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과 자기서사> 시즌2 개강공지 - 내가 늙어버린 '그 순간'은 언제일까요?

문탁
2022-06-15 10:32
207

드뎌 시즌2 개강날이 닥쳤네요. 시즌1 에세이 발표가 엊그제 같은디^^

 

 

원래 시즌 사이 방학은 좀 놀아야되는디, 전, 음, 그동안은 좀 바빴어요. 팽목항도 갔다 오고 <어바웃 동물> 세미나도 시작하고, 환경영화제 영화도 챙겨보고, 이것저것 불가피한 네트워크 활동^^도 좀 하고....  그래서 이번 주는 좀 놀려고 작정했어요.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혼자서 조용히 하루 종일 책 읽는 거, 밀린 영화 보는 거, 산책 하는 거, 그게 제가 노는 방법이에요. 어제는 sf 소설, <천개의 파랑>을 읽었구요, 영화 <템플 그랜딘> (올리버 색스, <화성의 인류학자>의 주인공) 을 봤어요. 원래는 <기묘한 이야기>나 <레이즈드 바이 울브스> 시리즈를 정주행할까 싶었는데, 이제 넘 긴 것들은 시작하기 쫌 겁나더라구요. ㅋㅋㅋㅋ 아무튼!!

 

 

 

 

시즌2에 우리가 읽을 책도 네권입니다. 읽을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다음 주 첫번째 책은 <내가 늙어버린 여름>입니다. 어떻게 읽으셨어요?

전, 읽는 내내 깔깔거리기도 하고 깊이 공감을 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읽었습니다. 

70대 중반(으로 짐작되는)인 그녀와 저는 세대 차이가 있지만, 유럽/미국의 68세대와 한국의 (소위)386세대는 어떤 점에서 비슷한 역사적 경험을 했기 때문이 아닐까, 라고 혼자서 생각해봤습니다. 

그래서 저하고 비슷한 경험을 하셨을 재숙, 영애샘은 어찌 읽으셨을지, 또 저하고 세대 차이가 나는 효진, 미정샘 등은 어떻게 읽으셨을지 매우 궁금합니다. 또 성별이 다른 한스샘과 해성샘의 반응도요^^ (해성샘, 잘 돌아가셨죠?)

 

두번째 책은 (순서를 좀 바꿨습니다)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입니다.

원래는 우에노 치즈코의 <누구나 혼자인 시대의 죽음>을 읽으려 했는데 이 책이 절판되는 바람에 책을 바꿨습니다. 처음에 우에노 치즈코 책을 선택한 이유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늙음과 죽음을 들여다보자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런 의도를 (비슷하게) 살릴 수 있는 책으로 <새벽 세시의 몸들에게>를 선택했습니다. 나이듦 뿐 아니라 질병이나 돌봄에 대해 두루두루 이야기하게 될 것 같습니다.

 

세번째 책은 베스트셀러인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입니다.

지난번 시즌엔 분자생물학자의 책을 읽었는데 이번엔 뇌신경학자의 책을 읽어보겠습니다. 이 책은 제가 어머니의 뇌수두증 치매를 겪으면서 참고했던 텍스트입니다. 누구나 치매를 겪을 수 있고 또 그게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 하루 하루 뇌의 노화를 경험하잖아요? 한번 같이 읽어봅시다. 

 

글구 이 글도 한번 읽어보세요. 저의 간병블루스 중 <요양사를 며느리로 착각한 여자> 입니다. ㅎㅎ 

https://moontaknet.com/?pageid=2&page_id=8115&mod=document&category1=%EB%AC%B8%ED%83%81%EC%9D%98+%EA%B0%84%EB%B3%91%EB%B8%94%EB%A3%A8%EC%8A%A4&uid=30088

 

마지막 책은 (당시) 50대 중반이었던 남성철학자가 쓴 <늙어감에 대하여>입니다. 음, 여러분이 어떻게 읽으실지 진짜 궁금합니다.

어쨌든 홀로코스트의 생존자 장 아메리는 이것을 쓴 후 십년 후 <자유죽음>이라는 책을 쓰고, 일년 뒤 스스로 '자유죽음'을 선택해 목숨을 거두었습니다. 이번 시즌 우리 영화들(<씨 인사이드>, <더 파더>, <아무르>)은 아마 이 즈음 집중적으로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어쩌면 깔깔로 시작해서 우울로 끝날지도 모르는 이번 시즌, 그래도 한번 시작해볼까요?

그래도 우리에게는 우울로 시작해서 다시 깔깔로 끌날지도 모르는 시즌3이 남아있으니까요^^

 

 

 

피에쑤 : 첫날은 모두 한페이지 정도로 메모를 써보는 걸로 해요. 저자처럼 "내가 늙어버린 000"을 써오셔도 좋고, 아직 그럴 때를 못 만났다, 싶으시면^^ 그냥 간단한 리뷰를 써보셔도 좋겠습니다. 수욜 낮 12시까지 이곳에 댓글(파일첨부)을 달아주시면 됩니다. 그럼 담주에 봬요^^

댓글 10
  • 2022-06-15 10:57

    호기롭게 4권의 책을 한번에 주문하여 읽고있어요. 뭔말인지 모르며 읽고 있는 양자역학도 함께! 

    내가 늙어버린 여름은 맞아! 맞아! 어쩜! 공감하며 재미있게 읽었어요. 아마도 같은 시대를 건너왔기 때문이겠지요?

    시즌2가 은근 기다려지네요. 

    친구들의 '박사학위 딸거냐?'라는 핀잔 아닌 핀잔이 싫지만은 않구요~

    • 2022-06-16 08:13

      ㅋㅋ...아무래도 우리 식 학위를 만들까봐요.... ㅎㅎ

  • 2022-06-22 05:16

    내가 늙어버린 여름에 대한 감상입니다. 내일 반갑게 뵙겠습니다^^

     

    늙었다는 걸 절감한 그 여름 이후 저자에게 많은 변화가 생겼다.  그 여름 이전, 페미니스트 싱글 여성으로 독립적이고 자유롭게 살고 있다고 믿었던 그녀에게  타인의 시선이나 사회적 기준 등은 중요하지 않았다.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싱글로서의 삶에 만족했고 당당했으며 감정에 빠지거나 “정서적 타협”을 하는 것을 거부했다. 늙었음을 절감한 여름, 그  이후 그녀의 내면에 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본인이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그리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본인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외로움, 소외, 상실감, 두려움 등이 본인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자신이 상실감 억압하기 위해 먼저 배반하는 길을 택했음을 인정한다. 그리고 상처받기 위해 온전히 다가가지 않았다고 말한다. 과거의 중요한 사람들, 관계들, 사건들을 반추하며 당시에 온전히 마주하길 꺼렸던 상실감을 현 시점에서 맞닥뜨리고 슬픔을 몸으로 느낀다. 그리고 냉소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도 드러내며 그들을 포용한다. 묻어두었던 억압된 감정들을 하나씩 끄집어 내어 이를 그대로 느낀다.   

     

    처음엔 의아했다. 자신에 대한 주관이 뚜렷하고 또 세상을 보는 시각도 분명했던 사람이 갑자기 내면의 문제, 감정과 정서의 문제에 침잠하게 되었을까. 늙는다는 건, 노인이 되었다는 걸 절감하는 순간 내면의 문제에 더 집중하게 되는걸까. 즉 세계관, 정치적 지향, 그에 따른 개인적 신념 등에 집중하던 삶에서 감정의 동요나 불안함을 벗어나 정서적 안정으로 삶으로 전환하게 되는걸까. 아마 개인마다 노년을 겪는 방식은 다 다를 것이다. 저자의 경우 그간 방치해 두었으나 무의식적으로라도 본인을 힘들게 했던 것들을 찾아 그것과 맞닥뜨리게 되었을 것 같다.  피부가 늘어지고 성치 않은 치아가 늘어가고 관절엔 염증이 생기고 허리는 조금씩 구부정해짐을 느끼게 되는 노년. 저자의 경우 거기에 만성적으로 앓던 우울증까지 겹친다. 이러한 노화의 징후들을이 한편으로는 두려움과 무기력감을 가져다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성찰의 시간도 안겨준다. 내가 방치해 두었던 것들을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나이듦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저자가 그 여름 이후 겪었던 것 중 가장 인상이 깊었던 변화는 은퇴 후 (그 여름 이후였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자신이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파리로 되돌아간 것이다. 저자는 그 이유로 “뿌리”를 찾아간 것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본인의 마지막을 뿌리가 있는 곳에서 보내기로 했다. 그리고 미국에서 살 때의 “불완전함”이라는 느낌이 파리로 돌아온 이후 없어졌음을 암시한다. 이 대목에서 약간 의아했고 한편으로는 부러웠다.  그간 발견하지 못한 정체성을 고향 (국가 도시 마을 등)에서 찾게 되고 거기서 정서적인 안정을 얻을 수 있다는 게 놀랍다. 물론 단지 태어난 곳이기 때문만은 아니고 책에서는 얘기하지 않은 다른 이유들이 있을 수 있다. 나의 경우엔 사는 곳을 옮긴다고 해서 그런 변화가 일어날 것 같지 않다. 그리고 어떤 도시나 국가 그리고 그곳의 문화나 정치적인 분위기가 삶의 질과 내 정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어느 곳이든 불완전하고 결점투성이일 뿐이라는 약간은 비관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나는 돌아갈 안락한 고향이 있었던 저자가 부럽다. 5월에 오랫만에 한국을 방문했었다. 한달씩이나 한국에 머물렀던 것은 거의 13년만이었다. 너무 많이 변해 있었고 낯설었다. 한국의 젊은이들을 보면서 얘기를 나누어 보면서 그런 생각을 더 하게 된 것 같다. 내가 나이가 들었다는 게 현실적으로 다가왔고, 때론 내가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어떤 가치판단이 개입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의미에서 그런 걸 느낀 게 아니라, 내가 알던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었다. 내가 은퇴를 한 시점에 저자처럼 돌아가고 싶은 고향이 있을까. 아님 여기서 10년, 20년을 더 살게 된다면 이곳이 고향처럼 여겨질까.

  • 2022-06-22 11:33

    리뷰가 아닌것 같지만, 그냥 올립니다.

     

  • 2022-06-22 14:43

    이렇게 일기같은 글을 쓰는 게 맞을까? 하필 그 생각이 오늘아침에서야 들었지만... 어쩔 수 없는 시간이라 올립니다. 

    저녁에 뵐께요~ 

  • 2022-06-22 15:20

    메모 올립니다. pdf와 word 양식 두 가지입니다. 

  • 2022-06-22 17:09

    더 길게 써야하는뎅 지금 다른 글쓰기와 겹쳐 머리가 안돌아가요..ㅎㅎ

  • 2022-06-22 18:14

    파일로 다시 업로드 ㅎ

  • 2022-06-22 18:16

    지금까지 모은 것 파일

  • 2022-06-22 19:10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무슨 일이 생겼냐고? 나이를 먹었을 뿐이다'

    화일 업로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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