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이 예술> 봄 시즌 5회차 후기: 식물전 준비!

고은
2022-04-22 09:10
216

 

   이번 시즌은 유난히 우여곡절이 많은 것 같습니다. 시작부터 중간까지 선생님들도 그렇고 친구들도 그렇고 코로나 때문에 다들 정신이 없었네요. 그래도 이제 중반을 넘었습니다. 서서히 시즌을 마무리 지을 시간이 다가오고 있네요!

 

   수업 날이 4월 16일이었어서, 수업 시작 전 친구들과 4.16 세월호 8주기를 기리는 짧은 묵념을 했습니다.

 

 

 

 

 

1교시: 동은 선생님과 식물전 주인공 만들기

 

   이번 시즌에는 이야기와 그림을 담은 한 권의 책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름하여 식물전傳이죠! 고은 선생님에게 들은 다양한 이야기들과, 저와 함께 봄의 기운을 느껴본 내용이 담아보려고 합니다.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요소들을 추려봤습니다. 이야기, 제목, 그림, 글, .... 그리고 주인공! 오늘은 식물전을 만들기 위한 첫 번째 단계, 바로 주인공 만들기입니다.

 

   그럼 어떻게 주인공을 만들까요? 식물전의 주인공은 바로… 식물이랍니다.ㅎㅎ 너무 당연한가요? 하지만 그냥 식물이 아니라 지금까지 우리가 매주 관찰했던 텃밭(?) 식물을 주인공으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저희 화단에 있는 작물들은 쑥갓, 상추, 적겨자입니다. 처음에는 자그마한 모종이었는데, 지만 이제는 거의 앉은키 정도로 자랐습니다. 이파리도 많이 자랐고요. 이렇게 자란 작물들을 자세히 관찰하기 위해서 각자가 담당하는 작물을 수확했습니다. 한 줄기씩 맡은 거라 수확량은 아주 소소했지만 말이에요. 저는 친구들이 신나서 수확할 줄 알았는데 몇몇 친구들은 잎을 뜯을 생각을 하니 수확하고 싶지 않다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일주일에 한 번밖에 못 봤는데도 정이 들었나 봅니다^^

 

   그동안 친구들과 매주 다양한 방식으로 식물들을 기록해왔는데 이번 주는 크레파스와 물감으로 식물전에 등장할 식물의 모습을 담아봤습니다. 세 작물 모두 생김새도 다르고, 색도 다릅니다. 그래서 친구들이 표현한 식물들의 모습도 서로 달랐어요.

 

   이야기의 주인공이 식물인 이유, 봄 시즌에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유독 많이 한 이유는 식물이 봄의 기운을 가장 예민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봄에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빠르게 자라나죠. 주변의 영향을 받는 식물을 주인공으로 만들면, 과연 친구들은 어떤 이야기를 만들게 될지 궁금했습니다.

 

   친구들과는 주인공의 모습에 이어 외모와 성격의 특성까지 정했습니다. 우연히 찢어진 이파리를 수확한 친구는 수확한 모습을, 잘 자라지 않은 식물은 키가 작다는 특징을, 그리고 게임을 좋아한다거나 공부를 싫어한다거나, 노는 걸 좋아하는 등, 친구들의 모습을 반영한 듯한(?) 특징을 가진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주인공으로 어떤 이야기를 이끌어갈 수 있을까요? 주인공의 여행은 고은쌤 수업에서 더 다채로워집니다!

 

 

 

 

 

2교시: 고은 선생님과 식물전의 관계도 만들기

 

   2교시에는 앞서 동은 선생님과 함께 만든 주인공 캐릭터의 관계도를 그려보았습니다. 식물전의 줄거리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최근에 여러 이야기 책을 읽을 기회가 있었는데요, 세미나를 하면서 이야기와 현대 소설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현대 소설이 주인공에 포커스가 맞춰진다면, 이야기는 보다 다양한 캐릭터들이 살아있고 그 관계 속에서 흐름이 진행되는 것 같다고 말이지요. 저희가 만들 소설전은 그런 면에서 현대 소설보다는 이야기 책에 더 가깝습니다.

 

   주인공이 어떤 일을 겪는지, 주인공을 중심으로 식물전 개요를 구성하지 않은 것은 바로 그 때문입니다. 대신 주인공이 어떤 누구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고, 그 관계 속에서 어떤 것을 주고받고 또 변화를 겪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처음엔 주인공이 맺고 있는 관계를 그물로 표현해보았습니다. 친구들은 제각각 주인공의 관계도를 그려나갔습니다. 은수는 아주 빽빽하게, 거의 10명이 넘는 등장인물을 등장시켰습니다. 형제, 자매, 쌍둥이 같은 관계가 유독 많이 등장했습니다. 은수는 매주 칠판에 낙서 할 기회가 생기면 오빠 이름을 꼭 적어놓고 가는데요, 은수에겐 오빠와의 관계가 무척 소중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인물 관계도를 완성한 친구들은, 식물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총 3개로 나누고 그때마다 관계들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표현해보았습니다. 앞서 표현한 그물이 전반적인 관계 설정이었다면, 이번에 그린 3개의 그물은 사건이 진행됨에 따라 인물들이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 표현해보았습니다. 친구들은 모두 주인공을 설정하고,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관계를 설정하고, 그 다음에 주인공이 인물들과 주고받는 관계를 설정하는 단계를 어렵지 않게 따라와 줬습니다. 각각의 이야기들이 모두 개성이 넘치고 재미있었어요. 친구들 스스로도 자신들이 만든 캐릭터와 이야기가 재미있는지, 쪼르르 달려와서 이야기를 해준 덕분에 저와 동은쌤은 무척 즐겁게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한 차례 수업을 더 진행합니다. 저의 수업에서는 이야기를 구성하는 방법을 배우고, 동은쌤의 수업에서는 봄 한자를 하나 더 배우지요. 그리고 그 다음 시간에 이어서 식물전을 완성하게 됩니다. 벌써부터 친구들이 어떤 이야기 집을 만들어낼지 무척 기대가 됩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벌써 수업이 끝나나 싶어서 아쉽기도 하네요. 수업의 끝으로 달려가는 길은 언제나 기대+즐거움과 아쉬움이 공존하는 것 같습니다.

 

 

 

 

 

 

 

   저와 동은 쌤은 마지막 봄 시즌의 이야기, 한자 수업을 잘 준비해서 이번 주 토요일에 친구들과 만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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