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차공지 - 말년성은 자발적 망명이다 ( <말년의 양식에 관하여> 1차시)

문탁
2022-04-19 19:43
255

1. 이게 뭥미?

 

, 싶으시죠?  하하

 

1장을 펴니 사이드가 베토벤을 분석한 아도르노를 경유해 '말년성'을 탐색하고 있는데

그 사이 사이 세익스피어, 소포클레스, 베르디, 램브란트, 마티스, 바흐, 바그너가 등장하고, 갑자기 입센이 나타나더니 토마스 만을 경유해 베베른과 쉰베르크가 주요하게 참조되고 , 아도르노와 루카치의 변증법적 관계^^가 설명되면서 프루스트, 슈트라우스, 람페두사, 비스콘티 등이 나열됩니다.

 

아, 물론 베토벤은 알아요. 하지만 어떤 사람은 이름만 들어봤고 또 어떤 사람은 처음 듣기도 합니다. 사람이름인지, 지명인지, 과자 이름인지도 헷갈려요. ㅋㅋㅋ (저도 그랬시유^^) 글구 베토벤을 안다고 하더라도 상식적인 수준으로 아는 거지 그의 음악을, 특히 여기서 언급하고 있는 그의 말년의 음악을 잘 안다고 하기도 어려워요. (혹시 우리 중 숨은 음악 고수가 계실까요? 그럼 세미나가 훨씬 수월해질텐데....ㅋㅋㅋ)

 

게다가 키케로를 통해 , '자기 향유로서의 이상적 노년(말년)'에 대해 배웠는데, 이제 그것과 영 딴판인 듯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으니 어디서부터 어떤 감을 갖고 읽어나가야 하는 건지, 당최...쩝!!!................. 이런 느낌이시죠?  

 

 

2. 시의성과 말년성

 

그렇다면 1장의 두 개념을 유심히 보면서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시의성(timeliness)과 말년성(lateness)!

 

시의성은 우리가 잘 아는 개념이에요. 그리고 지난 시간까지 우리는 나이듦을 시의성과 연관하여 생각하기도 했어요.

계절에도 사시사철이 있듯이 인생에도 봄-여름-가을-겨울이 있으니 잘 나이든다는 것은 인생의 가을과 겨울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다시 말해 시의성이란 "시간에 맞게 늙어가는 것"(27)! 네, 바로 그거에요. (장회익 선생님도 고미숙 작가님도 그런 이야기를 했죠?)

 

그런데 사이드는 말년에, 마지막 연구주제로 아도르노의 '말년성' 개념을 탐구합니다.

말년성은 시의적절하지 않음이지요. 수렴과 조화, 원숙으로 가야하는 위대한 예술가(예를 들면 베토벤)의 말년 작품이 오히려 균열과 부조화, 퇴행, 모순에 점철되어 있다는 것이에요. 도대체 왜? 

 

아마 사이드는 아도르노의 말년성에서 평생 그의 주제였던 '망명의 형식'을 발견한 듯 합니다.

아, 그럼 사이드의 '망명성'을 좀 알아야해요.  일단 사이드가 좋아했던, 그리고 자주 인용했던 12세기 빅토르 위고(이반 일리치도 이 사람에게 주목했었죠^^)의 글을 읽어봅시다. 

 

"자신의 고향에서만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은 여전히 유약한 초심자이다. 모든 대지를 자신의 고향으로 느끼는 자는 이미 강하다. 그러나 전세계를 타향으로 여기는 사람이야말로 완벽한 사람이다. 유약한 영혼은 세계 안의 한 곳에 자신의 사랑을 고정시킨다. 강한 사람은 그의 사랑을 모든 곳으로 확장한다. 완벽한 사람은 사랑을 소멸시킨다." (<다시 에드워드 사이드를 위하여>, 앨피, p89에서 재인용)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에드워드 사이드는 에드워드라는 영어 이름과 사이드라는 아랍(팔레스타인) 성이 말해주듯이 평생 '사이-존재'로 살았던 사람이지요.  어린시절, 갈릴리 호숫가로 소풍을 나가 놀던 까무잡잡한 아랍 소년은 2차 세계 대전 이후의 시오니즘의 등장과 더불어 난민이 됩니다.  이집트 카이로로 이주했지요. 계급적 특권 때문에 피난민 수용소에 정착하지 않고 대신 영국인이 운영하는 명문 사립학교에 다녔지만 퇴학당했고, 나중엔 미국으로 건너가 대학을 다닙니다. 이후 뉴욕에서 살게 됩니다. 그런데 그 사이 카이로에 살고 있던 가족도 1952년에 나세르 혁명과 아랍민족주의의 여파로 레바논으로 이주합니다.  즉 제2의 고향인, 카이로에서도 추방당한 것이지요. 

 

그런 출애굽의 고통.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망명자로서의 위치. 그것이 그를 자민족중심주의나 국가주의, 식민주의, 애국주의 등의 억압적 담론들을 예리하게 볼 수 있게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 유명한 <오리엔탈리즘>이나 <문화와 제국주의>가 탄생한 거구요.

 

하여 이제 어쩔 수 없이 겪게 되었던 추방의 경험은 '자발적 망명'이라는 정치적 태도로, '세속적(wordly) 비평'이라는 저항의 양식으로 나타납니다. 늘 다시 읽어야 할, 제가 무지 사랑하는 사이드가 되어가는 거지요.

 

 

 

 

3. 아도르노...는.....음...

 

음, 이제 아도르노도 좀 알아야 하는데.....음....걍 건너뛸까요? 하하하

인터넷에서 최소 정보만 좀 얻는 걸루다가.

아도르노, 조금 인용된 것도, 참 읽기 어렵네유...ㅎㅎㅎ

 

그럼...우리가 할 일은?

일단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텍스트를 꼼꼼히 여러번 읽어봅시다.

책에서 인용하고 있는 그 수많은 사람과 작품을 다 몰라도....................그의 논지를 파악할 수는 있어요.

그러니 주눅들지 말고, 나의 지성과 사이드의 지성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믿고, 천천히 꼼꼼히 읽어봅시다.

아, 벌써 그렇게 이미 읽으셨겠구나, 낼이 세미나이니.

 

메모조, 힘 내시구요.

모두 낼 줌에서 봬요.

 

 

피에쑤: 틈틈히 영화는 다 보고 계시죠?

댓글 5
  • 2022-04-19 20:21

    저는 40대가 시작되며 자발적 고립(?)을 선택했다가 아니다.. 싶어서 함께 공부하며 행복하게 나이듦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발적.. 망명.. 이라니.. ㅎㅎㅎ

  • 2022-04-19 20:38

    대학때 '철학연구회'에서 때로는 이해하지 못하는 난해한 공부를 했드랬습니다~ 그 후 수십년이 지나 다시 '자발적 혼돈'의 세계로 들어선듯합니다. 아무튼 읽어 내야겠지요? 참조 작품 찾아보고 들어보다가는 한 계절이 갈듯하여 답답하지만 그냥 넘어갑니다. ㅠㅠ

  • 2022-04-20 08:31

    메모 올립니다. 이따 뵐께요~

  • 2022-04-20 11:27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많이 어렵지만, 첨엔 당황했지만..... 재미있었습니다.

  • 2022-04-20 19:38

    급히 완성해서 오타확인도 못하고 일단 첨부합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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