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의 연기법과 인공지능 2회차 후기

토용
2021-11-27 08:18
313

붓다는 연기를 하나의 원인에 의한 하나의 결과로 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존재와 비존재의 이분법적으로 생각할 수가 없다.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무아이고 무상이다. 실재하는 것이 없다고 해서 비존재라고 할 수도 없다.

空을 비존재로 잘못 인식할 수 있는데, 공은 무아이고 무상이다. 우리는 연기에 의해 계속 변화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고정된 실재가 아니고 계속 바뀐다는 의미에서 공이다.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게 된다. 이것이 나타나면 저것이 나타난다.

이것이 없으면 저것이 없게 된다. 이것이 사라지면 저것이 사라진다.”

 

니까야를 읽으면서 어렴풋이 이해한 12연기는 원인과 결과가 계속 이어지는 순환적 구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것은 아비다르마 불교에서 말하는 연기론이지 실제 연기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무명을 제일원인이라고 잘못 생각할 수 있지만 연기에서는 제일원인이 없다.

연기는 상호의존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시스템은 사물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패턴이다. 시스템은 사건들의 패턴이며, 시스템의 존재와 성격은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의 성질보다는 조직에서 나온다. 이와 같이 시스템은 역동적으로 상호작용하는 흐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생명과학, 철학, 심리학, 사회과학 등 여러 분야에서 역동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시스템을 증명하기 위해 엄청 긴 설명을 한다.

 

처음 읽을 때는 저자가 붓다의 연기를 설명하기 위해 시스템 이론을 가져온 줄 알았다.

‘너희 연기가 뭔지 잘 모르겠지? 시스템 이론으로 설명해줄게. 잘 들어봐. 이거랑 같은 원리야.’

그래서 설명해주는 시스템 이론을 읽고 있자니 그냥 설명 안 듣고 니까야로 다시 돌아가고 싶었다.

그런데 저자는 연기로 시스템 이론을 설명할 의도가 없다고 딱 잘라 책에 쓰고 있지 않은가?

 

다시 책의 처음으로 가봤다. 서론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이 책의 목적은 일반시스템 이론과 불교라는 두 사상체계를 활용해서 상호인과율의 특성을 밝히고 자연 시스템의 법칙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

자연 시스템의 법칙은 또 뭐지?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는 음양오행이었다.

아, 이건 또 어떤 조건적 연기로 갑자기 나타난 것인가.... 어렵군!

댓글 2
  • 2021-11-28 11:52

    이 책을 읽다보니 인간 지성의 고군분투의 결과인 과학에 대해 알긴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ㅋㅋ

     

     

  • 2021-11-29 14:33

    연기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무아 무상을 연기로 생각하면 좀 덜 어렵다는 요요샘 말씀에 연기를 이해하면 되겠다 했더니 연기 마저 ... 흑흑

    그래도 어떤 면에서는 시스템이론을 설명하면서 연기에 대해 이야기하니까 또 나름 이해되는 면도 있는 것 같아요

    상호작용하면서 계속 변화하는 게 존재라는, 눈 코 입 귀 몸이 내가 아니라 내가 먹는 것, 내가 보고 느끼는 것, 내가 내보내는 것이 나라는.

    그러니 내가 누군지 그때마다 달라진다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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