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고생스러운 노력

겸목
2023-02-1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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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언 고닉의 <사나운 애착>을 읽고나니, 그의 다른 책을 읽고 싶어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바다출판사, 2022년)을 샀다. 읽자마자 밑줄을 치고 싶은 문장을 발견해 써본다.

 

"나는 마치 처음인 것처럼 책상 앞에 앉아 생각을 유지하는 법을 배우고자 했다. 생각을 통제하고, 확장하고, 내게 도움이 되도록 만드는 법을, 그러나 실패했다.
다음날 나는 다시 책상 앞에 앉았다. 또 실패했다.
사흘 뒤 나는 다시 책상으로 기어갔고, 패배한 채 책상을 떠났다. 하지만 그다음 날이 되자 내 머릿속의 안개가 걷혔다. 다루기 힘들게 느껴졌으나 실은 간단했던 글쓰기에 대한 문제 하나를 풀자 가슴에 얹혀 있던 돌 하나가 치워지는 것 같았다. 숨쉬기가 수월해졌다. (중략) 나를 구원해주는 것은 '일'이 아니었다. 매일의 고생스러운 노력이었다."(58~59쪽)

 

글쓰기가 나아지고, 자신감이 붙고, 써도 될 것 같은 안도감을 갖게 하는 건 뭐니뭐니해도 '매일의 고생스러운 노력'이다. 이걸 느끼는 순간의 감격과 행복은 소박하다. 소박해서 '찐행복'이다.

 

3월 12일 시작되는 <평범한 여자들의 비범한 글쓰기>(11주)에서는 비비언 고닉의 <사나운 애착>을 비롯해서, 이슬아의 <부지런한 사랑>, 장류진의 <일의 기쁨과 슬픔>, 캐롤라인 냅의 <욕구들> 읽고 글쓰기합니다. 11주의 프로그램 가운데 한 주는 1박2일의 워크숍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매일의 고생스런 노력'을 함께 하실 분은 문의해주세요.(겸목 010 4288 4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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