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과 자기서사 S3> 1회차 -파커파머 후기

김미정
2022-09-2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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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나이듦과 어떻게 협력하고 있습니까?" 

 

 

  전 세미나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이 책이 무척이나 좋았습니다. 대부분의 쌤들도 그러셨지요. 파머는 이 책이 가이드나 안내서가 아니라고 했음에도, 저는 파머의 생각대로 그렇게 살고 싶어졌습니다. 해성쌤께서 파머의 글은 독자를 무장해제시키는 것 같다고 하셨는데, 제가 바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세미나에서는 말씀드리는 것을 깜박했는데, 개인적으로 제일 좋았던 에세이는 2장에 있는 세 번째 에세이인 <안에서 밖으로 나아가는 삶>입니다. 아시다시피 나로파대학에서 했던 2015년 졸업생 축사를 편집한 내용인데요. <모든 것의 가장자리에서> 축약본 같으면서, 어린 시절 받았던 종합선물세트 같은 느낌입니다. 

 

    파머의 글을 보면서 약간의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제가 현재 제 삶의 방향을 조금씩 바꾸고 있는데, 그의 글에서 그런 저의 모습 일부를 보기도 했습니다.(저의 착각일수도 있지만요..) 나이듦을 표현한 ‘가장자리’가 아니라, 제가 현재 위치한 삶에서 중심부보다는 조금 더 멀리 끝자락으로 가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회사생활이 특히 그렇고요.. 예전에 중심을 두었던 가치들을 지금은 많이 멀리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파머가 얘기한(일부는 머튼이 얘기한) ‘충실함’, ‘온전함’, ‘협력하기’, ‘기쁘게 받아들이기’, ‘참자아’,... 읽는 구간구간마다 필사하고 싶을 때가 많았습니다.

 

각설하고 세미나 시간을 다시 얘기하자면, 발제를 담당해주신 재숙쌤께서는 파머에 대해 연구하는 분 같았습니다. 자료 준비 하시느라 고생많으셨습니다. ‘역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재숙쌤의 발제에 이어 언덕쌤과 지영쌤의 메모를 공유했습니다.

 

언덕쌤은 ‘시들어 감’의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며, 노년기를 이전 시즌들과는 다른 시각에서 보게 만든 글이었다고 하셨습니다. 노년기란 진실에 더 많이 다가설 수 있는 시기, 그래서 세상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시기가 아닌지..

 

지영쌤은 파머의 글이 참 따뜻했다며, 자발적으로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셨답니다. 그리고 온전함에 도달할 수 있도록 어떤 상황도 외면하지 말고 충실하게 겪어보자고 다짐했다고 하셨네요.

 

경희쌤은 김훈 소설가의 ‘추천의 글’이 기억에 남는다며, 대부분은 공감하셨지만 5장과 6장에 대한 내용은 쉬이 읽히진 않으셨다고 했습니다. 온전함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된다고..

 

해성쌤은 파머의 글이 글쓰기의 모범인 것 같다며, 독자를 가르치려 한다거나 독자를 의식해서 쓰지 않으면서, 읽는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글이 멋지다고 했습니다. 파머처럼 백인 남성으로서의 특권을 벗어던지고 바깥세계의 생경한 사람들과 연결된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셨다고..

 

영애쌤은 거품을 걷어내고 액기스만 가지고 살고 싶으시다며, 파머가 말한 ‘자기 위장의 삶’을 영애쌤도 그렇게 살아온 것 같은데, 이제는 진짜 나의 얼굴로 살고 싶으시다 했습니다. 그 과정은 (파머가) 글쓰기를 통해서 진정한 나와 대화를 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것이 영애쌤의 화두였습니다. 루미의 시 ‘여인숙’에 감명받은 우리지만, 현실에서는 쉽지 않음을 공감했습니다.

 

윤경쌤은 지금 아메리의 자유죽음을 리뷰하고 계신데, 자연스럽게 아메리와 파머가 대비되어 읽혔답니다. on the brink에 대한 의미가 아메리는 ‘떨어지기 직전’이었고, 파머는 ‘날아오르기 직전’인 것 같았다며, 비교되서 계속 생각하게 됐고, 윤경쌤은 파머에 가깝다고 하셨습니다. (11월에 요양보호사 시험 보는 윤경쌤, 합격을 기원합니다!)

 

신혜쌤은 3장의 환상과 실재에 대한 글을 보면서 삶을 돌아보게 된다며, 파커의 글과 종교적인 부분이 맥락을 같이 하는 것 같았다고 하셨습니다. 일상생활의 구차스러움 속에서도 영적인 삶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종교와 연결하여 생각하셨답니다.

 

파머의 말처럼 영적인 삶을 살기 전에 너의 삶을 먼저 살아라는 것, 진리가 따로 있는게 아니고 그게 내면의 빛이든 참자아든 우리 모두의 자신을 그렇게 만들어라.. 영성에 대한 내용도 화두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우리만의 망상 또는 자기만의 욕망, 정념으로 인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만 볼 수 있다면 훨씬 사람들은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도요. 명상을 통해 진정한 내면의 소리를 듣는 것, 환상을 꿰뚫어 실제에 가닿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거라고 문탁쌤께서 말씀해주셨어요.

 

재숙쌤은 파머의 글의 가장 큰 매력은 솔직한 자기 고백이라고 하셨어요. 파머는 그럴듯한 포장까지도 벗어던지고 정말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썼더라고요. 정말 대단한 용기입니다. 그의 삶이 가장 바닥을 쳤을 때, 그의 모습을 온전하게 직면하고, 거기에서 얻은 통찰을 있는 그대로, 가장 보여주기 싫은 모습까지도 담담하게 풀어내는 그의 글쓰기는 감동을 줄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재숙쌤께서는 파머 전문가 같았습니다. 자세하게 많이 알려주셔서 이해하기 더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효진쌤은 파머의 글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내 인생도 어떤 특별한 의미를 지녀야 한다고 우긴다면 아마 절망 또는 망상 속에서 죽을 것이다.”(p.36) 이 글이라고 하셨습니다. 항상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화두를 갖고 있었는데, 여기에서 영감을 얻으신 듯 했어요. (덧붙여 문탁쌤은 우리 모두의 질문을 다시 질문하면서 밀고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우리는 토머스 머튼이 말하는 참자아나, 역설이 뭔지 명상은 또 어떤지 등등 다양한 화두를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에 걸쳐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시간이 기대됩니다 ㅎㅎ

 

다음 우에노 지즈코의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는 효진쌤께서 발제해주시기로 했고요. B조의 다른 분들께서 메모를 준비하시면 됩니다.

 

 

번외 이야기) 초반에 문탁쌤께서 하신 말씀이지만, 우리도 자기만의 이야기를 이런 몇 개의 챕터 혹은 키워드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과 보편적으로 이야기를 끌어갈 수 있는 글을 쓰는 것을 어떨까, 이런 식의 자기서사나 구성을 우리가 흉내내 봐야 하지 않을까 하신다며.... 언제라도 자기 삶에 직면해서 가장 중요한 화두들을 끌어내서 글쓰기를 해보는 게 제일 좋은 양생의 방법이고, 또 우리는 그런 걸 계속 시도하고 있는 중인거라며...지금 바로 글쓰기를 실천할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우리들의 키워드가 정해지면 더 촘촘하게 생각하고, 다양한 책을 통해 드는 생각들을 자주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답니다.

 

+) 1박 2일 양생 캠프 일정이 정해졌습니다. 내년 1월 7일부터 8일까지입니다. 일단 달력에 먼저 체크해주세요^^

 

+) 세미나 시간에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들이나 제가 후기에 담지 못한 글들은 댓글로 완성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댓글 11
  • 2022-09-25 20:35

    오~  미정샘, 감사해요.

    쉬었다 돌아온 세미나라서 그런가, 들은 얘기들도 막 날라가버리는 것 같았는데 이렇게 쭉 다시 보니 정리가 되네요.ㅎ

    책 내용도 새겨둘 부분이 많았지만  문탁샘 말씀대로 일곱개의 프리즘이라는 틀도 참 도움이 되더라고요. 나의 얘기를 어떤 토막에 집중해서 풀어가면 좋을지, 그 점을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두 시즌 하면서 정이 든 것 같아요..

    지난 수요일 줌창에서 선생님들 만나니 반갑던데요..^^  

  • 2022-09-25 22:00

    꼼꼼하게 정리해주셔서 그날 나눈  이야기가 다시 떠오르네요.

    바쁘실텐데 제가 할 일을 대신해 주신 것도 고맙고요. 

    이 책이 좋으셨다면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를 읽어보셔도 좋아요.

    파머 책 중에 가장 얇고 잘 읽히는 책이에요.

     

  • 2022-09-26 19:07

    미정샘의 세세한 후기 덕분에 저번주 세미나가 다시 떠오르면서 파머의 글을 읽었을때의 차오르는 벅참과 망치로 얻어맞은듯한 충격이 되살아 납니다. 진짜 문탁샘 말씀대로 필사각이 책이었어요.  더 시간을 가지고 읽어보면서 질문들을 찾고 깊이 파보고싶네요. 

    저는 지금 발제문을 작성 중인데, 재숙샘이 저번 주 발제문을 너무 잘 준비해주셔서 그에비해 심히 부족한 저의 발제문은 어쩌나하고 있습니다.^^; 수요일날 뵈요!^^

  • 2022-09-26 21:22

    미정샘의 느꼈던 책에 대한 감동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꼼꼼한 후기 감사드립니다.

    저는 책을 읽으며 파머와 직접 대화를 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때가 가끔 있었습니다. 나를 꿰뚫어보고 조심스럽게 내게 말을 걸고 있다는 느낌. 그래서 좋았습니다. 저와 배경이 많이 달라 생소하게 다가오는 것(소명이나 진정한 자아에 관한 이야기들)도 있었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더 배울 게 많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음은 제가 세미나 끝나고 정리해 본 내용입니다.

    파머는 남성들이 정체성과 진실성을 잃어버리는 건 자기를 수용을 하는 작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젊은 여성 친구의 성차에 관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 이렇게 얘기했지만 이는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얘기겠죠). 자아감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내면 작업을 게을리 하기 때문에 내적 공허에 시달리고 일부는 다양한 중독에 빠지게 되고 우울증을 겪는 경우도 있다고 뼈아픈 지적을 합니다.  저는 제가 기득권을 누리는 남성들과 다르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서 나 또한 파머가 말한 내면 작업을 하지 않은 채 어물쩡 넘어가면서 살아온 전형적인 남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를 “온전”하게 수용해 보려고 애써 본 적이 없는 게 그 명백한 증거일 겁니다. 나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 말해주는 책을 읽고 열등감을 느낀다거나 자책하는 마음이 들기 보다 고마움이 앞서는 건 파머가 그만큼 진정성을 갖고 글을 썼기 때문이겠죠?  

    • 2022-09-27 11:48

      '남성들이 정체성과 진실성을 잃어버리는 건 자기를 수용하는 작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그런데 남성 뿐이겠어요? 여성도 마찬가지 일 것 같아요.

      CCR 25주년 zoom모임에 참석하셨다는 얘기 듣고 반가웠어요. 오랜만에 파머가 진행하는 모임이었는데도 새벽에 일어나 영어로 들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저는  그만두었어요. 

      '소명과 참자아 ' 이야기는 <Let Your Life Speak>에서 많이 다루고 있어요.

      • 2022-09-27 16:42

        맞아요.  그 여성이 바로 '저' 쟎아요^^

      • 2022-09-27 20:26

        책 추천 감사합니다, 재숙샘. 말씀하신 책 방금 주문했습니다.^^

  • 2022-09-27 08:31

    1일1댓글 하러왔습니다. ㅅㅇㅅ

    저는 갑자기 요양보호사 라는 큰 벽을 만나 정신이 허우적거리고 있어요.

    일성과 나이듦 두가지 하고 있는 중에

    하루 8시간이라는게 참 크네요

    아 넘 무턱대고 덤볐나 싶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

    차근차근 하나씩 할수있는 만큼 해야겠지요.

    11월5일까지는 참여만 하는걸로 ..좀 봐주세요.

    앗 제 사정만 나불나불..

    미정쌤 후기 너무 고맙습니다.

    잘 읽고 새겼습니다.

    • 2022-09-27 11:32

      일성과 나이듦 두 개를 같이 하는 것도  놀라웠는데, 요양보호사까지...

      존경합니다. 그 에너지가 부럽기도 하고요.

      건강관리 잘 하시고 무사히 마치시길 바랍니다. 응원합니다.

    • 2022-09-27 16:41

      저도 윤경샘 응원해요!

      힘드시겠지만  타이밍이란  것이 찾아왔으니.. ㅎㅎ

      공부를 정말 좋아하시고  행동으로도 잘 이어내는 윤경샘  존경합니당~~~

  • 2022-09-28 09:50

    미정샘 꼼꼼하게 정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파머의 메시지에서 받은 미정샘의 감동까지 느껴지네요.

    저도 이 책 정말 좋았습니다. 치유되는 느낌이었어요. 요즘은 안 다니지만 한 때 교회를 다녔는데, 그쪽 용어로 은혜받은 느낌. 필사 생각은 못했는데 세미나 때 하시는 말씀들 듣고 저도 필사하고 있습니다. 매일 하고자 맘 먹었으나 그렇게는 못하고 있지만... 그리고 세미나 한 날 밤에 원서도 주문했습니다(아직 안 옴). 죽을 때까지는 다 읽을 수 있겠지 하는 맘으로 ㅋㅋ. 재숙샘께서 추천한 책도 사야겠습니다. 

    저는 '온전함'이라는 개념이 참 좋았습니다. 완전함이 아니라 온전함을 추구하는 삶. 그건 계속 노력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세미나 메모에서 말씀드린 마지막 문장의 '다짐한다'는 '조용히 생각한다'로 고치고 싶었습니다. 그 메모를 읽기 전부터요 ㅎㅎ

    더 긴 후기를 더 일찍 전하고 싶었지만, 요즘 회사 일에 좀 치이는 시즌이라 후기에 동참했다는 의미만 남깁니다. 양해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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