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차 공지> 생명이란 무엇인가 (2차시) - 발제와 메모, 질문 올려주세요

문탁
2023-04-17 08:23
214

이번주에는 지난 주에 이어 <생물과 무생물 사이> 뒷부분을 합니다. 잘~~ 읽어옵시다.

 

 

1. 세미나에 대하여

 

 

 

단톡방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문탁 모든 세미나의 기본은 읽기와 쓰기입니다. (아니, 인문학의 기본이 그렇습니다)

꼼꼼하고 치밀한 독해, 맥락적인 독해가 가장 중요합니다. 텍스트가 발신하는 메세지를 제대로 수용하는 것이 모든 공부의 출발입니다. 요약, 발췌, 발제는 그것을 위한 훈련이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가장 반복적으로 훈련해야 하는 글쓰기가 요약, 발췌, 발제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은 질문입니다. 여기서 제가 말하는 '질문'이란 저자의 맥락과 독자의 맥락이 충돌하면서 생기는 새로운 종류의 문제제기입니다.  물음을 잘 던지면 자기 삶의 다른 출구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저의 지론이기도 합니다. 

 

세미나 시간이 제한적이니까 늘 충분히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이 저도 아쉽습니다.  계속 더 좋은 방법을 찾아봐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좀 나아질거라고도 생각합니다.  당분간은 못다한 이야기를 후기 댓글을 통해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세미나 이후 자기 생각을 조금씩이나마 정리해나가면 나중에 남는 것도 훨씬 더 많고, 글쓰기도 훨씬 더 쉬워집니다.  진짜입니다. ㅋㅋㅋㅋㅋ

 

 

 

2. 이제 '씨앗문장' 쓰기를 슬슬 준비하셔야 합니다. ^^

 

 

 

작년 이맘때... 많은 분들이 도대체 '씨앗문장쓰기'가 뭡니까? 라는 질문을 많이 하셨던 것 같아요.

우리 글쓰기가 시즌1은 씨앗문장쓰기, 시즌2는 리뷰쓰기, 시즌3은  주제에세이입니다. 이 중 시즌1 씨앗문장쓰기는 시즌2 리뷰쓰기의 전단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씨앗문장은 그 글 전체의 핵심적인, 혹은 변곡점이 되는 문장입니다. 역시 독해가 핵심입니다. 다시말해, 씨앗문장쓰기를 하는 이유는 텍스트를 자기 식으로 끌어오는 게 아니라 텍스트 안으로 들어가는 것, 더 깊숙히 들어가기 위해서입니다.  "자신을 저자의 입장으로 위치시키는 행위"(에드워드 사이드) 인 것이죠.  자의식을 버리고 텍스트의 맥락과 태도, 감정, 수사학적 전략들 속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우리는 저자와 대화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번 시즌에 <살림비용>(자전에세이), <장애학의 도전>(담론), <생물과 무생물사이>(생물학), <아주 편안한 죽음>(애도), <각자도사사회>(비평), 이렇게 총 다섯권을 읽습니다. 그 중 자신에게 가장 삘을 준 한 권의 책을 선택하십시요. (다음 시즌 리뷰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텍스트에서 저자의 문제의식이 가장 잘 드러나 있는, 혹은(그래서) 자신의 지평을 넓혀준, 망치로 뭔가를 세게 맞은 것 같은 씨앗문장을 뽑습니다. 그리고 그 씨앗문장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인지 개요를 3~5줄 작성합니다. 그리고 이제 구조를 짜고 글을 쓰시는 것입니다.  우리 분량은 3쪽 정도입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차차 하기로 하고...

 

우리의 친구, 북드라망 출판사 블로그에는  <나는 글을 왜 쓸까>라는 제목의 다음과 같은 글이 있습니다. 이 글도 우리가 씨앗문장쓰기를 하는 이유를 어느 정도 알려줍니다.

https://bookdramang.com/868

 

 

그러나 씨앗문장쓰기에 대해 더 확실하게 감을 잡기 위해서는 샘플을 보는게 가장 좋겠죠?

다행이도 우리에게는 작년의 학인들이 쓰고 고치고, 또 고치고, 또또 고쳐서 발표한 씨앗문장 쓰기가 있습니다. 지금 우리랑 함께 공부하는 미정샘, 해성샘, 경희샘, 지영샘, 효진샘, 신혜샘의 글도 있습니다.  링크를 걸어드릴테니 틈나는 대로 작년의 씨앗문장쓰기의 최종본을 검토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훨씬 더 감이 잡히실 거에요^^

 

 

씨앗문장쓰기 읽어보기(댓글에 각 학인의 최종본이 올라와있습니다)

https://moontaknet.com/?pageid=3&page_id=8646&mod=document&uid=36402

 

 

작년 씨앗문장쓰기 발표현장 풍경보러가기

https://moontaknet.com/?page_id=8450&mod=document&pageid=1&keyword=%EC%97%90%EC%84%B8%EC%9D%B4&ddd=da&uid=36485

댓글 10
  • 2023-04-17 16:51

    벌써 씨앗문장이 쓸 시간이 다가오다니요. 갑자기 빨라지는 심장박동과 도망가고 싶은 충동을 저만 느끼는 것은 아닌거겠죠...?^^;
    문탁샘이 링크해주신 <나는 왜 글을 쓰는가>를 읽으니, 나에게 글쓰기는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생물과 무생물사이]를 다 읽고 나니 이건 진짜 [동적평형]과 이어지는 내용인 것 같더라고요. 저자가 생물을 단순히 움직이는 것, 혹은 자기복제가 가능한 것으로만 규정지을 수 없다는 이유를 알 것도 같았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생명'이라는 것에는 단순히 '내가 살아있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생명은 기이하고도 위대한 그 무엇... 계속되는 생성과 소멸안에서도 조금의 빈곳도 없는 평형상태를 유지하는, 그러나 그것은 정지되어 있거나 박제되 것이 아닌 계속적으로 교체되고 흐르는 상태 속에서 유지되는 것이라는 것. 그렇게 본다면 광활한 우주 속에서 나는 우주의 동적 평형을 이루는 하나의 점일수도 있다는 것.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다보면 허무주의와 맞닿게 되어버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게 흐르는 시간과 동적평형을 이루는 우주안에서 나는 왜 애쓰나...?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인가...?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 어리석어보이는 그런 물음들과 만나버리게 되었습니다.

  • 2023-04-18 23:49

    접힌 색종이(전체의 1/3을 제거한 유전자를 예로 들면서 비유한 표현). 처음에 저는 이것을 장애가 나타나는 원인으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구를 생물에서 무생물까지 이어진 하나의 생명체라고 본다면, 인간의 어떤 행위(들)로 인해 지구라는 생명체를 다른 길로 인도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등장도 결국 인간이 만들어낸 다른 길이었을지도...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는 ‘이제 코로나19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을 것’이란 예상이 주류였는데, (제가 보기엔) 빗나간 예상이 아니었나 싶어요. 이렇게 살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방법론에 부딪혀 대세에 휩쓸려 살아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우리는 이제 마스크를 벗었습니다(물론 미세먼지 때문에 여전히 꼭꼭 마스크를 쓰지만요). 백신을 만들고, 기꺼이 마루타를 자처한 인류는 승리한 걸까요?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질서를 파괴해야만 한다. 즉 시스템 내부에 불가피하게 축적되는 엔트로피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선수를 쳐서 앞의 것을 파괴하고 배출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157쪽) 개인적으로 근래 몇 년동안 변화를 겪으며(현재 진행형) 내 몸과 마음에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런 문구를 발견. 나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과거의 질서를 파괴해야 하는 것은 생명의 원리로부터 이어지는 삶의 원리구나, 느꼈습니다. 이 부분을 포함해 이 책에 서술된 생명의 모습이 대체로 그랬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모든 생명들은 '때'를 알고, 그에 맞게 사는데 사람만이 그것을 거스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늙지 않으려는 과도한 시도들, 상보성을 잃어가는 각자도생사회.... (자꾸 인류는 심판 받고 멸종하리라...는 결론으로 가버려서 마무리를 못 하겠어요 ㅠ.ㅠ). 여하간, 반생명으로 치달아가는 듯한 우리(사회)의 방향을 어떻게 돌려야 할지, 거기까진 답을 못 내더라도 어떤 입장을 갖고 대해야 할지...?

  • 2023-04-18 23:52

    D조는 생물과 무생물 사이 나머지 부분을 정은샘과 저, 두 사람이 발제만을 나누어 하기로 하였습니다. 정은샘이 8장~11장까지 발제를 해주시고 후기를 담당하시기로 하셨습니다.
    제가 한 12장~15장 발제글 올립니다.

    p234쪽 "녹아웃된 조각은 완성된 전체로부터 제거된 것이 아니다. 시간에 따라 가지가 나고 또 성장해가는 그 순간 우연에 의해 만들어지지 못한 것이다. 녹아웃된 불안전한 조각은 전체가 완성된 다음 부분을 잃지 않았다. 시간 흐름의 한 지점에서 출현하고 그 후의 상호작용으로 편입되어 간 것이다."
    이 부분을 깊게 풍성하게 이야기 나누어 보고 싶습니다.

    • 2023-04-19 03:49

      아이고 일찍 올려주셨네요. 정은샘은 9장부터 11장까지 발제하시는거죠? 3쪽 이내로 해주시면 좋을듯해유^^

      • 2023-04-19 08:46

        네, 정은샘이 9장~11장 발제해주십니다.

  • 2023-04-19 10:38

    세포와 신체의 구성성분이 서로 상호작용을 하여 일정한 흐름을 만들어내고 이러한 안정성이 있기에 우리는 생명활동을 이어간다. 분자나 아미노산 원자 단위에서 어떻게 각각의 장기나 신체 곳곳에서 평형이 이뤄지는지 밝히는 것은 과학자들의 숙제가 될 것이다. 이들은 이러한 생명의 원리를 얼마나 이해하고 기술할 수 있을까? 신이치는 인간이 알 수 있는 지식의 범위에 대해 약간은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는 것 같다. 저자의 입장에 동의하게 된다. 내가 내 몸에 대해 얼마나 알 수 있을까? 의사들은 얼마나 많이 이해하고 진단과 처방을 내릴까? 책을 읽으면서 무력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나처럼 생명 작동원리에 대해서 완전한 이해가 없기 마련인 전문가들에게 얼마만큼 의존해야 할까도 고민하게 된다.
    (과학책이라 그런지 전 질문을 끌어내기가 어렵네요)

  • 2023-04-19 14:38

    <생물과 무생물 사이> 9장~11장 발제글 올립니다.^^

  • 2023-04-19 15:08

    다 읽고나니 ‘상황, 흐름, 진동, 적응, 가변성, 유연성, 시간의 흐름’ 같은 키워드들이 머릿속에 남네요. 이런 키워드들은 ‘고정, 불변, 명확한 실체’ 같은 단어들과 반대되는 단어들이고, 저 키워드들이 나이듦을 사유하는 데에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 같습니다.

    궁금한 건
    p. 230 에서 동적 평형의 유연성과 허용성이 통하지 않을 때가 생명을 “인공적인 위조품” 을 통해서 부분적으로 조작하려고 할 때라고 하면서 이런 경우 생긴 작은 공백이 돌이킬 수 없는 폐해로 확대된다고 말하는데요 예를 들면 어떤 것이 여기에 해당할까요?

  • 2023-04-19 17:20

    작가가 생소한 이름과 기호로 점철된 실험의 지난한 과정들을 통해 말해주려고 한 것은, 생명이라는, 나를 포함한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존재감을 구체적으로 느끼게 해주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읽는 내내 잔잔하게 때론 묵직하게 그런 감정과 감동을 내내 가졌습니다. 뭔가에 휩싸여 그 문제로 힘들 때, 내가 나로 존재하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구나 라는 걸 설명해주는 책을 읽으면 정말 도움이 되겠다 라는 생각도 잠시 해보았습니다.

    같이 생각해 보고 싶은 건,
    우위적 부작용 현상을 설명할 때, 처음부터 전혀 존재하지 않은 경우에는 동적평형계가 이를 보완하기 위한 시스템을 작동하는데 반해
    인위적으로 만든 부분적 결함 및 조작에는 미처 대비하지 못한 채 진행이 되고, 결국 이것이 네트워크 전체로 확산되어 회복 불가능한 치명상이 된다는 실험 결과가 나옵니다. 우리의 일상이나 삶에서 이런 우위적 부작용 현상이 어떤 것일까, 를 생각해 봤는데 딱히 상상력이 발휘되지 않아서 다른 분들의 의견이 듣고 싶습니다.

  • 2023-04-19 17:46

    15장을 읽으면서 기계에는 시간이 없고, 완성된 전체 중의 일부를 분리해서 제거하거나 교환하는 일이 언제나 가능하고, 필멸하지 않는 시간조건 속에 있다. 반면 생물에는 시간이 있고, 직선(불가역적)의 시간의 흐름이 있고, 필멸하는 존재라는 것을 통해 기계의 시간과 인간의 시간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녹아웃된 불완전한 조각은 전체가 완성된 다음에 부분을 잃은 것이 아니다. 시간 축상의 한 지점에서 출현하고, 그 후의 상호작용 속으로 편입되어 간 것이다." (p.234)
    "'정상'이란 결여에 대한 다양한 연쇄적 응답과 적응, 즉 반응의 귀추에 의해 만들어진 또 다른 평형의 모습인 것이다." (p.235)

    위 필사한 내용을 읽으면서 완성된 전체에 대한 상이 내 안에 실은 크게 자리잡고 있지 않았나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나에게도 완성된 전체에 대한 환상이 있고, 그것을 이루는 부분들을 고치고, 바꾸면 전체가 유지될 거라는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결여에 대한 상보성, 합성과 분해의 리듬과 적응, 응답과 적응에 의해 지속적으로 만들어진 '정상'이라는 범주의 탄생과 연결지어 생각해보게 됩니다.

    질문은
    위에 지현님 질문과 연결되기도 하는데요. 위 230쪽 필사해주신 문장에 대해 좀 더 이해해보고 싶고요. 거기에서 동적평형이 치명상을 입고, 엔트로피 상태에 이르는 과정들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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