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고원 강독> 여섯번째 후기

띠우
2022-04-28 20:58
153
  1. 1914년 늑대는 한 마리인가 여러 마리인가(p69-82)

 

들뢰즈/가타리는 프로이트의 ‘늑대인간’ 예를 통해 정신분석의 환원성을 비판한다. 이 유명한 연구에서 그는 환자의 늑대 환상을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환원해버림으로써 오히려 그것이 품고 있는 풍부한 의미를 은폐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다양체를 읽어내는 것이다.

잠재적 상태로 강밀도의 분배가 이루어진 신체라고 할 때, 기관없는 신체란 특정한 분배와 집중을 통해 생산된 기관 내지 기계의 강밀도가 0으로 되돌아간 상태(그래서 ‘반생산’이라고)를 의미한다. 이런 의미에서 기관없는 신체도, 욕망이나 ‘욕망하는 기계’도, 그리고 무의식도, 이제 모두 강밀도를 통해 포착되는 리좀적 다양체라고 할 수 있다고 이진경은 말한다.

그렇다면 기관없는 신체란 강렬도=0(제로)인 상태로, 이 숫자가 올라갈수록 기관화된다는 의미가 맞는 것 같은데... 첫 시간에 이것에 대해 그렇게 보면 안 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은데 왜인지 구체적인 이유는 지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번에 <노마디즘>을 보니 강도, 강밀도는 오직 양수만을 갖고, 기관없는 신체가 취하는 값인 제로가 최소값이며, 결여를 표시하는 음수는 없다고 한다. 이때 영점은 결핍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후원자이자 앞잡이로서 충만한 신체의 긍정성을 표현한다는 것으로 이해는 된다.

들뢰즈를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는 ‘다양체’이다. 엘리아스 카네티는 두 유형의 다양체를 구분한다. 즉 군중의 다양체와 무리의 다양체다. 군중은 거대한 양, 구성원들의 가분성과 평등성, 중앙집중, 집단전체의 사회성, 위계적 방향, 영토성을 이룬다. 군중 속에 있는 주체는 중심으로 가까이 가려한다. 군중 속 개체는 언제나 집단에 동일화되고, 우두머리에 동일화된다. 우두머리는 획득한 것들을 축적하고 자본화한다. 이에 비해 무리는 그 수의 적음 또는 제한됨, 흩어짐, 분해될 수 없으나 가변적인 거리들, 질적 변환, 위계화의 불가능성, 브라운 운동적 다양체, 탈영토화의 선들, 입자들의 투자를 특징을 갖는다. 각자는 패거리에 참여하면서도 자신의 일을 영위한다. 군중과 무리는 영토성과 탈영토성의 특징을 통해 다른 성격의 삶과 사회를 만든다.

그러나 문제는 이 두 유형의 다양체를, 그램분자적 기계와 분자적 기계를 대립시키는 일이 아니다. 동일한 배치 속에서 작동하는 다양체들의 다양체만이 있을 뿐이다. 즉 군중은 무리 속에 있기도 하고, 무리는 군중 속에 있기도 한다. 정신분석은 모든 종류의 다양체를 으깨어 납작하게 만들 뿐이다. 이와 달리 어떤 경우든 무의식에 속하는 것은, 전자가 후자를 조건짓고 후자가 전자를 예비하거나 아니면 비켜가거나 다시 회귀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는, 이 둘의 배치물이다. 무엇보다도 늘 상대적이고 변하며 역전될 수 잇는 외부와 내부의 구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공존하며 서로 침투하고 자리를 바꾸는 다양체들의 유형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어 무의식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해간다. 들뢰즈/가타리는 무의식을 ‘기관 없는 신체’와 그것 위에서 ‘지층화된 것’(이는 기관없는 신체의 변형이란 점에서 기관없는 신체와 별개가 아니라고 이진경은 덧붙인다)의 합으로 표시할 수 있고, 이는 곧 우리들의 삶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그렇기에 이들이 말하는 분열분석은 스피노자적인 의미에서 삶을 다루는 윤리학(에티카)라고 해도 좋으며, 삶을 구성하는 모든 실천, 그리고 그와 결부된 언어활동을 포괄하는 모든 활동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화용론이라고 해도 된다고... 무의식은 하나의 중심으로 환원할 수 없는, 무리지어 움직이는 다양한 욕망의 집합이란 점에서 리좀적 다양체를 이루며, 따라서 분열분석은 이런 다양체에 대한 분석으로서 ‘리좀학’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후기를 쓰기에는 정리가 잘 안 되어서 결국 <노마디즘>을 샀고, 거기서 가져온 내용으로 정리한 것이다. 다음 시간에는 ‘기관없는 신체’와 관련된 내용을 읽기로 했다.

 

댓글 1
  • 2022-04-29 08:16

    노마디즘을 사는 당신!! ㅋㅋ

    천개의 고원을 이해하려는 노력,, 본 받아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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