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 철학 <국가> 7회차 후기

문순영
2022-07-24 12:12
354

문 탁 네트워크에는 처음이다. 집이 분당이라 한 번 가 보고 싶었는데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대면으로 먼저 만나지 않고 줌에서 화면을 통해서만 보게 되니 더 어색하고 긴장이 된다.

올해 2월, 감이당의 금요일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정군 샘의 서양 철학사 강독 시간을 통해 철학이라는 것을 접했다.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아 들을 수조차 없었지만 신기하게도 철학 강의를 듣거나 읽기를 자주 접하다 보면

언젠가는 조금은 알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말하자면 감응 하고자 하는 동기 부여가 되었다 고나 할까.

플라톤의 변증법적인 대화 방식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방식의 대화는 접해본 적도 없고 더구나 계속 소크라테스의 

질문을 따라 가다 보면 앞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어떤 논점 이었는지 잊어버리기 일쑤여서 후기를 쓰기도 민망하다.

 

철학자들에 대한 인식은 2500년이란 시간이 흘렀음에도,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나라를 수호하는 수호자들의 자질로서 

용기, 넓은 도량, 빠른 이해, 기억력과 같은 철학적 품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정의를 내렸지만 오히려 이러한 품성들이 타락하고 

무용지물이 된다는 것을 고찰해야 한다고 소크라테스는 말한다(353쪽). 이 무슨 아이러니인지. 

소크라테스는 훌륭한 철학적 품성을 타고 났다 하더라도 부적절하게 양육 되거나  나쁜 교육을 받게 되는 경우에는 타락할 것이라

말한다. 더구나 민회, 법정, 극장, 군영 등 다수가 모이는 공개 석상 같은 곳에서 남의 언행을 떠벌리며 비난하거나 칭찬하는 일에

휩쓸리도록, 소피스트들의 언행은 강제력을 갖고 있고, 대중들의 의견을 마치 지혜인  것처럼 가르치며, 대중들은 또한 이들이 성장

하면 아첨을 하여 자신들의 일에 이용하려 든다고 이유를 설명한다.

 

이러한 세태들은 예나 지금이나 살아가면서 심심치 않게 보게 되는 것 같다. 예전에 성당에서 봉사직을 맡아 열심히 활동할 때였다.

신자들은 고결한 품성을 지닌 신의 대리자로 여기면서 가까이 가려고 애를 쓴다.  공손히 대하고 극진히 대접하고자 한다.  그런데 

이러한 순수한 마음이 가끔은 신부님을 뒤흔들고 싶은 욕망으로 변질되기도 해서 교회 공동체를 지키는 신부님의 바람직한 철학적 

품성이 혼탁해지는 경우가 생기기도 했었다.

우리나라의 일도 그런 것 같다. 훌륭한 인물이 나온 것 같아서 기대에 부풀었다가 어느 새 현혹되는 모습들을 보게 되니 말이다. 

그렇게 만들어 버리는 대중들 속에 나도 끼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철학적 사유가 필요하지 않을까 . 

 

 

댓글 6
  • 2022-07-24 16:01

    어떻게 쓰셔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시더니…

    자알 쓰셨습니다~^^ ㅋㅋ

    소피스트. 대중. 소크라테스..

    현대에 이들은 누구일까요? 지금의 이성주의 능력주의의 원조인 플라톤과 다르게 생각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요새 핫한 우영우(드라마)를 보면서 저는 계속 씁쓸하더군요~ 이성이란 신을 우상화하지 않고 사유할 방법~ 고민해보아요

  • 2022-07-24 16:53

    후기 잘 읽었습니다~

    저도 한때 성당에서 이런저런 직책을 맡아 하면서 비슷한 경험을 했네요.

    분당에 사신다면서요?

    수요일(27일) 수요장터에 오세요~

    점심에 에코프로젝트팀이 준비한 비빔밥이 있고요~, 용기내가게에서 세제, 비누, 화장품, 소창행주 등도 살 수 있고, 그밖에 밭작물, 빵 등도 있어요~

    꼭 놀러오시길~~ㅎ

  • 2022-07-24 19:23

    다른 샘들은 어떻게 읽으시나 궁금했는 데, 순영샘의 후기에 왠지 위로가 되네요^^
    저도 도통 따라가기가 쉽지 않아서요.
    샘의 신부님과 신자의 설명에서 책의 내용이 더 쏙 들어옵니다.

  • 2022-07-24 19:40

    ㅎ저도 읽다보면 원래 질문이 뭐였더라 그거 생각하느라 속도를 놓칠때가 한두번이 아닌데ᆢ^^

    신부님을 흔들어놓는다ᆢ에서 뜬금 옛 추억이 떠올라 웃음나네요. 잘생긴 보좌신부님이라도 부임 오는 날엔 다같이(?) 술렁였던 주일학교 기억에ᆢ ㅋㅋ

  • 2022-07-25 00:11

    세미나도 (아니 같이 책 읽는 것도!)어렵지만 후기는 후기대로 또  참 힘들어요. 

    그래도 쓰고나면 내가 쓴 내용이 그 책에서 가장 소중한 부분이 되더라고요.^^

     

    지난 시간 읽은 내용 중에 "나이 들어 혼이 성숙해지기 시작하면 혼의 단련을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되네....

    여가 시간을 제외하고는 철학 이외의 다른 일에 몰두해서는 안 되네. 그래야만 행복한 삶을 살고, 죽은 뒤에는 저승에 가서 자기가 살아온 삶에 합당한 운명을 부여받게 될 걸세."(498b)  저는 이 부분에 밑줄을 쫙~

    저도 이제 철학 공부하기 딱 좋은 나이가 된 거 같네요~ㅎㅎ 

    후기 잘 읽었습니다!^^

  • 2022-07-26 00:20

    잘 읽었습니다! 맞습니다. 플라톤의 대화편들은 정말이지 '질문'의 전개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읽을 때면 질문들에만 분홍색 줄을 치곤 합니다(줄치는 걸 자주 까먹기는 하지만요. ㅎㅎㅎ) 그렇게 줄 쳐 놓은 것들을 나중에 따로 적어보면서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상기해 보는 것도 좋고요. 

    '대중'을 두고 플라톤이 이렇다 저렇다, 소피스트를 두고도 이렇다 저렇다 말을 하는데, 그 주제가 이번주 내내 생각나곤 했습니다. 마침 따로 읽고 있는 텍스트에서도 그것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고요. 만약 '철학'이 다만 세계를 이해하는 것에 머무르는 것이라면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닐수도 있지만, 어떤 인간적인 변화를 꿈꾸는 것이라면 '대중이라는 문제' 좀 더 꼼꼼하게 살펴봐야 하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스스로가 그것이기도 하고, 어쩌면 우리가 그것으로 이루어져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75
[2023 고전SF 세미나 / zoom] '공상과학' 대신 'SF' 클래식 시즌2 모집! (오픈 연기) (4)
명식 | 2023.06.01 | 조회 568
명식 2023.06.01 568
74
'공상과학' 대신 'SF' 클래식, 열 번째 시간 (끝) (2)
명식 | 2023.06.01 | 조회 348
명식 2023.06.01 348
73
<공상과학’ 대신 SF 클래식> 시즌1 마무리 세미나가 열립니다! (2)
명식 | 2023.05.15 | 조회 315
명식 2023.05.15 315
72
'공상과학' 대신 'SF' 클래식, 아홉번째 시간 (1)
초희 | 2023.05.12 | 조회 162
초희 2023.05.12 162
71
'공상과학' 대신 'SF' 클래식, 여덟 번째 시간
명식 | 2023.05.03 | 조회 181
명식 2023.05.03 181
70
'공상과학' 대신 'SF' 클래식, 일곱 번째 시간 (2)
유하 | 2023.04.26 | 조회 201
유하 2023.04.26 201
69
'공상과학' 대신 'SF' 클래식, 여섯 번째 시간 (2)
모닝빵 | 2023.04.15 | 조회 208
모닝빵 2023.04.15 208
68
'공상과학' 대신 'SF' 클래식, 다섯 번째 시간 (1)
라니 | 2023.04.11 | 조회 202
라니 2023.04.11 202
67
'공상과학' 대신 'SF' 클래식, 네 번째 시간 (2)
호면 | 2023.04.02 | 조회 401
호면 2023.04.02 401
66
'공상과학' 대신 'SF' 클래식, 세 번째 시간 (3)
초희 | 2023.03.25 | 조회 201
초희 2023.03.25 201
65
'공상과학' 대신 'SF' 클래식, 두 번째 시간 후기 (1)
명식 | 2023.03.19 | 조회 215
명식 2023.03.19 215
64
'공상과학' 대신 'SF' 클래식, 첫 번째 시간 후기
명식 | 2023.03.13 | 조회 467
명식 2023.03.13 467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