게 제법 진지하게 던져진 질문과 연결된다고 생각해서 뽑았습니다. 

  • 2022-05-01 19:35

    아직 씨앗문장을 정하지 못했고 에드워드 사이드의 책도 여전히 충분히 읽지 못한 상태입니다. <동적 평형>과 <말년의 양식에 관하여>를 이따금씩 생각해보고 있어요. 특히 <말년의 양식에 관하여>를 통해서는 에드워드 사이드가 어째서 이 독특한 유형의 말년성에 집중하게 되었는지 더 생각해보고 싶어요. 그가 보는 말년성의 양상을 설명해주는 부분을 여기 발췌해 적어볼게요. 

     

    153. 내가 여기서 논의한 인물들은 모두 말년성 혹은 비시의성과 상처받기 쉬운 성숙함의 특징을 갖는다. 이를 바탕으로 대안적이고 비계통적인 주관의 양태를 실험했으며, 말년의 베토벤이 그랬듯이 이를 위해 평생 솜씨를 연마하고 준비를 했다. .... 그들은 자의식이 무척 강하고 전문기술 또한 뛰어나지만, 그들의 작품에서 수줍어하는 기색은 찾아보기 어렵다. 비록 나이는 먹었지만 으레 수반되기 마련인 평온함이나 성숙함은 필요 없다는 듯이, 사랑스럽게 굴거나 환심을 사려는 생각은 없다는 듯이 군다. 그러나 이들 누구도 필멸을 부인하거나 회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죽음을 주제로 계속 돌아옴으로써 관습적인 언어와 미적인 것을 훼손하고 그 한계를 묘하게 넓힌다.

     

  • 2022-05-02 12:43

    저도 씨앗문장을 아직 확정하지는 못했어요. 노년의 삶을 민감하게 만드는 '죽음'이라는 문제도 마음에 남고, 끊임없는 '배움'의 가치를 다루고 있는 구절들도 마음에 남습니다. 좀더 고민하고 오늘 중에는 결정해볼께요. 

  • 2022-05-02 13:41

    «말년의 양식에 관하여»p119

    주네는 늘 언어를 정체성과 진술을 나타내는 것에서 위반적이고 파괴적이며 심지어는 의도적으로 사악하기까지

    한 배반의 양태로 변형시키고자 한다. "우리가 이런 '변형'에서 '배반'해야 할 명백한 필요성을 본다면, 

    이제 우리는 바람직한 것, 어쩌면 성애의 흥분에 필적할 만한 것을 배반하고 싶어질 것이다.

    배반의 활홀감을 아직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활홀함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해도 무방하다."

    저는 주네의 배반을 언어로 한 지점에 대해 글을 쓰고 싶은데 사실 잘 알지 못하는 주네에 대해 

    어떻게 써야 하는지 감이 잡히진 않내요.. 아직 초안을 시작도 못하고 있으니..쩝

    어떻게든 해봐야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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