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과자기서사> 4회차공지-뇌를 잃은 삶도 삶일까요? (올리버 색스 1회차)

문탁
2022-07-13 10:03
192

우리가 두번에 걸쳐 읽을 책은, 그 유명한 올리버색스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입니다.

 

 

누군가는 선천적으로

또 누군가는 후천적인 사고로

또 누군가는 노화로

뇌의 기능을 잃습니다.

 

아니, 이 표현도 어쩌면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바웃동물>에서 최근 읽은 <짐을 끄는 짐승들>에 따르면,

우리가 문제 삼아야 할 것은, 그것을 잃음(결여)로 받아들이는 뇌신경전형주의(neurotypicalism), 그 able-ism 자체일지도 모르니까요.

비장애중심주의(able-ism)를 벗어난다면 어떤 뇌도 스펙트럼 안의 하나입니다 ^^

 

 

 

그렇다고 하더라도( 즉 뇌신경생리학의 '결손'이라는 용어를 쓴다 하더라도)  이 책의 사례는 우리에게 삶이 무엇인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계속 비가 와서 그런지 저는 이번에 제가 아는 선배님이 생각났습니다. 70,80년대 학생운동의 대모라고 불렸던 그 선배님은 외국에서의 사고로 시력과 뇌 기능의 반 이상을 잃어버렸죠. 아이가 되었습니다. 그분의 삶은 그분의 기억엔 없고 그분과 함께 일을 했던 주변사람들에게만 남았습니다. 마치 '길 잃은 뱃사람'처럼. 그래도 그 분은 과거에 즐겨듣던 기독교방송과 거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에 반응했습니다. 뇌의 기능을 잃은 그분의 삶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전, 안타까움과 모종의 부채감을 계속 안고 살았는데... 이제는 그 감정이 적절한 거였는지 조차 잘 모르겠습니다.

 

(혹시 이분이 궁금하시다면 여기를...  https://brunch.co.kr/@hanki2/30)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핫합니다.

위로를 받았다는 사람도 많지만, 이런 방식의 장애인 재현에 문제가 있다는 날카로운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다들 어떠신가요?

 

또,

'치매' 혹은 '경도인지장애' 같은, 어리석거나 뭔가 결함이 있다는 표현대신

기억을 잃어버리는 사람들, 소멸로 향하는 사람들, 같은 표현을 써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모든 종교가 말하는 것이 마음(뇌, 특히 좌뇌)을 비우는 것이고

모든 종교의 궁극적 바람이 잘 소멸하는 건데 말입니다.

음...이렇게 말하면 치매를 너무 낭만화하는 건가요?

 

 

 

오늘 저녁 8시에 뵐게요. 메모는 여기에 댓글로 달아주시면 됩니다.

댓글 2
  • 2022-07-13 14:37

    2부 과잉 메모 올립니다.

  • 2022-07-13 17:03

    제주서 일좀하느라 성의있게 메모를 작성하지 못했어요~~

    겨우 읽고 부랴부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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