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차 세미나 (<장애학의 도전>2차시) 공지 (발제문과 질문은 이곳에)

문탁
2023-03-28 10:07
280

"만약 당신이 나를 도우러 여기에 오셨다면, 당신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여기에 온 이유가 당신의 해방이 나의 해방과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라면,

그렇다면 함께 일해봅시다"

-멕시코 치아파스의 어느 원주민 여성-

 

 

 

"만약 당신이 나를 도우러 여기에 오셨다면, 당신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여기에 온 이유가 당신의 해방이 나의 해방과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라면,

그렇다면 (노들야학에서) 함께 일해봅시다"

-노들장애인야간학교(노들야학) 현관에 붙여진 글-

 

 

 

 

주말은 잘 보내셨나요?

이번에도 여러 중요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옵니다. 세미나 때 충분히 이야기해봅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질문 혹은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꼭!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크하하핫

 

 

그리고 최근 나온 책 한 권 소개합니다. 전 이 책을 홍은전의 칼럼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이 칼럼을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82221.html 한번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뜻밖에 규식의 대답은 ‘자기 인생이 얼마나 특별했는지’가 아니라 ‘자기 이야기를 들어주는 이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언어장애가 있다는 건 단지 남들보다 느리게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 규식이 입을 열면 노인들은 혀를 끌끌 찼고 식당 주인들은 밥을 주지 않고 쫓아냈다. 20여년 동안 온갖 투쟁을 이끌어온 대표적 활동가였음에도 그에게 마이크를 잡을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규식은 생애 내내 이야기를 억압당한 사람이었고 그래서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권리인지 뼈저리게 알았다. 이야기한다는 것은 타인과 관계 맺는 일이고 우정을 나누는 일이며 그들로부터 날마다 배우고 성장하는 일이라고, 규식이 말했다. 작년에 규식의 동료들이 그의 자서전을 함께 쓰기 위해 팀을 꾸렸다. 그들은 규식과 끝없이 이야기하면서 마침내 규식의 생애를 완성했다. 이 책은 한국 사회에서 한번도 등장한 적 없는 중증 뇌병변 장애인의 생애사이면서 동시에 ‘이야기할 권리’의 탄생을 알리는 아름다운 이야기책이다."

 

 

 

 

내일 뵐게요^^

댓글 9
  • 2023-03-29 09:25

    5장 발제문 올립니다.

  • 2023-03-29 11:02

    끝까지 읽긴 했으나 책을 덮는 순간 머리 속이 백지가 되었습니다. 중요한 이론과 개념들이 많이 소개되었고 저자의 주장에 수긍하면서 읽었으나 제대로 소화를 한 게 아니어서 질문을 하기도 쉽지 않네요. 질문이라기보다 제가 더 깊이있게 알아가고 싶은 것들을 공유합니다.

    1. 저는 인정의 정체성 모델과 인정의 지위 모델 그리고 횡단의 정치가 눈에 띄었습니다. 각 모델들이 갖는 장점들을 소개한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정체성의 차이를 근본적으로 인정할 것인지, 정체성을 궁극적으로는 해체시킬 대상으로 볼지, 아니면 교차적 정체성 사이를 횡단해야 할지가 핵심인 것 같은데, 각 모델들을 좀더 공부해 보고 싶습니다.

    2. 노동이라는 개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았습니다. 나도 일단 노동을 주로 취업노동에 국한 시켜서 이해해온 것 같습니다. 취업한 상태에서 노동하지 않는 삶을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정체성을 노동에서 찾았던 것 같습니다. 9장을 읽고 나서 물질적, 사회적, 정서적 가치가 있는 모든 활동들을 ‘노동’으로 표현하는 게 적합한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저자가 소개한 한나 아렌트의 ‘활동적 삶’이란 개념이 좋았습니다. 가치있는 삶에 기여하는 모든 활동들은 인정을 받아야 하고 마땅한 댓가가 주어져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노동이란 단어를 어떤 맥락에서 써야 할지 그리고 노동이란 단어보다 더 적합한 개념들이 무엇이 있을지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3. 세력화 (empowerment), 코뮨주의, 공공 시민노동 등과 같은 저자가 내세우는 대안 중 낯선 것들이 많았습니다. 낯선 아이디어들을 어떻게 일반대중과 공유하고 이들을 설득해 나갈 수 있을까요?

  • 2023-03-29 15:54

    "끝까지 읽긴 했으나 책을 덮는 순간 머리 속이 백지가 되었습니다." 해성 샘의 이 말씀, 딱 제 얘기입니다. 뭘 많이 본 것 같긴 한데, 잡히는 게 없네요. 꿈을 꾼 것인가...
    이 와중에 머릿 속에 겨우 남아 있는 단어 두 개. 성년후견인과 노동.

    성년후견인제도 부분에서는 치매상태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새벽 세 시의 몸들’,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를 통해 접한 치매를 대비한 후견인제도와 연결돼 생각됐습니다. 당사자를 제외한 전적인 위임이 아닌 당사자를 포함한 의사결정방법론에서 두 경우를 분리할 필요는 없어 보여서요.

    저도 노동 부분에 대해 관심이 갔는데요. 기술의 진보로 노동의 종말이 얘기되는 세상이라면 노동의 정의가 달라지는 것도 곧 맞이할 수 있을테니 충분히 논의되고 상상될 수는 있겠다는 생각. 그런데 이런 방향에 대해 다수가 동의할 수 있을까? 혹은 다수의 합의를 이루려면 무엇이 필요한 건가? 더불어 일국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일까? 가까운 미래같지만, 너무 원대한 이상 아닌가? 하는 뒤범벅된 생각이 넘쳐나네요.

    더 이상 정돈될 수 없을 것 같은데…저녁에 뵙겠습니다!

  • 2023-03-29 16:10

    -나누고 싶은 부분

    p 279 하단에서 p280에 있는
    -당사자주의에서 보편주의, 특수주의, 정교화된 보편주의 등 보편주의란 ?

    '성찰적 보편주의' 입장을 견지하는 발리바르는 <보편적인것들>이라는 저작에서 모든 보편주의를 그것이 설립되고 현실의 제도로 구축될 때 특수주의라는 대립물로 전환하지 않을 수 없으며 동시에 근대적 특수주의자들이 스스로를 늘 보편주의의 구현으로 제시되었다는 점에서 보편주의 대 특수주의라는 안이한 구도로는 현실을 올바로 파악하거나 표상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 '정교화된 보편주의'라고 부르는 사이먼 톰슨과 폴 호킷은 "개별 사례들 간의 차이에 민감하고자 진지하게 시도하는 여러 보편주의, 그리고 차이들의 조정자적 역할을 할 수 있는 도덕적 힘을 지닌 어떤 특수주의는, 사실상 반대편 관점에서 바라본 같은 이론들"이라고 한다. (............)

    p378~379
    호네트의 인정이론 설명 중 사회비판의 근거와 투쟁의 동학을 외재적이거나 유토피아적인 구상과 이론이 아닌 전이론적 사회현실 및 그런 현실에 존재하는 규범과 이데올로기 내부에서 찾아 낸다. (................) 전이론적인 사회현실, 예컨대 전이론적인 억압은 원칙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그들이 보기에는 그 무엇도 그에 '관한' 담론에 앞서 존재할 수 없으며 담론이 진실로 무엇을 발생시킨다. 반면 호네트는 억압이 이론에 의해 '드러난' 객관적 상태이지 억압 담론에서 도출되는 순전히 지적인 구성 개념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비판적 사회이론에 앞선 현실을 포착하고 재구성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 2023-03-29 17:45

    안녕하세요.
    지난 시간에 저의 우생주의적 무의식을 일별하고 깜놀했는데요.
    이번 주에는 조금씩 이 책에 설득 당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기결정권에 대한 부분에서 마치 심봉사가 눈을 뜬 것처럼 시야가 선명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각자의 경험-앎에서 공백이 있을 수 밖에 없으니 결정과정에서 서로의 판단과 의견을 소통하고 조율해야 한다. 그러려면 공동의 감각과 역량을 개발해야 한다. 이 과정이 힘들다는 이유로 생략하거나 당사자를 배제하는 것은 자기결정권 침해이다.’
    위 내용에 따른다면
    평생 얼마나 자기결정권을 침해 당하고, 침해 하면서 살아왔는지 아득해 지면서 부끄럽고 한편 억울하기가 짝이 없었습니다.
    또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7장에서 ‘무엇에서 벗어나 자유로우려면 언어가 태생적으로 취할 수 밖에 없는 이분법을 벗어나야 한다’고 언급한 부분입니다. 이 부분은 언어와 상징에 매인 개념적 세계에서 벗어나 쌩-현실을 자각하라는, 불교의 중도 사상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수행이 아닌 공부로도 개념과 이론들을 끝까지 밀고 나가면 탁 트이는 경지가 오기도 하는가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시간에 문탁 선생님이 공부에 길이 있다고 하신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근데 공부가 함듭니다… ㅠ

  • 2023-03-29 17:55

    1. 낸시 프레이저의 지위 모델에서 이해 안 되는 부분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p. 219
    “결국 그녀에게 ‘인정을 필요로 하는 것은 집단 특정적인 정체성이 아니라 사회적 상호작용의 완전한 참여자로서 개별적인 집단 성원들이 갖는 지위’다. 그리고 인정 정치는 ‘참여 동등’을 저해하는 문화적 가치의 제도화된 패턴들을 해체하고, 이를 동등한 존재로서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패턴들로 대체하는 것들 목표로 한다. 프레이저는 이를 인정의 지위 모델이라고 부른다.”
    p.220
    (낸시 프레이저가 정체성 모델에 대해서 비판하는 이유 중 하나가 잘못을 일종의 심리학적 차원으로 만드는 경향) “개입이 필요한 지점은 억압받는 자의 자의식이나 억압자의 편견이 아니라, ‘외부적으로 분명히 드러나고 공개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어떤 사람의 완전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지위에 대한 방해물’인 것이다.”

    2. 도쿄대학 교수인 구마가야 신이치로가 자립을 새롭게 정의하는 내용이 크게 와 닿았습니다.
    P.319
    “자립은 ‘의존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의존할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세상이 장애인용으로 돼 있지 않으니 장애인은 의존할 수 있는 것이 무척 적습니다. 장애인이 너무 의존하는 게 아니라 의존할 게 부족하기 때문에 자립이 어려운 겁니다.”
    => 비장애인을 위한 자원이 훨씬 많은 사회에서 비장애인은 자신에게 필요한 자원을 적절하게 끌어다 쓸 수 있는 반면(그래서 비장애인은 마치 의존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처럼 보여지는 반면), 장애인은 의존할 것이 적기 때문에 자립이 어려운데 장애인만 유독 ‘의존하며 살아가는 , 자립이 불가능한 존재’로 취급하는 사회.
    한편으로는 민폐를 극도로 경계하는 신자유주의 각자도생 사회에서 ‘나이듦’이라는 건 민폐와 의존을 전제로 할 수밖에 없는 길이기에 저 문장이 저에게 힘을 주는데, 동시에 나이 들어가는 나는 의존할 것을 충분히 갖고 있는지?? 불안감이 몰려오네요.

    3. 한국 사회에서 노인은 어떻게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고 정치적 주체가 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당장 떠오르는 건 태극기 부대네요(아흑). 청소노동자들이나 경비노동자들의 투쟁이 있는데 노인이라는 정체성보다 노동자 정체성 정치로 보아야 할지요? 아님 노인x노동자(교차성) 정체성 정치일까요?
    ‘노인 시위’로 검색해보니 최근 중국 일부 지역에서 노인들 수천 명이 시위를 했다는 뉴스가 뜨네요. 코로나로 건강보험기금 적자가 나자 노인들의 의료보조금을 깎으려고 하고 있고 여기에 반발하는 노인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네요. 한국에서도 노인들의 정체성 정치- ‘노인’이라는 집단적 동일성에 기반한 정치가 가능할지 아니면 계속 복지의 대상으로만 여겨질지...

    4. 저자는 성년 후견인 제도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성소수자 운동에서는 성년 후견인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 있어요. (두 의견이 대립되는 것은 물론 아니고요.) 파트너가 나의 법적 보호자가 될 수 없는 상황에서 내가 늙거나 병들어서 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 됐을 때 파트너가 나의 보호자가 되게 하려면 임의후견제도를 활용하라고 합니다. (<이쪽 변호사가 알려주는 동성커플을 위한 실용법률 가이드북>)

  • 2023-03-29 18:30

    저는 당사자주의와 자립이 오버랩되어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두 가지 이데올로기가 집단이나 개인이 각자의 문제나 삶은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것이라는 상식을 만든 게 아닌가,
    그렇게 사는 삶이 다들 버거운데도 꾸역꾸역 살아내면서 조금이라도 나의 이익을 해치는 순간이 오면 혐오의 감정으로 돌변하게 만드는 스위치가 되어서 서로가 연결되어 있다는 걸 돌아보지 못하게 하는 게 아닌가 고민을 해봤습니다.

    비장애인 청년, 장년, 노년의 삶 모두 사회의 기준(!)에 맞는 자립을 해내야 한다는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청년들의 경우는 거의 공포에 가까운 감정으로 그것들과 맞닥뜨리고 있는 게 현실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자가 말하는 연립- 홀로서기도 의존도 아닌, 함께 서는 삶의 실험은 장애인, 비장애인의 공동의 궁극적 과제인 것 같습니다.

  • 2023-03-29 18:46

    질문 모음

  • 2023-03-29 19:08

    8장~9장 발제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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