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이 예술 2022> 봄시즌 두 번째 시간 후기

고은
2022-03-24 12:26
228

  한문이 예술 두 번째 시간이었습니다. 금요일 반은 열지 못하게 되었지만, 토요일 반은 본격적으로 수업을 시작하는 주였습니다. 첫 번째 시간에는 OT를 진행했거든요. 두 번째 시간에는 드디어 고은쌤의 한문 수업과 동은쌤의 한자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1. 순의 두 부인 이야기

 

   1교시에는 저와 함께 <열녀전>의 첫 번째 파트에 등장하는 ‘순의 두 부인 이야기’를 살펴보았습니다. <열녀전>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먼저 간 남편을 따라 강에 퐁당 뛰어드는 여자의 모습이 떠오르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여자들을 ‘열烈녀’라고 부르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인지 ‘열녀’라는 글자에는 가부장제의 어처구니없는 희생양, 가부장제를 떠받치는 이상한 여성상의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열녀전>에서 ‘열’은 烈이 아니라 列을 사용합니다. ‘열거하다’, ‘나열하다’ 할 때 사용되는 ‘열’로 ‘늘어놓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즉 <열녀전>은 여러 여자의 이야기라는 뜻이지요.

 

   유향이 <열녀전>을 쓰던 시기에는 현대의 가부장제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현대의 가부장제가 이러한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열녀전>에는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다른 이들과 어떤 방식으로 어울렸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첫 번째 시간에 살펴본 ‘순의 두 부인 이야기’에는 여성들의 역할과 지위에 대해 재미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순은 중국의 전설적인 고대 임금입니다. 그 실존 여부를 알 수 없지만, 고대 중국의 이상적인 사회 모습을 이끌었다고 불리는 왕 중 한 명입니다. 대개의 이야기 집에서 주인공은 순으로 여겨지지만, <열녀전>에서 주인공은 순의 두 부인입니다. 두 부인의 이름도 나오지요. 순은 친부와 배다른 남동생에 의하여 죽을 위기에 처합니다. 이때 순을 죽이려고 모의한 사람이 계모가 아니라 친부라는 점도 인상 깊습니다. 배다른 남동생이 순을 죽이려고 할 때, 배다른 여동생은 순을 불쌍하게 여긴다는 점도 흥미롭지요.

 

   더 재미있는 점은 순이 죽음의 위기에 처할 때마다 두 부인을 찾아가 고告한다는 것이지요. 쪼르르 달려가 상황을 알리고 조언을 구하는 것인데, 뒤이어 부인들의 대답을 보면 아무래도 결정은 두 부인이 내려준 듯 합니다. 어째야할지 물어보면 부인들은 아주 짧게 “가야지요!”라고 대답합니다. 글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순이 위험에서 벗어난 것은 부인들의 조언 덕분이었을 겁니다. 순이 왕이 되고 나서도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두 부인에게 조언을 구했다고 해요. 오늘날로 보면 비선실세(?)인 듯 보이지만, 과거에는 한 집안이 함께 움직이는 것이었으니 순과 순 부인의 관계는 동업자 혹은 2-top 체재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너무 재미있게 읽은 티가 나지요? 친구들에게도 재미있게 전해주려고 노력했는데, 얼마나 전달이 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이야기를 듣고 좀 더 이해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다음 시간에는 또 다른 이야기를 들으며 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파악해보는 방법을 익혀보려고 합니다.

 

 

2. 봄 춘

 

   2교시에는 친구들이 담당할 식물을 관찰하여 관찰일지를 쓰고, 동은쌤과 봄 춘春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봄은 겨울 내내 얼었던 땅을 뚫고 나올 정도로 성장하는 힘이 강한 계절입니다. 무언가가 성장한다는 것을 보고 느끼기에 식물을 키우는 것만큼 좋은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즌에는 친구들과 함께 봄 식물을 키워보려고 해요.

 

   식물들은 저희가 미리 심어주었습니다. 짧은 기간 안에 관찰하기 위해서 모종을 심어두었습니다. 총 4종류의 식물이 있어요. 친구들은 뽑기를 통해서 담당할 식물의 위치를 정했습니다. 그리고 식물의 이름을 듣기 전에 식물을 관찰하는 시간을 가졌지요. 어떤 모양인지, 얼마나 큰지, 색깔은 어떻고 촉감은 어떤지…. 재미있었던 점은 친구들이 몇몇 식물의 이름을 말해주지 않아도 맞췄다는 것이었어요. 각각의 식물이 자라는 데 어떤 것이 필요한지 알아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그 뒤로 봄 춘春에 대해서 배웠어요. 입춘이 되면 사람들이 한자로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이라고 써서 문 앞에 붙여놓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거예요. 그때 들어가는 한자이자, 봄을 뜻하는 한자랍니다. 입춘은 날짜로는 2월 초이지만 절기에서는 첫 시작을 의미해요. 이 시기에는 본격적인 농사 시작을 앞두고 한해의 풍년과 행운을 기원하는 의례를 지냅니다.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을 적은 입춘방(榜)을 대문에 걸거나, 보리의 뿌리를 틔워 풍년을 점치는 보리뿌리점을 치기도 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함께 봄의 기운을 느껴보기 위해서 산에 오릅니다. 예전부터 동은쌤이 봐둔, 아주 멋진 등산로가 있거든요. 저도 함께 하면 좋겠지만… 코로나이기 때문에 아쉽게도 한 주 뒤 수업 때 만나야 할 것 같습니다. 등산에는 우현이 일일교사로 대신 참여해주기로 하였습니다. 무사히 등산에 잘 다녀올 수 있기를 기원할게요! 저는 잘 회복해서 다음 주 토요일에 만나봽도록 하겠습니다^^

 

 

댓글 2
  • 2022-03-27 11:40

    와....모종 심어놓은 사진도 보여주세요

  • 2022-03-27 18:23

    화분 사진입니당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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