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 철학 시즌2 <국가> 8회차 후기

보리
2022-07-27 18:06
285

낭독철학 시즌2 <국가> 8회차 후기

 

 

따끈따끈한 후기를 쓰라고 하지만 날것의 후기를 빨리 올리는 것으로 면피를 하려고 한다. 다시 읽고 따끈하게 녹여서 숙성까지 하면 좋은 후기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이해로는 시간이 주어진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드디어 그 유명한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를 읽었다. 고등학교 윤리 시간에 플라톤의 철인 통치와 동굴의 비유는 시험문제로 자주 나와서 외워야 했지만 이해가 잘되지 않은 상태에서 외우려니 많이 헷갈렸었다.

7장 시작 부분에서 동굴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맥락을 따라가니 가상의 세계와 실재의 세계가 어떻게 구분되고 동굴 밖의 실재를 인식한 자가 왜 다시 동굴로 들어와 통치해야 하는지 어느 정도 이해할 것 같았다. 여기서 플라톤이 스승 소크라테스가 죽임을 당하는 상황에 대하여 설명을 하고 싶었던 내용도 있었다.

“..시각을 통해 나타나는 영역을 감옥의 거처에 비기고, 그 안의 불빛은 태양의 힘에 비겨보라는 말일세. 그리고 위쪽으로 올라가서 위쪽에 있는 사물들을 관찰하는 것은 지성에 의해 알 수 있는 영역으로 혼이 비약하는 것에 견주게....아무튼 내 의견은 지성에 의해 알 수 있는 영역에서도 선의 이데아는 마지막으로, 또한 노력을 해야만 겨우 볼 수 있다는 것이네. 그러나 일단 본 이상에는, 그것이 모든 사람을 위해 온갖 올바른 것과 아름다운 것의 원인이 되며, 가시적 영역에서는 빛과 빛의 주인을 낳고 지성에 의해 알 수 있는 영역에서는 스스로 주인이 되어 진리와 지성을 창조한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네

자 그러면 이런 경지에 도달한 사람들은 인생살이에 흥미가 없어져 그들의 혼은 언제나 위쪽 영역에 머물고 싶어할 것이라는 데 대해서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동의해주게. 우리가 앞서 말한 비유에 따르면 그렇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까

하지만 이상국가의 법은 국가 안의 특정 계급의 행복이 아니라 국가 전체의 행복이며, 각자가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는 이익을 나누어 갖는 것이기 때문에

“.. 다른 나라 철학자보다도 더 훌륭하고 더 완벽한 교육을 받게 해주었소. 그래서 여러분은 철학과 공무 양쪽을 다 관여할 수 있는 능력을 더 많이 갖추고 있소. 그러니 여러분은 차례대로 동료 시민들의 거처로 내려가서 어둠에 싸인 사물들을 보는 일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안되오. 일단 익숙해지면 여러분은 그것들을 그곳에 있는 사람들보다 월등히 잘 볼 것이며, 모든 영상을 그것이 무엇이며 어디서 왔는지 식별할 수 있을 테니 말이오. 여러분은 아름다움과 정의와 선에 관하여 진리를 봤기 때문이오. 그리하여 우리 것이자 여러분의 것이기도 한 이 국가는, 오늘날 그림자를 둘러싸고 서로 싸우는가 하면 정권이 엄청나게 좋은 것이라도 되는 듯이 정권을 둘러싸고 당파싸움을 일삼는 자들이 다스리는 많은 국가처럼 꿈속에서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눈을 뜨고 제정신으로 통치하는 국가가 될 것이오. 그러나 사실은 이렇소. 통치할 사람들이 통치하는 일에 가장 열의가 적은 나라는 가장 훌륭하고 가장 조용하게 통치되지만, 그와 반대되는 치자들을 둔 나라는 그와 반대로 통치할 것이오

 

이제 치자가 되기 위한 교육에 대하여

눈을 어둠에서 밝은 곳으로 돌리기 위해서는 몸 전체를 돌리지 않으면 안 되듯, 혼에 내재하는 능력과 지적인 기관 또한 실재와 실재 중에서도 가장 밝은 것-우리는 이것을 선이라고 주장하네-을 관조하며 이를 견뎌낼 수 있을 때까지 혼 전체와 함께 생성의 세계에서 실재의 세계로 전향시켜야 한다는 것 말일세.”

그러면 교육이란 혼의 지적 기관을 어떤 방법을 써야 가장 쉽고 가장 효과적으로 전향시킬 수 있는가 하는 기술이지, 그 기관에 시력을 넣어주는 기술이 아닐세. 그보다는 오히려 그 기관은 시력을 가지고 있는데도 방향이 옳지 못한 나머지 보아야 할 곳을 보지 못하니 이를 연구해서 시정하는 기술이라고 할 것이네라고 한다. 그리하여 혼을 생성의 세계에서 존재의 세계로 이끌 수 있는 교과목으로 수와 계산, 기하학, 입체기하학, 천문학과 화성학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경험하는 세계의 혼란과 실용적인 부분이 아니라 이러한 공부를 통해 실재를 탐구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본 공부라 할 수 있는 문답법에 대하여

그렇다면 자네는 문답법은 모든 교과목의 갓돌로서 모든 교과목 위에 놓여 있고, 다른 교과목을 그 위에 올려놓는다는 것은 부당하며, 모든 교과목은 거기에서 완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하면서 이처럼 중요한 문답법을 어느 시기에 어떤 방식으로 교육해야 하는지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자 이제 정리해보면 적합한 품성을 갖춘 수호자 젊은이들에게 20살까지 체육과 시가 교육을 받게 한 후 시험을 통과한 사람들에게 앞의 네 가지 교과에 대한 교육을 시행한다. 30세가 되면 문답법으로 이들을 시험하고 5년 정도 문답법을 가르친 다음 35살부터 15년간 실무 경험을 쌓게 하여 50세가 되면 모든 시험을 무사히 통과한 가장 우수한 자들에게 대부분의 시간을 철학으로 보내게 하되 차례로 나랏일을 위해 노력하고 국가를 위해 치자가 되게 한다.

 

7장의 요약을 통해 동굴 비유를 중심으로 철학자가 치자로 국가를 통치하게 되는 과정을 중심으로 썼지만 (이 부분이 특히 궁금했었다) 다른 내용들 중 기억에 남는 부분으로 여성도 치자가 될 수 있다, 혼의 공부는 강제로 시켜서는 안되기 때문에 놀이 삼아 재미로 배우게 해야 한다 등등이 있다. 이외에도 여러 비유들이 이번 7장에선 어렵지 않게 이야기되고 있어 재미있게 읽었다.

서양철학의 근간이라는 플라톤의 사상을 요약 정리한 것 만 보다가 처음으로 본문을 읽으며 뿌듯해 하고 있다. 당연히 어떤 식으로 해석해야 할지 모르는 곳이 많고 무슨 의미인지 난해해서 그냥 넘어가기도 하지만 읽고 나서 찾아보게 되는 지점에서 정군샘이 추천하신 책들이 쌓여만 간다. 언젠가는 읽을거다 ㅎㅎ

 

 

 

 

댓글 1
  • 2022-07-29 14:07

    저는 이번에 플라톤을 읽으면서 대단하다고 느끼는 게 해석의 폭이 정말 넓다는 점이었습니다. 현실에 빗대어서 가장 보수적으로도, 가장 진보적으로도 해석할 수 있으니까요. 어쩌면 여전히 읽히는 고전들 대부분이 그런 이유(해석의 폭넓음) 때문에 고전이 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여하간에 매 회 읽을 때마다 감탄하게 되는 부분들이 있는데, 시즌2가 딱 한 번 남았네요... 아주 약간 아쉽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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