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옛그림읽기]후기2-한나라 사람들의 얼굴

자작나무
2025-05-22 18:05
117

한나라가 참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 이유 중 하나가 한대인의 삶을 꾸려줬던 생활 장식물들 혹은 실용물들 때문이기도 하다. 동경이나 등잔대, 향로 등을 보고 있으면 물욕이 생기기도 한다. 나도 이거 하나 있었으면....하는 생각^^ 기술의 측면에서 대단히 정교하다거나 세련된다거나 하진 않지만, 왠지 정감이 간다. 이런 정감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이걸 찾는 게 지금 중국미술사를 읽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대 초기, 문제의 황릉에서 출토된 토용의 얼굴. 여기서는 무표정인지 아닌지 아리까리한, 그러나 결코 '잘 생겨' 보이지는 않는 토용이다. 한대 토용의 특징은, 바비인형처럼 얼굴, 몸통, 손, 발이 다 따로 만들어지고 그 부분들이 조립되어 하나가 되는 스타일로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광대의 얼굴. 화회탈처럼 크게 웃는, 그래서 눈도 사라질만큼 소탈하게 웃는 모습이 인상적인 테라코타.

 

 

*한대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 춤추는 여인의 테라코타. 섬서성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어, 어쩌다 기회가 되어 갔는데 이 작품은 당시 다른 박물관으로 외출중이어서 볼 수 없었다. **만약 위의 무녀의 표정을 클로즈업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나는 한대의 등을 대부분 다 좋아한다. 아래의 <장신궁등>은 그중의 하나다. 그런데 아뿔사, 나는 이것을 보면서도 등을 들고 꿇어앉아 있는 사람이 시동 즉 남자인줄 알았다. 그런데 설명글을 읽으니, '시녀'란다. 꼼꼼히 보지 않은 나도 잘못^^;;이지만, 남잔지 여잔지 헷갈리는 얼굴이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에는 왜 이렇게 얼굴을 만들었을까. 물론 기술이 부족하다거나 경제적인 사정 등을 들 수도 있다. 그런데 진시황의 병마용에서 나온 병사들을 조소한 것을 보면, 기술이 없다고 하기도 그렇다. 그렇다면 이런 얼굴은 그들 한대인의 미의식이나 취향인 게 아닐까. 둥글납작한 얼굴, 어느 때는 표정 한 점 없다가도 가끔 입꼬리가 올라가면서 만드는, 눈이 처지면서 만드는 소소한 표정, 순박한 표정이 한대인의 얼굴인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청동에 도금한 작품, 하북성 만성 두관의 묘에서 발굴된 서한시대의 작품. 하북성 박물관 소장.

 

 

 

댓글 1
  • 2025-08-27 01:42

    280쪽)"조언 좀 해 주세요." 역자는 이 구절에서 스토아학파는 곤경 상황에서 조언을 구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조언'이라는 말 자체가 인상의 판단과 사용에 대해서 자신의 이성에 맡기지 않는다는, 그래서 스스로를 노예적 상황으로 만드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스토아적 일반원리를 완벽히 장착하지 못하고 훈련하고 있는 중의 상황이라면 인상의 사용에서 조언을 구할 수 있지 않은가. 조언과 가르침의 경계는 에픽테토스에게는 어떻게 드러나는가. 그리고 만약 스토아적 일반원리를 장착해서 조언이든 가르침이든 준다면 그것은 어떻게 드러날까. 책 속의 에픽테토스와 제자의 대화를 그 예라고 한다면? 나는 그것이 흡사 T유형의 인물들의 태도 즉 인상의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인 흐름을 끊는 사고법처럼도 보인다.

    289쪽)1권에서는 자기에게 달린 것, 자기에게 달리지 않은 것으로 설명하다가 2권에 들어와서는 선악과 관련 있는 것과 선악과 관련 없는 것으로 다시 말하고 있다. 전자가 자기에게 달린 것, 이성과 관련되는 영역이라면, 후자는 죽음과 같은 전적으로 자기에게 달리지 않는 것, 외부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2권에서 집중 나오고 있는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들'은 선악과 관련 없는 것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어디에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들을 질료들과 혹은 사물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말하고 있는데, 건강이나 죽음, 삶, 명성, 부, 가난 등과 같은 개념들은 포함하지 않는가. 또 "질료적인 것들(사물들 자체)은 선악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이지만, 그것들에 대한 우리의 사용은 결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이 아니네." 여기서 보자면, 에픽테토스의 인상의 판단은 인상을 구성하는(?) 혹은 인상의 대상과 그것의 사용을 따로 구별해내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죽음은 그 자체로는 선악과 아무런 관련도 없지만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이미 우리의 선악의 선택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에픽테토스에게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들의 영역이 중시(?)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291쪽) 항해라는 사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키잡이, 선원, 날짜, 시기를 선택하는 일이다. 그러나 항해 중에 만난 폭풍은 나에게 달린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선악과 아무런 관련 없는 것이어서, 그것이 나의 관심이 되어야 할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이 폭풍 속에서 나는 어떻게 할 수 있는가. "그것은 이제 다른 누군가의 과제, 키잡이의 과제이네." 다른 누군가는 신인가, 그래서 운명을 맡기는 것, 그래서 평정심을 갖고 그 상황에 대처하는 것을 나는 할 뿐이라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 누군가 즉 키잡이의 과제이니, 폭풍우 속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기, 평정심 갖기가 내가 할 수 있는 바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일까. 이러한 대처가 바로 그가 그때껏 훈련해온 윤리적 행동이지 않을까. 공과 공놀이, 폭풍이라는 사태 자체와 폭풍에 대처하는 행동은 다른 영역이라는 것.

('로봇이 아닙니다' 체크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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