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2일 플로깅 후기

느티나무
2022-10-29 22:05
159

지구를 살리는 아름다운 달리기 플로깅,

맑고 파란 하늘이 낯설음을 덜어주는 주말아침이다.

장터가 열리곤 하던 그 길이 손곡천 길이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벌써 30 여명 남짓 모여있었다. 

나는 장갑 하나 달랑 들고 갔는데 생태공방 팀들은 이미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몸에 거는 피켓은 폐 현수막으로, 쓰레기 담을 봉투는 쌀포를 재활용해 만든 것들이다. 

세심한 준비에 감동하는 동안 달팽이의 안내로 플로깅이 시작되었다. 

대충 500미터 정도를 걷는 것이니 쓰레기가 뭐 그리 많을까 싶었다.

하지만  커다란  포대를 든 우현이가  전봇대 옆 틈에서 주워낸 쓰레기가 쌓이는 걸 보고서 만만치 않겠구나 싶었다.

예상대로 50미터를 가는 동안 내가 가지고 있던 봉투가 가득 차 버렸다. 

지난 여름 빗물에 떠내려 온 비닐과 쓰레기들이 부서진 시멘트 구조물 틈에 끼여 있거나 

튀어나온 쇠막대에 걸려 꼬여있었다. 썩은 냄새까지... ...

위험한 것들도 있어서 조심하며 제거 했지만 손으로 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렇게 해를 넘기면 손곡천은 걸을 수 없는 길이 될지도 모르겠다 싶었다. 

이 길을 걷는다는 문탁샘도, 자건거를 타고 다니는 토용도 생각이 났다. 

결국 함께 걷는 것은 포기하고 할 수 있는 한 비닐들을 뽑고 풀며 걷어내었다. 

100미터쯤 갔을 때 먼저 간 분들이 돌아오고 있었다. 역시나 손에 든 봉투들 마다 쓰레기로 가득 차 있었다.

사진에 다 담지도 못했으니 가져간  종량제 봉투가 모자라서 50 리터 용을 4개나 더 사야 했다. 

동천성당 즈음에서 다이소가 있는 지점까지 그리 길지 않은 거리에서 모은 쓰레기가 이 정도라니 좀 심각하다. 

우리가 한 시간에 주운 이 쓰레기가 혹은 우리의 이 행동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것일지라도 

이 모인 쓰레기 만큼은 깨끗해 진 것이겠지... ㅠㅠ

분리수거를 하고 행정구역 담당자에게 전화를 해서 쓰레기 모아 둔 것을 알리고 플로깅 마무리를 했다. 

지나가던 주민이 이런 일에 함께 하고 싶으니 다음에 꼭 연락을 달라며 전화번호를 남기기도 했다. 

막내까지 총동원한 언제 봐도 흐뭇한 유~~네 가족,

동은이와 강아지, 서울에서 온 띠우 친구, 느티나무 도서관 활동가 청년, 환경관련 공직에 계셨다는 분....

많은 분들과 함께 해서 더욱 뜻깊은 시간이었다. 

그런데... ...  이게 끝이 아니었다.

파지사유로 돌아와서 주워온 플라스틱들을 깨끗이 씻어서 분리수거하고 쓰레기 봉투로 사용한 쌀봉투는 다시 세척해서 말려야 했다. 

이 모든 일을 하고 있는 친구들 덕에 슬쩍 한걸음만 들여놓았다.

그들 덕에

삶 사이사이에서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으니

고맙다. 

 

 

 

 

 

댓글 4
  • 2022-10-29 23:28

    생각보다 많았던 쓰레기
    생각보다 함께 해준 분들이 많았던 플로깅~
    생각보다 시간도 금방 갔네요
    고맙습니다^^

  • 2022-10-31 09:42

    줍는 것보다 그뒷처리가 힘든 플로깅..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해보니 그 수고가 만만치않다는 걸 알게되었네요.
    함께 해주신 분글 모두 고맙습니다 ~~

  • 2022-10-31 21:51

    쓰레기가 장난이 아니었군요 ㅠ
    됫정리까지 싹 처리해주신 프로깅팀 수고많으셨어요

  • 2022-11-15 18:48

    "친구들 덕에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
    저도 다음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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