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욜엔 양생] 7회차 후기

조은영
2022-04-26 11:58
120

초희님의 딸기 케잌, 사유님의 군고무마, 그믐님의 사과로 아침부터 풍성한 간식을 앞에 놓고 앞으로의 일정을 다 같이 체크했다. 충분한 당이 충전되어 그런지 다른날보다 더  토론은 활기찼다.

기린 샘의 메모를 다 같이 읽고 기린 샘의 자율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기린 샘의 이반일리치를 듣는 즐거움이 있었다...

초희님은 ‘생명윤리학의 가면을 벗겨라’ 관리의 대상으로서 생명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각자가 생각하는 관리 받는 생명의 경험을 애기했다.

단풍님의 애가 아프면 무조건 병원부터 보냈던 지난 경험에 대해 들으며 우리는 고통을 들여다보지 않고 관리한다는 의미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해 할 수 있었다.

‘품위 있는 침묵에 대한 권리’ 뉴스에 나오는 식별불가능한 사람들의 시끄러움에 대해 애기하신 사유님과 그믐님의 애기에 우리는 상품화된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를 재확인하게 되었다

 

『히포크라테스 전통에서 의사는 환자의 체질에 균형(건강)을 되찾아줄 의무가 있었지만 자신의 기술을 이용하여 죽음에 맞서는 행위는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담당의사는 환자와 맺은 치유계약을 해제하는 자연의 권한을 받아 들어야 했습니다. 히포크라테스가 말한 징후가 나타나 환자가 죽음의 고통 속으로 ‘삶과 죽음 사이의 안마당’속으로 들어갔다고 판단되면 의사는 그 죽음의 자리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p324) 현재에 우리가 바라보는 의사와 과거의 의사의 역할과 한계가 너무나 달랐다는 사실에 우리는 또 놀랐다.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사실 과거에는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자각이 생겼다. 생명윤리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전문가 집단에 힘을 실어준건 누구일까? 우리는 언제부터 짜여진 시스템에서의 선택을 내가 자율적으로 선택했다고 생각한 것일까. 수업을 하면 할수록 많은 물음표가 생긴다.

이반 일 리치와 함께한 수업이 7회차로 마무리 되었다.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 ’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와 다르게 과거의 거울에 비추어는 읽기가 조~금 힘든 책이었다. 그래도 다 읽고 나니 이반 일리치의 수업이 왜 ‘자율’인지 수업 마지막에 가서야 조금 이해가 된 거 같다.

잠깐의 휴식 시간조차 이반 일리지 책을 손에 들고 종이 질에 대해 우리는 논의를 했다. 재생종이인지. 편집자의 의도가 이반일리치의 생각을 반영해 표지도 친환경적으로 한 것 아니냐는 등...와~ 정말 그 순간은 적응이 안됬지만 이게 우리 일욜엔 양생 팀의 색깔일 것이다.

일요일 아침 가져온 간식을 꺼내놓으며 웃고 떠들고 지난 일주일의 일상을 애기하고 토론거리가 안된다고 생각한 것에 대해(물론 이건 나의 잘못된 생각이었음을 사과드린다.) 진지하게 애기하는 그녀들을 보며 모든 것이 파괴된 이 현대 사회에서 인간의 영혼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은 바로 내 옆에 있는 이의 심장이라고 믿는다는 이반일리치의 말을 떠올려 본다.

 

세미나 후 산행에 깜짝 동행한 새봄님이 준비해준 풍성한 간식 덕분에 이반일리치의 생명윤리에 대한 애기로 산위에서 다시 2차 세미나가 시작되었다. 아버님의 죽음이후에 어머님을 어떻게 보내드리고 싶은지 생각했다는 단풍님, 불편하신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모실 수밖에 없는 사유님의 애기. 언니와의 우정을 만들고 싶다는 새봄님의 애기까지 .....

 

다음수업은 침묵산행입니다 . 말의 홍수속에 살아가는 요즘 잠깐이라도 멈추는 시간이 되길 희망합니다.

 

 

댓글 5
  • 2022-04-26 15:11

    우와~~  은영님 !

    은영님 목소리가 스테레오로 지원되는 느낌이에요.

    바쁜 주중을 보내고 만나는 일리치와 친구들은 일리치의 이야기 만큼이나 생동감 넘치고 여유를 찾게 해주는 것 같아요. 이런 생동감은

    자율로 이어질 수 있겠죠 ? ㅋㅋ

    저는 2022년 봄에 만난 일리치를 통해  환기된 건, '그런 삶이 인간의 역사에 있었다는 거, 게의 눈으로 바라보자면...'  이었어요.

    새롭게 삶을 다시 볼 수 있지 않을까... ^^ 저 스스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2022-04-26 21:07

    엄살이었군요^^ 어떻게 첫 후기를 쓰나 엄청 걱정하더니~~ 이렇게 일리치 마지막 세미나 시간에 

    나눈 이야기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다니~~! 은영님^^ 공부하며 놉시다그려~~~

  • 2022-04-27 06:28

    은영샘~함께 공부하는 재미를 새삼 느끼게 하는 후기예요~지금 당연하다는 모든것에 질문을 해야하는 지각변동을 느끼게 해준 일리치와의 시간 그리고 내옆에있는 학우들의 심장을 느끼며 공부하는 시간을 상기시켜주는 후기 감사해요~은영샘

  • 2022-04-28 07:08

    은영님의 후기 잘 읽었습니다. 쓰느라 고생 많으셨죠^^
    "히포크라테스 전통에서 의사는 환자의 체질에 균형(건강)을 되찾아줄 의무가 있었지만 자신의 기술을 이용하여 죽음에 맞서는 행위는 금지되어있었습니다" 80이 넘은 부모님(감사하게도 건강하시네요)의 마지막을 생각하곤 하는 데,   이 문장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은영님이 먼저 읽으셔서 마음이 든든해요.
    산행에 초대해주신 양생 기초탄탄팀 감사드리고 종종 불러주세요. 많이 웃고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유쾌한 산행이었어요^^

  • 2022-05-03 23:52

    일하며 핸폰으로 몇번이고 댓글을 작성하다가 날려버리고 이제야 차분히 올립니다. ^^;;

    우리 은영님 동생이신 '새봄'님 덕분에 새로운 분위기와 풍성한 시간이였습니다.(가오리 무침 최고였습니다! ^^)

    자매가 살아가는 길에 새로운 길 위로 초대하는 과정이 쉽지 않지만, 그저 아름답지만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길 위에 함께라는 것이 참으로 좋았던 날입니다.

    누군가의 삶을 드려다 보게 되는 순간, 우리에게는 '우정'이란게 자라기 시작하는가 봅니다.

    함께 공부하는 순간,  걷는 순간, 삶을 나누는 순간 그리고 함께 음식을 먹는 순간... 

    그 모든 순간에 우리는 사유하는 중... 

    '일욜엔 양생' 기린, 그믐, 은영, 단풍, 초희 그리고 사유 모두의 삶을 응원하며... 오월의 멘트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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