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과 자기서사> 7회차-대반열반경- 후기

황재숙
2022-11-03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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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듦과 자기서사> 7회차 후기/ 『부처님의 마지막 발자취』/ 2022.11.04. 황재숙

 

Mercedes Sosa의 노래 ‘내 마음을 당신께 바치려고 합니다’를 들으며 침묵 가운데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저와 영애샘의 발제가 있었고 이어서 지영샘이 메모를 읽었습니다.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이라 쉽게 생각했다가 마가다국의 왕 ‘아자따삿뚜 웨데히뿟따(웨데히 아들 아자따삿뚜)’ 이름에서부터 어려움을 느꼈다는 미정샘의 말에 모두 웃음으로 공감을 표현했습니다. 내용이 잘 이해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다들 끝까지 읽었다고 하셨습니다.

 

이해가 쉽지 않았다. 지영샘 메모 글에 동의한다. (효진샘)

똑같은 말이 반복되어 읽기 어려웠다. 다른 불교 경전을 읽을 때만큼 감동을 받지못했다. (윤경샘)

이해하기 어려웠으나 많은 이들이 승가 공동체에 모여 영성수련을 했다는 것과 부처님이 돌아가신 후에도 오랫동안 그 전통이 유지된 것이 놀랍다. 승가 공동체 안에 계율이 존재한 것에 관심이 갔고, 지금 이 시대에는 어떤 계율이 필요할까 질문해 봤다. (해성샘)

부처님은 35살 젊은 청년으로 완전한 깨달음을 이룬 다음 다섯 제자를 대상으로 첫가르침을 펼쳤다. 이후 45년간 이곳저곳 수많은 도시를 돌며 가르침을 펼쳤고 열반 직전까지 자신이 할 일을 다 했다. 몸은 점점 쇠약해져 갔지만 가르침을 멈추지 않았다. <붓다 평전>과 같이 읽으면 이해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불교 경전이 어렵고 양이 너무 많다. 부처님의 생애를 놓고 필요한 경전을 읽으면 좋겠다.

“바다나 호수나 못을 건너려고

사람들은 다리를 만들거나 뗏목을 묶지만

지혜로운 자들은 이미 건넜다.” (45쪽)

이 감흥어가  기억에 남는다. (문탁샘)

법구경 공부를 한 덕에 용어가 낯설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해가 쉽지는 않았다. ‘찬나 이야기’에서 그 사람에 맞는 방법으로 깨달음으로 이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임종 직전에 마을 사람들을 부른 것이 의아하기도 했으나 마지막 순간까지 다른 사람에게 주의를 기울이는 마음 이 느껴졌다(미정샘)

제목은 ‘부처님의 마지막 발자취’인데 부처님 가르침 전체의 핸드북 같다. 마지막 발자취가 아니라 모든 발자취 같다. 제 느낌은 깨달음보다 세속에서 할 일이 너무 많다는 걸 일깨워주는 가이드라인 같았다. (언덕샘)

불교 관련 책을 한번 읽고 싶었는데…내용이 어려웠다. 다른 책들은 어떤가? (신혜샘)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있다. 초고령화 시대를 맞고 있다. <나이듦 연구소>를 생각해 본다. AI를 상대로 외로움을 달래는 노인들이 생겨나고 있다. 나이듦 관련하여 담론도 구성해야 하고 한편으로는 반듯이 수행이 필요하다. <부처님의 마지막 발자취>를 읽고 감동적인 마무리를 기대했으나 많은 내용을 압축해서 담고 있는 이 책을 한번에 다 읽고 소화하기는 쉽지 않은 일 같다. (문탁샘)

 

그날 나누지 않은 이야기를 덧붙이고 싶다. 부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늘 한적한 숲속에서 머물기를 권하셨다. 승가 공동체가 머문 곳을 도시라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 마을에서 멀지 않은 조용한 숲을 가장 적당한 장소로 여겼는데, 그 까닭은 탁발에 있다. 깊은 숲속은 수행하기에 좋은 장소이지만 마을에서 멀면 탁발 다녀오는데 오전 시간이 다 간다. 더운 날씨에 체력 소모도 커서 수행할 시간과 기운이 남지 않게 된다. 그렇다고 마을 가까이 지내면 계·정·혜 3학을 닦는데 어려움이 크다. 초기승가공동체는 하루 한 끼만 탁발해 온 음식을 먹었고 오후에는 음료수(우유, 건더기가 있는 생과일주스는 안 됨) 외에는 음식을 취하지 않았다. 지금도 미얀마, 태국 같은 곳에서는 이 전통이 지켜지고 있다. 우리나라 스님들은 탁발하지 않기에 깊은 산속에 머물러도 불편한 것이 없다.

부처님은 한곳에 머물지 않으셨고 여러 지방(도시)을 떠돌아다니셨으며, 재가자들을 멀리하지 않으셨고, 그들이 원할 때는 언제든 찾아와  가르침을 들을 수 있는 분이셨다.  부처님의 마지막 발자취에서도 그런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재가자들은 기쁜 마음으로 부처님과 승가공동체에 공양을 접대했고, 부처님과 스님들은 법을 설해 그들을 기쁘게 하셨다. 

이 책이 어렵게 느껴진 가장 큰 이유는 부처님과 출가자들이 추구하는 것과 세속에 사는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출가자는 집에서 집 없는 곳으로 떠나 생활하고, 부처님처럼 부모, 아내, 자식을 두고 숲속에 머물며 홀로 수행정진합니다. 반대로 재가자들은 감각적 욕망을 추구하여 집을 장만하는데 힘을 쏟고, 아내(남편)를 만나 자식을 낳는 것을 행복으로 여긴다. 출가자들은 재물을 지니지 않고 탁발한 음식도 남으면 저장하지 않고 버리는데, 재가자들은 재물이나 음식이 많아도 더 많아지길 원합니다. 이렇게 모든 것이 정반대라서 세속에 사는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것 같다.
다른 하나는 이 책이 부처님의 원음을 기록한 것이라서 지금과는 말법이 다른 것도 그 이유가 될 수 있다.
초기불교가 우리나라에 전해지기 시작한 것 1990년대 후반이었다. 몇몇 사람이 공부모임을 만들어 공부하다가 그 중 몇 사람이 미얀마에 가서 수행을 시작했다. 그분들이 돌아와 가르침을 편 것이 2000년 즈음이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에 초기불교가 전해진 것은 이제 겨우 20년을 넘었을 뿐이다.
좀 더 쉽게 쓰여진 불교 책은 경전 보다 더 많이 있다. 처음 접하는 분들은 부처님의 원음을 기록한 니까야 보다 근현대에 쓰여진 책을 먼저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황재숙)

 

▣ 공지 사항

⑴ 11월 27일 에세이 발표를 단짠 글쓰기 모임과 같이 했으면 합니다. 9시 30분에 단짠 에세이 발표를 하고, 우리 팀 발표는 12시부터 시작할 생각입니다. 가능하면 9시 30분까지 오셔서 단짠 에세이 발표에 함께 해주세요.

⑵ 다음 주에는 에세이 초고를 A4 1장 분량으로 써오세요. 제목, 전체목차, intro까지 써 오시기 바랍니다.

댓글 5
  • 2022-11-04 10:08

    세미나 마무리로 채택(?)된 얇은 책이 반가워서 가벼운 마음으로 펼쳤다가 큰 코 다쳤습니다.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한 참고서(?)가 몇 권이 더 필요할 듯.
    발표 중간중간에 문탁샘이 해주신 보충 설명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초기불교 공부를 그간 해왔던 재숙샘이 메모를 맡아주셔서 그나마도 가닥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설명하셔야 할 내용이 엄청 많으셨을것을 잘라내시는 것이 어려웠을 것이 짐작됩니다. 기회를 만들어 초기 불교 공부를 본격적으로 해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어려운 마지막 세미나를 마쳤답니다.

    머리를 쥐어짜는 긴 공부를 무사히 마친 우리 모두와 저를 쓰담쓰담 격려하고 싶네요.
    그런데 더 머리를 뜯어야하는 글쓰기가 남아있어 걱정이 태산입니다.

  • 2022-11-04 10:52

    이번 발제를 재숙샘과 영애샘께서 맡아주셔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릅니다. 전 불교 경전에 대한 지식이 거의 전무한 상태라, 법구경도 처음에 읽었을 때는 많이 어려웠었어요.. 탑묘에 대해서도 재숙샘께서 발제하실때 '탑묘를 이런 형상으로 오해할 수 있다'라며 자세하게 설명해주셨는데, 제가 딱 그런 경우에 속했더랬습니다. 하 하하;;.. 발제문에 담아주신 추가 자료와 재숙샘의 세부 설명이 많은 도움 되었습니다. 요즘 제일 바쁘신 것 같은 두 분이신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성스레 작성한 발제문으로 무지한 도반을 이끌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어제는 법구경 인연담과 주석을 읽는 도중에 [부처님의 마지막 발자취]에 나왔던 내용이 똑같이 나와서 넘 신기했어요. 어쩜 이 타이밍에?..ㅎㅎㅎ 법구경에서도 방일하지 않음, 새김에 대한 게송이 제일 좋았고, 거의 대부분의 게송에서도 불방일이 주요 맥락으로 느껴졌었는데, 이 책에서는 '마음챙김과 알아차림'에 대한 부분을 부처님의 말씀으로 접할 수 있어서 더 잘 와닿았습니다. 세미나 시간에서도 같이 얘기 나누었지만, '스스로를 귀의처로 삼아라'는 말씀도 꼭꼭 담아두고 싶었고요... 책의 분량은 적었지만 내용을 소화하기는 어려웠고, 부처님의 마지막 시간을 읽긴했지만 여기에서 뭘 깨달아야했을까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문탁샘 말씀처럼 불교에 대해 약간 맛본 것으로 만족하려고요. 중간중간에 꼭꼭 제 마음에 새기고 싶었던 부처님 말씀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 2022-11-04 12:35

    재숙샘, 발제하실 때도 많이 배웠지만 후기도 고맙습니다.
    출가와 재가 라는 전제가 다른 데도
    직접 제 삶 안에서 연상했던 것이 어쩐지 성급했다는 느낌이 드네요.
    어차피 한 번만 읽을 책은 아닌 것 같아요..
    저는 이 책으로 불교경전을 처음 만났는데
    쉽게 풀어놓은 책들을 먼저 보기 전에
    원음부터 접한 것이 더 다행인 것 같습니다.

  • 2022-11-04 21:33

    재숙샘 고맙습니다. 발제하신 내용 보면서, 그게 그런 뜻이었구나 깨달으며 배웠는데, 후기에서도 많이 배웁니다! (배꼽인사)
    저는 이번 시즌 책을 볼 때 상대적으로 치열함이 덜했습니다. '마음챙김과 알아차림(p55~57)'을 다시 읽다보니, 제 마음이 머문 곳에서 고요히 있지 못하고 이리저리 헤매인 탓인가 싶네요. 메모에 쓴 것처럼 낯선 용어들이 걸림돌이긴 했지만 읽고 또 읽었다면 제 마음이 마냥 복잡한채로만 남지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뒤늦게 합니다. 챙겨야할 마음이 어디론가 다 흩어져버린 줄도 모르고, '나는 경전과는 영 인연이 아닌가보다'하는 섣부른 생각만을 한 저를 반성하며...... (반성한다면서도 후기에 머물러야 할 마음이 에세이 쓰기 싫...아니 어떻게 쓰지... 라는 생각으로 날아가버리네요.) 저는 아직 멀었습니다.

  • 2022-11-08 07:13

    "나이듦과 자기서사" 마지막 세미나를 재숙샘과 영애샘의 발제를 하셔서 우리 세미나가 마지막까지 든든하게 이어진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제작년 아주 살짝 부처님의 말씀을 접하고 또 잊고 있었다가 이번에 얇지만 불교초기경전을 원음으로 읽으니 좀 어려웠어요.
    제가 젤 힘든 부분은 똑같은 말의 반복이었는뎅 재숙샘이 재가자와 출가자의 입장차이란 말에 뭔가가 훅 지나간 느낌이 듭니다.
    저는 출가자의 마음으로 공부를 해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물론 지금은 처음 공부를 시작한 4년전보다 많이 변했지만
    그럼에도 재가자의 마음이 많이 남아 내 가족, 내 집, 내 재물.....이런것들이 우선이었던것 같습니다.
    출가자의 마음이란게 무엇일까? 앞으로 공부하는데 마음에 깔아두고 해야될 듯 합니다.
    후기글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쭉~~~욱 정진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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