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철학 시즌2 <국가> 6회차 후기

토토로
2022-07-13 23:25
332

"유럽 철학 전통의 가장 안전하고 일반적인 정의는 그것이 플라톤에 대한 일련의 각주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화이트 헤드

 

화이트 헤드의 저 말. 어디선가 주워들은 적이 있다. 그와 비슷하게 동양사상은 공자에 대한 일련의 각주와 같다고 했다.

그래서 뭔가 기준이 되는 것, 혹은 철학(사상)의 출발과 같은 것으로 플라톤이나 공자 정도는 알고 싶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올해 공자와 플라톤. 그 둘을 만날 기회가 왔다. '사서학교'와 '플라톤 낭송 철학'. 다행히 둘 다 빡세게 파고드는 스타일의 세미나가 아니다.

 

 

<논어>와 <국가>. 둘 다 대화 형식으로 구성은 비슷하다. <논어>와 대비되는 <국가>의 특징을 들어보자면....무슨 질문, 반론, 설득이 이리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좀 지친다^^;;;;

특히 이번 주에 읽은 <국가>5은 내용은 파격적이고, 핵심 키워드들은 등장하는데, 분량이 꽤나 많았다. 중요한 부분이니 더 잘 읽어야 하는데, 날은 덥고, 두시간 가까이 책에 시선을 고정을 하자니 몸이 힘든 건 어쩔수 없다.(후기를 잘 쓰기 어렵다는 변명..)

 

5권은 소크라테스와 아데이만토스의 대화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논의된다.

수호자들 사이의 처자 공유.

여자도 남자와 마찬가지로 수호자의 역할을 맡을 수 있는가.

수호자들은 가정은 어떤 형태여야 하는가.

수호자들의 성적 결합과 자녀 양육은 어떻게 해야하나.

수호자들의 자녀를 공동육아 하면서 교육시키는 방법.

이상국가는 누가 다스려야하나.

정치권력과 철학이 결합되기 위해 필요한 것.

이성, 지혜, 지식, 의견, 무지/ 아름다움과 추함/  철학자와 활동가/ 있음과 있지 않음

그리고 후반부에 드디어 등장하는 이데아...

 

 

플라톤의 핵심 사상이 5권에 거의 다 들어있다고 한다.

그리고 플라톤의 이데아 개념에 중세의 아우구스티누스의 기독교 신학개념이 합쳐지면서

실체와 현상, 실재론, 보편성, 이와 대응하는 유명론, 주체와 대상(객체), 이상세계와 현실세계 등등의 이원론적 사고방식이 중세를 넘어 근대까지 이어지며 유럽사회를 지배하게 된다.

 

그러나!

절대적이고, 순수하고, 이성적이며, 변하지 않는 이상. 육체보다는 정신을 중시한 개념. 실체론의 플라톤 철학은 탈근대의 흐름을 타면서 서서히 해체된다. 그 해체에 선두적인 역활을 한 철학자로는 다음과 같다.

신을 부정한 니체,

무의식을 강조한 프로이트,

하부구조인 물질이 상부구조를 움직인다고 한 맑스!

 

 

<국가>를 읽을때마다  플라톤의 엘리트주의에 놀라고, 절대적인 아름다움(선)을 추구하는 그 고집에 당황하고, 특히나 모든 것을 이분법적으로 갈라서 사고하는 방식에 놀라게된다.

거부감이 든다. 그러면서도 지금도 여전히 나를 포함한 우리사회에 플라톤식 세계관, 플라톤식 사고방식이 스며들어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플라톤의 <국가>속  사상이 낯설지만은 않다. 비슷한 논리가 지금도 상당히 만연하기 때문이다.

 

 

정군샘께서 5권은 중요하니까 꼭 다시 한번 읽으라고 강조하였다.  다시....읽긴 읽어햐 할텐데....

 

 

 

댓글 3
  • 2022-07-14 09:58

    역시 후기는 세미나가 식기 전에 써야 좋습니다 ㅎㅎ

     

    '꼭 읽어야 할 것들의 목록'의 난점은 그것이 무한하게 늘어난다는 데 있습죠. ㅎㅎㅎ 그러니까 니체, 프로이트, 맑스를 그런 식으로 후다닥 정리해버리기는 했지만, 그들 안에서 플라톤주의는 꼭 안티테제로만 있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닙니다. 프로이트가 '가족 모형'으로 욕망 전체를 환원할 때, 맑스가 공산주의 사회를 이상적 사회형태로 모델링할 때, 그때마다 플라톤의 얼굴이 함께 등장합니다.(이쯤되면 무섭기까지 합니다ㅎㅎㅎ) 반면에 니체는 그것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려고 결국 미쳐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그게 꼭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지만, 플라톤이 쳐놓은 사유의 그물망이 정말이지 넓고 단단하다는 생각을 세미나 시간마다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이미 습속화된 그런 생각들의 전제가 무엇이고(이상주의, 이성주의, 규범성 등등) 그것들이 종국에는 어떤 귀결을 이루는지 생각해 보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세미나 끝에 카톡에 말씀드린 '지식-진리의 범위' 문제 같은 게 하나의 예가 될 겁니다. 

  • 2022-07-14 12:57

    토토로님 후기를 읽으니 내용이 전체적으로 이해되어 좋아요~!

    저도 그렇게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을 갖고 싶은데...그러기에는 많이 부족한가 봅니다.

    여성을 무시하다가 수호자의 자질을 고스란히 지닌 2세가 필요하니까 갑자기 여성에게도 수호자의 지위를 주고 그 안에서 2세를 낳게 하고 공동으로 키우는(아비가 누군지 모르는 것이 공동으로 키우는 큰 이유가 아닐까요?) 것으로만 받아들여져서 거부감을 넘어 기분이 아주 안 좋았습니다.ㅠ

    영화 '가타카', '이퀄스' 등이 생각났는데, 그런 상상이 충분히 가능하다 해도 현실에서는 결코 인간의 행복을 실현하는 방법일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나저나 플라톤이 생각하는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책에 나왔는데 대충 읽은 제가 놓친 걸까요?

  • 2022-07-14 22:30

    토토로님의 지친다ᆢ는 표현에 공감한표 ㅎ

    저는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이래서 철학자들은 '이론적'이라는 비판? 을 받는건가? 아님 현실을 너무 잘 알아서? ㅎ

    어쨋든 처음보다는 더 흥미진진해지는 낭독철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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