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탐구-아무튼감정> 1회-익숙한 마음도 낯설게 하는 감정사회학으로 GO GO!

기린
2022-02-22 16:56
254

1.입춘대길 건양다경

 

입춘도 지나고 임인년의 공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월의 셋째 주 양생프로젝트-주제탐구 <아무튼 감정> 첫 세미나가 시작되었다. 올해 인문약방은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기 위해 양생프로젝트를 네 개나 런칭했고, 그 중에서도 제일 먼저 시작하는 <아무튼 감정>에 관심을 기다린 끝에 겸목 튜터까지 일곱 명이 소박하게 시작했다.

작년 <단짠단짠 글쓰기>를 시작으로 겸목님과 공부의 인연을 이어가는 언희님과 지연님, <고전대중지성>때부터 겸목과 함께 공부한 스르륵님, 매실의 랜선친구 인연을 타고 인문약방 프로그램까지 신청하게 되었다며 구리에서 오는 나래님, 그리고 삼년 째 양생프로젝트 반장을 자임하고 있는 기린까지. ‘감정사회학’에 의 관한 우리의 관심은 크게 길한 기운에 휩싸여 있을 뿐 만 아니라 열렬한 호기심과 충만한 경험을 장착한 어벤저스급이라고 자처하고 싶다. 입춘에 내건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의 효험 좀 본 것이라 믿는다^^

 

2. 감정을 통해 들여다 본 사회학

 

튜터님은 첫 시간의 긴장도 풀고 말 열기에도 좋은 영화보기로 문을 열었다. <아워바디>였다. 나는 예전에 보았던 영화였지만, 다른 분들은 처음 본다고 했다. 고시생의 삶을 접고 알바를 시작하는 주인공이 어느 날 달리기를 하는 친구와 사귀게 되면서 겪는 몸과 마음의 변화를 다룬 내용이다. 주인공은 달리기를 통해 고시 준비를 하면서 망가졌던 몸매를 다시 회복했다. 하지만 그녀의 감정은 여전히 불안해 보였다. 너를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다시 고시를 보라고 은근히 압력을 넣는 부모, 정규직 친구의 선의에서 느껴지는 불편함, 달리기를 하면서 만난 친구의 죽음을 겪으면서 느끼는 혼란까지. 달리기를 하면서 몸이 겪는 변화만큼이나 감정도 증폭되면서 흔들리는 그녀의 삶이 제 길을 찾을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남기고 영화는 끝났다.

 

튜터님은 현대 철학의 흐름이 바뀌어가면서 점점 더 신체성에 주목하는 담론들이 형성되는 있는 때에 주인공의 몸의 변화와 연동된 감정까지 주목해서 볼 수 있는 영화였다고 소개했다. 앞으로 우리 세미나에서 본격적으로 다루어 볼 감정들을 통해, “오늘 날 이야기하는 마음이 비단 정신이나 심리로만 국한되지 않는, 복합적이고 폭넓은 개념이라는 데 착안해 다양한 미디어 · 문화현상“은 물론 사회적 문제에 이르기까지 쫀쫀하게 분석해보는 공부를 시작해 보자고 했다. 더 이상 노동이나 계급의 문제로 해석되지 않는 사회 현상을 감정을 통해 분석하는 시도를 통해, 세상의 변화를 초래할 어떤 가능성을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겸목님의 마지막 질문에 묵직하게 밑줄을 긋는 시간이었다.

 

3. 마음의 지식, 지식의 마음 -<나만 잘 되게 해 주세요> 중에서 발췌

 

첫 시간 세미나 책으로 읽었던 <나만 잘 되게 해 주세요>에서 ‘마음의 지식, 지식의 마음’ 부분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영국 사회학자인 앤서니 기든스의 예견대로 현대의 지식은 완결된 서사가 아닌 ‘가설의 형태’로 존재하는 가운데 대중의 머리가 아닌 마음을 얻기 위해 경쟁하기에 이르렀다. (....)전근대의 지식은 고도로 추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세계를 다루었다. 그에 따라 전근대의 지식에 대한 마음도 현실과 괴리된 주술적인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다. 반면에 현대의 지식에서 마음은 이성과 감성이 결합되어 있는 형태로 현실과 관계를 맺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지식구성에서 혼란을 겪는 가운데 사안을 상대주의적으로 바라고자는 하는 인식은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구성된 지식이 개개인에게 정서적 안정을 주는 경우라면 그 지식을 지탱하는 힘은 더욱 강해지는 것이다.(130쪽)

 

저자는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에 열광하는 사회현상을 다루면서 현대의 지식이 머리뿐 아니라 마음에도 달려있다는 점을 밝힌 부분이다. 오늘 날 네트워크를 통해 접하게 되는 지식을 수용하는데 혁혁하게 영향을 미치는 마음의 작동원리, 더 이상 옳고 그름이라는 이분법으로는 해석되지 않는 일들. 앞으로 ‘감정사회학’이라는 분야를 통해 만나게 될 수많은 현상들을 맞이하는 신호탄 같은 문장이었다. 새로운 분들과 낯선 공부에 들어선 때, 바야흐로 어떤 시절인연으로 이어질지 설레는 공부가 시작되었다.

댓글 3
  • 2022-02-22 19:57

    맞아요~새해 봄의 기운을 타고 저도 이 세미나 신청했지요~^^

    <아워바디>여주인공은 고시 준비만 했을 때보다는 알바, 달리기, 현주와의 인연, 자기충족(?)을 경험하며 이전과 다른 존재가 되었으니 흔들리면서도 함께 또 따로 자신의 길을 갈 것 같아요. 부디제발.   

    현대의 지식에서 마음은 이성과 감성이 결합되어 있는 형태로 현실과 관계를 맺고 있다.’ <나만 잘 되게 해주세요>에서 주목하지 않았던 중요한 부분 발췌를 통해 다시 음미해보았습니다. 기린님 후기 덕분에 1회차 수업 다시 돌아보는 즐거움을 느꼈습니다~고맙습니다!

  • 2022-02-22 22:06

    '더 이상 노동이나 계급의 문제로 해석되지 않는 사회 현상을 감정을 통해 분석하는 시도를 통해, 세상의 변화를 초래할 어떤 가능성을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마지막 질문을 직접 못들었지만 앞으로의 시간들이 기대됩니다! 그날 저녁 만났던 친구에게 아워바디 얘기를 전하니 제목을 메모해 가더라구요- 이번 토요일에는... 글쓰기 마지막 에세이에서 결심했던 개인적인 책모임 현황(?)도 알려드리고 싶어요! ㅎㅎ 반장님 좋은 후기 감사합니다! ^^

  • 2022-02-23 08:37

    오랜만의 오픈세미나의 향기ᆢ

    좋았습니다 ㅎㅎ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388
<초대> 2023 양생프로젝트 - 취약한 몸들의 연대와 돌봄사회- 에세이발표 (10)
문탁 | 2023.12.02 | 조회 417
문탁 2023.12.02 417
387
<공지> 17주차- 파이널 에세이 수정안 조별 피드백 (11)
문탁 | 2023.11.27 | 조회 234
문탁 2023.11.27 234
386
<공지> 17주차- 파이널 에세이 초안 조별 피드백 (9)
문탁 | 2023.11.21 | 조회 224
문탁 2023.11.21 224
385
<공지> 16주차- 파이널 에세이 개요발표 (1박2일) 워크숍 (9)
문탁 | 2023.11.13 | 조회 200
문탁 2023.11.13 200
384
<14주차> 후기: 우리는 자기 돌봄을 하면서 타인을 돌볼 수 있을까?  (4)
김윤경 | 2023.11.12 | 조회 171
김윤경 2023.11.12 171
383
[14주차공지] In a Different Voice #2- 돌봄사회를 향하여!! (8)
문탁 | 2023.11.09 | 조회 174
문탁 2023.11.09 174
382
<13주차> 침묵에서 말하기로 1회차 후기 (2)
기린 | 2023.11.04 | 조회 213
기린 2023.11.04 213
381
[13주차공지] In a Different Voice #1 - 페미니즘 고전입니다. 필독서라는 이야기죠^^ (8)
문탁 | 2023.11.01 | 조회 234
문탁 2023.11.01 234
380
12주차 후기- 수나우라 테일러 <짐을 끄는 짐승들> 4부와 5부 (2)
코투 | 2023.10.31 | 조회 166
코투 2023.10.31 166
379
[12주차공지] 비건의 계급성? 비건의 정치성! - 수나우라 테일러 <짐을 끄는 짐승들> #2 (7)
문탁 | 2023.10.27 | 조회 234
문탁 2023.10.27 234
378
<11주차 후기> 수나우라 테일러, <짐을 끄는 짐승들> #1(1~3부) (2)
무사 | 2023.10.24 | 조회 211
무사 2023.10.24 211
377
<10주차 후기> 애나 칭 <세계 끝의 버섯>#3 (2)
둥글레 | 2023.10.20 | 조회 202
둥글레 2023.10.20 202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