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과자기서사s3> 6회차공지- 우리는 능력주의 사회의 협력자일까? 피해자일까? (<공정이후의 세계>)

문탁
2022-10-26 13:04
174

1. 포지션

 

  저는 늘, 어떤 말의 내용 뿐만이 아니라 그 말을 하는 사람의 위치에 주목합니다. 저는 그것이 개인과 구조를 함께 파악하는 방법이라고, 텍스트와 컨텍스트를 융합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제가 지난 세미나 서두에서 자기 포지션을 '까보자'^^라고 말한 것도 그런 이유때문입니다. 

  덕분에 저는 우리 세미나 구성원들을 다층적으로 그룹핑해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내부에도 사회적 자원(경제적, 문화적 자본)의 소유여부가 다르고, 연령별, 성별 차이에 따른 경험의 차이 등이 존재합니다. 다만 우리는 그동안 신뢰를 쌓아왔고 규모가 작기 때문에 이 차이를 생산적인 방식으로, 즉 배움이나 성찰로 연결시키는 게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아니, 그렇게 해야 합니다. ㅎ 우리 내부의 차이를 평면적으로 상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맥락적으로 구조적으로 파악해보도록 합시다. 그래야 자기 내부에 있는 강자성과 약자성을 동시에 인식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국면에서는 강자이기도, 또 다른 국면에서는 약자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잘 이해합시다.

 

 

 

 

2. 증언과 성찰

 

  그런 차원에서^^ 저는 <공정이후의 세계> 세미나가 각자의 더 많은 증언과 성찰을 끌어내는 장이 되면 좋겠습니다.  내가 막연히 생각했던, 혹은 느껴왔던 "좀 이상해", "좀 기분이 나빠", "피곤해", "쉬고 싶어"...같은 경험을 보다 명료한 언어로 분석하고 공론장에서 증언하며, (세미나도 작은 공론장 중 하나입니다)  나아가 내가 당연히 생각해왔던 나의 생각 ( '나의 생각' 따위는 없는 거 아시죠? 내 생각은 를 누군가의 혹은 어디서에선가의 생각입니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어떤 문제에 대해 가져왔던 스탠스가 정말 합리적이었는지? 아니 합리성이라는 이유로 능력주의에 공명해왔던 것은 아닌지? 성찰해봅시다. 물론 그런 성찰이 가능하다고 해도 뭔가 바로 빠삭한 대안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언덕샘 말대로 현실은 진짜 복잡하니까요^^ 하지만 적어도 복잡하다고 퉁치고 넘어가는 게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그 복잡성을 최선을 다해 가닥가닥 나누고 다시 붙여볼 수 있을까요? 여러분에게 하는 말임과 동시에 저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요즘은 긴 호흡의 분석적 글을 너무 안 쓰다 보니...ㅠㅠㅠ)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B조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메모를 (함께 토론하고 싶은 아젠더, 혹은 증언, 혹은 성찰) 적어오시면 좋겠네요^^

 

3.  에세이의 시간

 

이제 세미나도 거의 막바지입니다. 에세이의 시간이 다가옵니다.

11월27일 에세이 발표까지 거의 한 달 남았군요. 한 달 정도면 a4 3~4 쪽 정도의 글 한편을 완성도 있게 쓸 수 있습니다. 단, 오늘부터 시작하셔야 합니다. 한 달 동안은 밥을 먹으면서도, 일을 하면서도, 다른 책을 읽으면서도, 산책을 하면서도, 샤워를 하면서도 (저는 신기하게 샤워할 때 아이디어가 막 떠오릅니다.) 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생각을 하셔아 합니다. 막연히 생각하는 게 아니라 메모를 하고 자료를 찾고 자료를 분류하고 아이디어를 킵하고 (떠오르는) 문장들을 캡쳐해야 합니다.

 

저는 늘, a3를 8칸으로 접어서 거기에서 전체 구조를 잡고, 메모와 자료를 채워넣는 방식으로 글을 쓰지만, 다른 분은 또 다른 노하우가 있을 겁니다.  어쨌든 오늘부터 에세이를 시작해봅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세미나에서는 각자가 생각하는 에세이 주제에 대해 들아보겠습니다.

 

이따 봬요~~

 

댓글 4
  • 2022-10-26 15:29

    메모 올립니다.

  • 2022-10-26 17:13

    변명아닌 변명. 벌려놓은 일을 수습하느라 이번 시즌은 정말 잘 읽지 못했음을 고백합니다.
    오늘 메모도 허접한 경험 고백같은 맥락없는 짧은 메모입니다.

    어!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으나 파일이 업로드가 안됩니다. 그냥 아래에 복사 붙이기로 할께요~

    분주한 일들로 책읽기에 집중하지 못하다가가 뒤늦게 책을 펼쳤다. 당연히 깊이 있는 읽기가 되지 못하였지만 두 장면이 떠오른다. 맥락에 맞는지는 모르지만 그 이야기를 메모를 대신하여 풀어보려 한다.

    아주 오래 전 내 교실이다. 4학년이었을 거다. 비타민 젤리를 일종의 보상으로 아이들에게 주었다. 물론 보상의 기준은 있었다. 처음으로 젤리 봉지를 열고 꺼내었을 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이 젤리는 00이가 받는 거야. 네가 지금 먹을 수도 있고 이 젤리 저금통에 넣을 수도 있어. 저금통에 모인 젤리가 24개 (우리반 인원 수)가 되면 열어서 우리반 모두가 나누어 먹는거야. 00아 100% 네가 하고 싶은대로 해.” 그 아이는 주변의 눈치(?)를 살피는 듯하더니 의기 양양하게 저금통에 넣었다. 그 이후로 모든 아이들이 받은 젤리를 저금통에 넣었다. 투명한 통에 쌓여가는 젤리를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선생님, 젤리가 24개 된 것 같아요. 세어 봐요!” 모두가 젤리를 나누어 먹었다. 그 후로도 종종 저금을 털어 먹는 즐거움을 누렸다. 가끔은 두 개째 받게 된 아이가 “나 아까 기부했으니까 이것은 내가 먹을거야.” 젤리 저금통을 털어 먹는 재미는 일년 내내 계속되었다. 물론 시간이 지날 수록 기부를 거부하고 먹는 아이들이 늘어간 것은 사실이다.

    그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나눔’이었다. 일한만큼 당연히 나에게만 보상이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한 일의 결과를 모두가 공유하는 이상을(뭐 좀 거창한듯 하지만…) 작게나마 경험하게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되돌아 본다.

    이 이야기와 반대 편에 있는 내 아들이 두번째 장면이다. 이 녀석은 서른세살이다. 비교적 유복하게 자란 외동이다. 어느 날 대화 중에 “나는 신자유주의를 지지해.” 이런… !!?? 인국공 비정규직 문제가 발생했을 때 깊이 있는 논쟁을 한 것은 아니지만 “내가 싫어하는 것이 무임승차야.” “원하는 것이 있으면 피튀기게 노력해서 얻어야하는 것이 맞지.” 등등. 나름 논리가 정연하고 그 논리를 뒷받침하는 이론과 팩트가 확실한 이 젊은이를 그 당시에는 싸워 이길 자신이 없어 슬그머니 대화를 접고 말았다.” 네 친구들은 어떻게 생각하는 것 같니?” 여러 시사적인 이슈가 언급될때마다 이렇게 물어보곤 했다. 유유상종인걸까? 오늘날 2030세대가 그런걸까? 아들 친구들은 대부분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내가 읽을 것이 아니라 우리 아들이 읽어야 하는데… 줄곳 이런 생각을 하면 읽어내려갔다. 그러면서 2030세대가 4050세대 혹은 그 이후에는 어떤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생각해보면 그닥 밝지 않은 것이 무겁게 느껴질뿐이다.

  • 2022-10-26 19:02

    발제문 올립니다.

  • 2022-10-26 20:00

    메모입니다.
    지난주에 메모조가 아닌 줄 알고 못올렸습니다.
    이번주엔 메모조가 아닌 줄 아는데 반성차원에서 올립니다.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119
2023년 마지막 에세이 데이 후기 (7)
김혜근 | 2023.11.30 | 조회 341
김혜근 2023.11.30 341
118
[초대] <나이듦과 자기서사> 2023년 마지막 에세이 데이 (11/26일)에 와주세요 (12)
문탁 | 2023.11.21 | 조회 400
문탁 2023.11.21 400
117
<가을시즌10주차 공지> - 에세이쓰기 3차 피드백 - 수정안- 1122 (12)
문탁 | 2023.11.16 | 조회 284
문탁 2023.11.16 284
116
<가을시즌 9주차 공지> - 에세이쓰기 2차 피드백 - 초안- 1115 (9)
문탁 | 2023.11.12 | 조회 219
문탁 2023.11.12 219
115
<가을시즌 8주차 공지> - 에세이쓰기 1차 피드백 - 초초안- 1108 (10)
문탁 | 2023.11.06 | 조회 235
문탁 2023.11.06 235
114
[s3-7주차 후기] <‘나’의 죽음 이야기 > (2)
평강 | 2023.11.04 | 조회 193
평강 2023.11.04 193
113
[s3-6주차 후기] 대세는 SF! (6)
혜근 | 2023.10.30 | 조회 253
혜근 2023.10.30 253
112
[s3-7주차 공지] <숨결이 바람될 때 > - 10월 마지막 날에 '죽음'을 생각합니다 (12)
문탁 | 2023.10.30 | 조회 317
문탁 2023.10.30 317
111
[s3-6주차 공지] - <당신 인생의 이야기 > #2- 낯설고 또 고전적인 테드 창의 sf (4)
문탁 | 2023.10.24 | 조회 264
문탁 2023.10.24 264
110
[s3-5주차 후기] 과거. 현재. 미래를 동시에 알 수 있다는 게 어떻게 가능하다는 거지? (4)
바람 | 2023.10.23 | 조회 231
바람 2023.10.23 231
109
[S3- 4회차 후기] 커다란 연관과 중심 질서에 대하여 (3)
김은영 | 2023.10.16 | 조회 174
김은영 2023.10.16 174
108
[s3-5주차 공지] - <당신 인생의 이야기 > #1- 드디어 테드 창의 SF를 읽습니다 (6)
문탁 | 2023.10.15 | 조회 210
문탁 2023.10.15 210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