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코멘터리] 동영상과 마스크, 벗겨? 씌워?

자누리
2021-01-26 09:04
487

[MVP 코멘터리는 Moontak Video People commentary로 문탁TV에서 동영상을 만들면서 만나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올리는 코너입니다]

?

작년 우쌤의 논어 강좌를 보물창고에 저장하듯 하고서 하나씩 꺼내 <논어한문장>을 만드는 중이다.

새학기를 앞두고 조금이라도 논어의 맛을 알리고 싶어서 틈나는대로 작업을 했다.

학이편 3, 4, 5장을 연달아 문탁TV에 업로드 해놓고 다시 보니, 아뿔싸 뭔일이람..화면이 심하게 흔들리는게 아닌가.

그 앞 1, 2장과 같은날 촬영한거고 앞부분은 괜찮았기 때문에, 살펴야 한다고 생각도 하지 못했었다. 어쨌든 불찰이다. 재작업해서 다시 올리는데 꼬박 하루가 더 걸렸다.

 

그 흔들린 화면을 보니 작년 이문서당 촬영이 생각났다.

2월, 코로나 여파에 십년째 이어오던 이문서당을 개강도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연’은 타는 애간장을 타고 오는 것인지, 우연히 인스타그램에서 ‘라이브방송’이라는 것을 보게 되었는데, 보자 마자 ‘유레카’를 외쳤다.

이거 연예인만 하라는 법은 없을테니 써먹자 싶었다.

고전공방에서 회의 끝에 라이브방송으로 이문서당을 열어보자 결정했다.

 

쌩초보라 라이브방송을 검색하고 도구를 사고, 시뮬레이션해보면서 만반의 준비를 한 ~~ 줄.. 알았다.

그런데 바고 그 문제의 흔들리는 화면처럼 첫촬영은 난관이었다.

더구나 그냥 라이브가 아니라 문탁2층에서 실시간으로 스트리밍하면, 파지사유에서 절반의 사람들이 모여서 대형화면으로 다같이 시청하는, 이원강의였기에, 큰 화면으로 흔들림은 꽤 불편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칠판은 빛반사로 잘 안보이고, 소리는 울려서 윙윙거렸다.

칠판과 소리는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용납할 수 없었다.

안그래도 어지러운 머리들을 더 어지럽게 할 수는 없다는게 내 생각이었다.

그 모든 것들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또 한 주동안 엄청 물어보고, 테스트하고, 도움을 요청하고..

화면 흔들림은 웹캠이 노트북하고 사양이 안맞는게 문제여서 새로, 더 비싼걸로, 구매했다.

 

두 번째 주부터는 모두 괜찮아졌다. 그래서 녹화분에 흔들리는 화면이 있다는걸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흔들리는 화면을 잘 보니, 배경인 칠판 쪽은 앞뒤로 왔다갔다 하는데 우쌤은 흔들리지 않았다. 역시 관록이 있으신건가! 하하

마스크를 씌우는 방식으로 쌤만 동그라미 안에 넣고, 배경을 모두 가렸다. (마스크는 영상 편집 기법을 말한다)

요렇게..

 

확실히 동영상은 화면이 좋아야 하는 것 같다.

배경가린 화면의 빈약함을 채우기 위해 구도를 다시 잡느라 또 시간을 쏟아붓고,

고은이의 “귀여워” 평가에 오케이 사인을 받은 양 마음을 놓게 되었다.

 

우쌤은 가리느라 애썼다면 토용은 마스크를 벗겨냈다.

토용의 문형강좌는 처음부터 얼굴 안나오게 하는게 토용의 조건이었다.

그래서 얼굴을 동그라미에 넣고(그것도 아주 조그맣게), 토끼로 대신하기도 했다.

마지막 3편을 만들면서 과감히 동그라미 마스크를 없애보았더니, 확실히 영상이 사는 느낌이 들었다.

일단 저지르자 마음을 먹었다.

마스크를 벗기는데는 독일에 있는 토용의 아들 재현이도 한 몫한 셈이다.

동영상을 유툽에 업로드하면 아마 제일 먼저 재현이가 보는 것 같다. 알림을 신청해놓았나보다.

“엄마는 토끼와 용인데, 왜 토끼만 있어?” “영상이 갈수록 좋아지는 것 같아”

토용이 전해주는 재현이의 피드백들이다.

그런 피드백을 들을때마다 토용의 얼굴을 가린게 왠지 미안해지곤 했다.

 

저지르자고 생각하고 토용에게 문자를 보냈다.

토용의 답변이 요런 이모티콘으로 왔다. ㅋㅋㅋ

 

“얼마나 나와요?” 이쯤이면 체념과 허락이다.

30분은 안넘길게라는 답변과 함께 문탁TV에 업로드를 시작했다.

그런데 사실 영상 내내 토용의 얼굴은 나온다. 영상이 29분짜리일 뿐이다.ㅋㅋㅋ

토용 미안! 그리고 땡큐!

 

논어한문장

토용의 문형강좌

댓글 5
  • 2021-01-26 09:45

    토용 미안ㅋㅋㅋ

  • 2021-01-26 09:52

    ㅋㅋㅋㅋ

  • 2021-01-26 10:17

    글을 보니 고군분투하시는 자누리 샘의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멋지세요 샘~!

  • 2021-01-26 15:15

    자누리샘 기술력이 날로 높아지시는군요
    너무 높아지면 목아파 바라보기 힘든데
    나도 좀 따라 올라가야하나요? ㅋㅋㅋ

  • 2021-01-26 15:33

    대단한~~~ 자누리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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