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비인간)동물> 필사 마지막 후기 - 서화필사라는 새로운 장르의 탄생!

김윤경
2022-07-1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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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공부를 할 때 손으로 쓰면서 하기 때문에 필사가 특별할 건 없었어요.

제가 공부한 흔적을 남기고 나중에 다시 보겠단 생각으로 쭉 적으며 공부를 했었어요.

이번 어바웃(비인간)동물 세미나에서는 ⌈두더지잡기⌋ 와  ⌈습지주의자⌋를 필사를 하기로 하고

매일 돌아가며 단톡방에 올렸어요.

혼자 공부하며 정리할 때와 다르게 세미나원들과 같이 보는 필사는 좀 더 잘 하고 싶단 마음이 들더라고요.

⌈두더지잡기⌋에 삽화가 있어 그냥 무심코 그렸는데 그림그리기가 너무 재미있는거예요.

그래서 매번 삽화가 있을 때 계속 그렸어요. 그리고 세미나원에게 공유를 하니 더욱 재미있어 지는거예요.

그렇게 필사를 마치고 작은 작품집처럼 그림이 쌓여 기분이 참 좋아졌습니다. ^^

오늘은 어바웃(비인간)동물 세미나도 마쳤고 하여 그동안 그린 그름을 다 쏟아내며 후기를 써볼까 해요..ㅎㅎ

저는 두 책을 매일 매일 1~2장씩 읽으며 좋은 부분만 필사를 해보았어요.

⌈두더지잡기⌋는 오랫동안 정원이나 농장의 두더지를 잡은 작가가 자신의 삶에 대해, 두더지잡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인데, 정말 필사하기에 더할 나위없이 좋은 책이었습니다.

 ⌈습지주의자⌋는 생태학자가 쓴 습지 이야기인데 구성이 독특하고 논픽션으로 이어져있어 

소설을 읽는 기분도 드는 신선한 구조였어요.

우리 어바웃(비인간)동물 세미나 단톡방에서 나온 애기인데요,

'경지에 오른. 깨달음을 얻은 사람들이 이야기들이 다 이어져 있다는 생각을 해요'

맞습니다. 두 책의 작가들은 다른일을 하는 사람들인데 주제는 서로 통한다는 것과,

이분들은 어느 경지에 오른 깨달음을 얻은 분들이란  생각이 저도 들었습니다.

 

*사람들은 자연을 느끼고 싶어 정원을 가꾸지만 자신의 소유물에 통제력을 잃고 싶어 하지 않아 정원을 망치는 

두더지를 잡아야 직성이 풀리나봐요. 작가는 인도적 두더지잡기를 고수하며 옛날 방식을 고수하지만, 

세상은 더 빠르게 더 확실하게 두더지를 제거할 방법을 선택합니다.

*습지에 대해, 물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요? 

작가는 물에 대해, 흙에 대해 애기합니다.

자연까지도 아닌 지구의 기본요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글을 썼어요.

⌈두더지잡기⌋작가는 한장이 끝날 때마다 시를 한 편씩 지어서 첨부했어요. 시 감상도 같이 해 보시죠.^^

 

'그저 생명으로 존재하는 것이지 왜 존재하는지 물을 필요가 없어진다' 이 부분을 읽으며 저까지 완전함의

감각을 경험하게 해주었네요.

 

 

⌈두더지잡기⌋ 작가는 자연에서 자신도 자연의 일부라고 느낀데요. 동료 호랑가시나무에 앉은 울새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일터로 나아가는 작가의 모습에 저도 행복해지는 필사였습니다.

 

 

 

두더지를 잡을 때에는 가장 좋고 비싼 덫을 준비해야 하고, 살아있는 것을 죽이는 일은 값싸서도 안되고 느려서도

안된다고 말하고 있어요. 자연의 생명체와 우리가 공존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필사였어요.

 

드뎌 마지막 필사를 마치고  ⌈습지주의자⌋ 표지를 그려봤어요. 이처럼 아름답고 생명력으로 약동하는 습지라니..

습지를 다시보게 된 정말 독특하고 색다른 책이었습니다.

 

 

이번 세미나에 ⌈물고기는 알고 있다⌋는 책도 함께 읽었는데, 그 중 인상깊었던 두 친구를 소개할까 하고

이 그림을 첨부합니다.

위에 친구는 '코이로돈 앙코라고'란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종이었는데 조개를 까먹을라고 조개를 물고 바위나 산호초에

다가가 조개를 던져 딱딱한 껍질을 까서 조개의 속살을 얻는다고 해요. 참으로 똑똑한 친구네요.

아래 친구는 '물총고기'인데 명사수로 명성이 나 있습니다. 아주 정확한 명중률을 자랑한다고 합니다.

 

 

또 이번 세미나에서 읽은 ⌈안녕하세요. 비인간동물님!⌋에서는 공장식축산을 홀로코스트에 비유해서 설명해 준 부분이

아주 인상깊어 그림으로 그려봤어요. 돼지의 울부짖음이 느껴지시나요?

 

매일 새벽 또는 아침 두권의 책을 필사하며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이걸 공유하고 후기까지 쓰는 경험도 처음이고, 또 행복했어요. 

'차단, 그것은 흐름을 막는다. 저기와 여기가 연결되고 더 나아가 저기가 여기가 될 수 있는 우주적 가능성을

말소해 버리는 힘이다. 반대로 흐름은 확연한 구분과 구별을 넘어서려는 힘이다.....

모든 것이 모든 곳에 있을 수 있는 가능성, 흐름이란 그런것이다.'  ⌈습지주의자⌋ 229쪽

이번 필사를 마치며 제가 '물같은 사람'이 되고 싶단 생각을 했습니다.

이 곳과 저 곳을 연결하고 이 사람과 저 사람을 연결하는 머무름을 알고 모든것의 저장소 같은 사람!

그렇지만 흘러가는 흐름으로써 존재하는 유동적인 사람! 

 

ㅎㅎ 이상 2달여간 이어온 필사 후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또다른 '어바웃000' 세미나로 만나요~~

댓글 4
  • 2022-07-13 12:11

    와우~

    다른 그림도 좋지만, 습지주의자 표지 스케치, 진짜 근사하군요^^

  • 2022-07-13 14:17

    ‘서화필사’ !!!!너무 멋집니다!

    윤경님은 이미 되고자 하시는

    물 같은 분 으로 느껴져요~ 

    세미나시간에도 

    이 공부와 저 공부를 넘나드시는^^

    이번 세마나로 뵐수 있어서 정말 감사한 마음~
    다음 어바웃에도 또 뵙길~~

  • 2022-07-13 15:19

    와 서화필사 작품집 사고 싶어요ㅎㅎ 여러 비인간 존재들과 찐하게 교감하신 흔적들이 아름답습니다!!! 

  • 2022-07-13 20:34

    윤경님의 필사집은 너무 생동감 있고 아름답네요!!!! 부럽부럽 

    샘의 그림들을 주욱 따라가보니 가장 중요했던 부분들이 다 담겨 있어요 ^^ 넘 좋은데요~~~

    어바웃 동물 세미나를 통해 저는 교차성이라는  말이 가장 인상에 남았어요!  동물을 공부했지만 식물을 비롯한 자연, 그리고 장애와 우리 사회를 가로지르는 사유가 다 엮여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서 스스로 너무 신기하기만 해요. 

    어바웃 동물을 통해 함께 공부해서 기쁘고,  우리 또 다시 공부할 수 있기를 기대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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