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화스님 특강> 혼탁한 세상, 오늘 부처님께 묻는다면? (9월8일)
문탁
2019-08-15 09:50
1807
시간 : 2019년 9월8일 (일) 오후 2시
장소 : 파지사유
참가비 : 만 원
십 수년 전 정화스님을 처음 뵈었습니다. 그 때 스님은 서울의 한 인문학공동체에서 유식강의를 하셨지요. 커다란 화이트보드 오른쪽에서부터 왼쪽으로, 위에서 아래쪽으로 그 어렵다는 유식의 원문을 한문으로 줄줄 쓰시면서 강의를 하시던 모습이 엄청 인상적이었습니다. 난다 긴다 하는 지식인들이 모여 있는 그 공동체의 어느 누구보다 공부가 "쎄" 보였습니다. 저는 거의 알아듣지 못하고 나중에는 꾸벅꾸벅 졸았지요.
스님의 공부는 이후에도 종횡무진 뻗어나가십니다. <금강경>, <반야심경>, <중론>, <유식30송>, <법성게>, <대승기신론>, <육조단경>같은 불교경전의 책을 펴내신 것을 넘어, 최근에는 니체, 베르그송, 뇌과학까지 공부의 범위를 넓히고 계십니다. 그런 점에서 스님은 어쩌면 스님같지 않은 스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버뜨, 정화스님은 바랑 하나에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넣고 집도 절도 없이 떠돌아다니시는 분입니다. 말 그대로 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혹은 무소의 뿔처럼 뚜벅뚜벅 걸어가시는 분이십니다. 길위의 떠돌이 승려!! 그런 점에서 스님이야말로 진짜 스님같은 분이십니다.
그 정화스님을 모시겠습니다.
하나의 문명이 몰락하면서 갈등과 혐오, 불안과 좌절이 모두의 삶을 짓누르고 있는 오늘날,
정신줄을 놓지 않고 잘 살 수 있는 방법은 있는 것인지, 스님을 통해 부처님께 다시 여쭤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아래는 지묵스님이 현대불교에 연재한 정화스님에 대한 글입니다.
지묵스님이 쓰는 스님이야기 - 정화스님 (http://www.hyunbu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28615)
目無所見 無分別(목무소견 무분별)
내가 아는 정화 스님은 그런 스님이다. 눈으로 봐도 본 바가 없어 분별심을 내지 않고 귀로 들어도 들은 바가 없어 시비심이 끊어진 스님.
버스를 탈 적에는 500원만 있어도 태연하다. 옛날에는 버스 여차장이 있어서 버스표를 끊어주곤 하였다.
출가 전, 교사였던 그는 학생을 구타한 사건으로 출가의 길을 걸었다고 한다. 뭐 대단하게 구타했다기 보다 학생이 하도 말을 듣지 않으니 손찌검질을 가볍게나마 한 것이 그의 양심에는 큰 못이 박히듯이 부담스러웠나 보다. 평생 눈 한번 크게 떠보지 않는 그요, 소리 한번 크게 지르지 않는 그인데 무슨 대단한 구타를 했겠는가. 선량한 그의 모습이다.
정화 스님으로 계를 받기까지도 이 절 저 절을 다녔다. 송광사에서 해인사까지 털레털레 걸어서 갔다. 행자로서 아직 부족하다고 느꼈기에, 행자로 보통 여섯 달을 지내면 사미계를 받고 예비 스님의 길을 걷는 데도 그는 사양하였다. 그는 그런 스님의 과정을 겪으면서 자괴심(自愧心) 때문에 잠 못 이룬 나날이 많았다고 한다. 덩치가 큰 편인 그는 부엌일을 잘해 냈다. 무어나 잘 소화시키는 그를 두고, “스님들이 다 됐기에 쓸 만한 남자가 없어요. 하하하” 하고 한 처녀가 우스개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공부라면.... 글쎄, 눈높이가 같아야 알아보겠지만..... 그의 수준이 퍽 범상치 않은 걸로 알고 있다. 화두선에서 보다 남방 비파사나 수행을 통해 유식(唯識)을 강의할 수준으로 끌어올린 그에게는 요즘도 여기저기서 법문을 청하는 이들의 연락 때문에 소란스러울 정도다. 그래도 꼭 자기를 누르고 소리없이 사는 스님이 정화 스님이다.
화를 못내는 이는 바보이고 화를 안내는 이는 현자라고 한다. 스무 해 이상을 지켜 보아왔으나 정화 스님이 화 내는 모습을 아직 본 바가 없다. 실제 그는 바보가 아니니 아무래도 현자 쪽이 아닐는지. 강원 하반 시절에 상반의 ‘시집등쌀‘이 얼마나 센 지 정말 고추보다 매웠다. 그가 반장을 하면서 공사가 벌어졌을 때에 아주 점잖이 상반의 체면도 세워주고 하반의 입장도 살려주었다. 정화 스님은 공손한 말씨 하나가 일품인데 극한상황에서도 요지부동으로 흔들림이 없다. 소 눈망울처럼 멀뚱멀뚱 뜬 그의 눈을 보노라면 저절로 존경이 생긴다.
<삶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생활 속의 유식 30송> 외에 재작년에 <함께 사는 아름다움>이란 제목으로 책이 나왔다. 스님이 쓴 게 아니고, 그의 금강경, 반야심경 강의를 청강한 이들이 녹음해 두었다가 테이프 내용을 채록해서 책으로 엮은 것이다. 그를 따르는 이들도 무척 존경하는 눈치이다. 스님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사람이 참 진실하구나, 하는 느낌이 저절로 오는 모양이다. 하나같이 정화 스님을 믿고 존경하는 마음이 지극하니 말이다.
누가 이 시대에 공부하는 스님이 적다고 했는가. 정화 스님 같은 이를 만난다면 생각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구도자의 진실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무소유 수행자의 본모습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공원 앞에서 엿장수를 한 경험이 있다. 엿장수 이야기는 선대의 노스님이 출가하시기 전에 몇 해 한 일, 또 만행 삼아 엿장수를 심심치 않게 한 다른 스님의 일화 등이 있다. 나도 엿장수라면 빠질 수가 없는데..... 하하하, 엿장수 가풍이라 할 수가 없는가 보다. 고물상을 겸한 엿 집, 그게 이삼 십 년 전까지 엿장수들의 풍속도이다. 함께 잠도 잔다. 엿을 고는 새벽에는 신참들이 나무 불을 지핀다. 침을 손에 발라서 엿을 늘인다는 이야기는 엿을 늘이는 방에 들어가 보고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엿을 늘일 때에는 벽에 달린 지게작대기 같은 나무에 엿을 휘감는다. 몇 차례고 늘이기를 계속하면 노란 엿이 흰 엿이 된다. 삼각으로 엿을 모으기 때문에 그 틈에 공기 구멍이 생긴다.
정화 스님이 왜 엿장수를 했는지 모르나, 공원 입구에서 작업복 차림으로 엿장수를 하다가 학창 시절 은사를 만나게 되었다.
사경(寫經)을 통해서 유식을 공부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강원에서 신심이 나서 사경을 하다보니 알고싶은 게 생겼다. 유식은 원효기신론 소(元曉起信論 疎)를 사경하다가 빠져들었다. 10년 동안 구사론 유식론을 한다는 정설을 깨고 독학으로 구사 유식의 산맥을 파헤쳤다. 그리고는 금강 광맥을 찾았다. 지금 유식을 강의할만한 스님은 많지 않지만 정화당은 확신이 선 목소리로 강의한다. 막힘이 없이 어느 부분이나 자세하게 설명하고 또 한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발심(發心)해서 도를 성취해야겠다는 생각이 난다.
그의 학교 선후배로 스님 된 이가 몇 사람이 된다. 물론 정하지 않았어도 좋은 전통으로 내려온 셈이다. 한 선배는 졸업식 무렵 학교를 찾아간다. 교실에 들어가서 모이라고 해놓고는,
맨발의 청춘! 영화의 제목만이 아니다. 정화 스님은 맨발의 청춘으로 산다. 양말 신기를 거부한다. 그의 거친 발은 맨발의 청춘 탓이다. 양말을 신지 않으면 좋은 점이 많다. 무좀예방이 된다. 양말을 빨지 않아서 비누를 쓸 필요가 없다. 땅을 딛는 감촉이 좋다. 양말을 부지런히 신는 스님은 우리나라밖에 없다. 정말 예의를 지키기 위해서인지 모르나 부지런히들 신는다. 중국, 대만의 경우, 비구니들도 겨울에 양말을 잘 신지 않는다. 더운 인도 태국 스리랑카 등은 물론이고 중국, 일본도 우리만큼 양말을 잘 신지 않는다. 우리는 획일성 그대로다. 양말을 신지 않는 이는 인사받기 바쁘다.
그는 주지나 상좌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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