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내경과 생명과학] 후기

자작나무
2022-04-06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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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은유샘이 후기를 맛깔나게 썼기에 나는 조금은 헐렁 후기를 써야겠...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 강의록 읽기가 정말 쉽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한 마디 말을 하기 위해서 수많은 에피소드가 동원되기도 하는데, 그 재미난 에피소드들 때문에

한 마디의 주제를 깡그리 잊어버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내가 청중이었다면 주제는 생각나지 않고 에피소드들만 생각나게 하는 그런 스킬의 강의^^

그리고 가끔은 청중을 생각해서인지, 엄한 곳으로 이야기가 빠지기도 한다. 그게 강의록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대가의 어디로 튈지 아무도 모르는 점은 대가다움을 보여주는 표지다.

게다가 재미만 한껏 불어넣고 실재는 니가 공부해서 알아봐, 이런 식이다. 이 책도 그랬다. 

 

나는 <황제내경>을 둘러싸고 그가 수많은 에피소드와 설명을 통해서 도달한 지점을 다음과 같이 찾는다.

그것은, 그가 <황제내경>을 의학방면의 서적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인간의 생명이나 양생에 치중"하는 저서로 본다는 점이다.

아니,  의학서적과 같은 전문서적이 아니라 <황제내경>을 집에 두고 짬짬이 읽는, 그리고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읽는

삶의 매뉴얼북처럼 쓰라고 하는 듯이도 읽혔다. 아프기 전에 병을 치료하고, 아프지 않도록 몸을 다스리는 것이 주목적이다.

이른바  '양생'을 빼고 <황제내경>을 거론할 순 없겠다.  그리고 남회근은 거기에 "심물일원의 이치"를 세운다.

마음 따로 신체 따로가 아니라, 인간 따로 환경 따로가 아니라, 나와 너 따로가 아니다.  '심물'을 분리시키지 않는다. 

영혼/정신/지각/감정/마음 등등의 작용은 인체와 따로따로가 아니다. 역으로 신체의 불편함(병) 또한 정신과 불가분의 관계다.

이렇게 보자면 서양의학에서 뇌 따로 위 따로 정신을 따로 보는 시각과는 전혀 다른 식으로 생명에 대해서,

인간에 대해서, 병에 대해서 말해주고 있는게 아닐까 이런 생각을 했다. 

실제로 본문으로 들어가면 거기에는 어떤 세계가 펼쳐져 있을까. 기대된다. 

 

 

 

 

댓글 3
  • 2022-04-07 07:50

     남회근 선생의 ‘안알랴줌’이라지만 다른 책에서는 못느낀 ‘알려줌’도 있었어요. 유불도를 동원해서 설명해준 덕분 같기도 했구요. 암튼 황제내경에 대한 흥미를 끄는데는 성공하신듯! ^^

  • 2022-04-07 10:29

    저도 강의록을 읽으면서 계속 가슴이 답답하기도 하고... 배움은 어차피 내 안에서 일어나야하는 것이지만... 너무 안알려주시는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뇌과학에서는 영혼은 뇌에 있다는 주장도 있는데, 황제내경에서는 몸속 기생충들도 나의 세계에 사는 중생들이라고 하니 모든것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나와 나를 둘러싼 우주도 연결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점에서 양자중력론과 맞닿아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은 황제내경의 진수?는 맛보지 못했지만 매우 흥미로운 책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제대로 이해하려면 시간이 꽤 걸리겠지만요... 소학부터 공부해야하는 처지라...

     

  • 2022-04-07 14:51

    진짜.. 밀땅의 대가!! 근데 그래서 더 매력있는 글인 거 같아요. 내 안의 여러 부분을 톡톡 건드려 주긴한데.. 갈무리가 될지가 언제나 미지수 입니돠! ㅠㅡ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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