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4 기후정의 행진에 참여하다!!

9월내내 기후위기 피켓 릴레이를 하고, 에코런을 뛰고, SNS 게시물을 올리고, 가족들을 강제로 설득하고,

마침내, 푸르디 푸른 날에 행진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랜만에 참여하는 집회라 그런지 들뜬 분위기가 첨엔  다소 쑥스러웠습죠.

그런 소심한 마음이, 나부끼는 깃발을 올려 보고, 대열을 맞추고,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구호를 외치면서 점 점 데워졌어요. 

흥겨운 리듬이 시작되고 대형 이동차량을 따라  움직이는

3만 5천여명의 시민 행렬 속, 나의 한걸음 한걸음은, 어느 순간 마스크 안에서 몰래 울컥함을 밀어냈죠.

파지에서 인사하던 친구들을 시청 앞 거리에서 만나고 한 목소리가 되어 구호를 외치는 동안,

우정과 연대의 에너지가 몽글 몽글  솟아 났어요.

사이 사이,  분위기에 취해 자꾸만 놓치게 되는 친구들을 찾으려고   문탁 깃발을 몇 번이나 찾아서 두리번 거렸는데,

그 때 마다  깃발을 머리 위로 높이 들고 계시던 청량리님이  얼마나 멋지시던지^^

연단에 서는 소녀들의 호소력 있고 단단한 목소리는 또 얼마나 감동적 인지.

힘든 기색  없이 진지하게  피켓을 들고 가는 아이들은 얼마나 이쁜지.

광화문에 다다랐을때엔  얘기만 들었던 다이-인 퍼포먼스가 있었어요.

기후정의가  실현되지 않고서는 살수 없다는 의미를 담은  전세계의 기후정의행진에 빠지지 않는 퍼포먼스라고 라고 하네요.

사이렌이 울리고 모두 죽은 듯이 누워 하늘을 올려 보았죠.

잠시동안 조용함이 우리 위에 내려 앉으며  찰칵 소리가  크게 느껴졌어요. 

아스팔트 위에 포개 누운 가족들과  시리게 푸른 하늘을 번갈아 보니,

자꾸만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순간적으로 마음이 미어지기도 했어요.

다이- 인 퍼포먼스가 끝나고  다시 시작된 행진은,

더 힘있고! 더 흥겨워졌지요!!

924 기후정의행진은,

내일이 있는 삶을 위한 축제였고, 함께 사는 삶을 위한 제의 였어요.

돌아오는 행진을 마친 후  문탁 단체 사진^^을 찍고, 

우리 가족은 아이들과의 약속^^을  철썩같이 지키기 위해 이동했습니다~~

924의 마주친 모든 눈빛속에서  희미한 희망이 떠올랐어요.

그리고 그 기억을 기억하기 위해 짧게 후기를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