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송숙제를 약속이나 한듯이 다 해오셔서....반장이 후기를 쓰기로 했네요.

그런데 그 반장이 워낙 깜박깜박하는지라 아침에 눈뜨고 나서야 후기라는 걸 기억하고 이렇게 부랴부랴...어쩌구저쩌구...

암튼 시즌2 2회차 시간에는 계사전 하편 6장~10장까지 진도를 나갔어요.

6장은 주역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 것 같은데 "건곤이 역의 문"이라고 말한 것으로 그것을 알 수 있지요. 건으로 문을 열고 곤으로 문을 닫는다. 음양과 강유로 천지의 일을 밝히고 그것으로서 백성을 실천하게 한다는 뜻이 주역 속에 녹아있다는 것이지요.

7장은 성인이 우환이 있을 때 주역을 지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 덕을 주역의 9괘로 풀어낸 부분입니다. 

"문왕이 아홉 개의 괘로 덕을 닦아 우환에 대처하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한다. ‘리괘(履䷉)’는 예(禮)를 의미하고 실천을 뜻한다. 사람이 밟고 가야할 기본적인 것을 말하므로 덕의 기초(基)라고 한 것이다. ‘겸괘(謙䷎)’는 스스로를 낮추고 남을 높이는 것으로 꼭 잡고 놓지 말아야 한다는 뜻에서 자루(柄)라고 하였다. 예로 기초[基]를 세우고, 겸손으로 자루[柄]를 잡는 것이다. ‘복괘(復䷗)’는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이니 근본(本)이고, ‘항괘(恒䷟)’는 변치 않아 한결같고 오래하니 덕의 견고한 모습을 말하는 것이다. ‘손괘(損䷨)’는 덜어내는 것이니 자신의 욕망을 덜어내서 손해를 볼 줄 알아 덕을 닦는 것이고, ‘익괘(益䷩)’는 선을 더하는 것이니 잘못을 고쳐 덕을 더욱 넉넉하게 하는 것이다. ‘곤괘(困䷮)’는 곤궁한 상황이 되어봐야 덕의 정체가 분명해진다는 것이고, ‘정괘(井䷯)’는 우물처럼 베풀면서 제자리를 지키는 덕의 대지, 바탕이 되며, ‘손괘(巽䷸)’는 따르는 것으로 이치에 순응하여 들어가니 결단하여 일의 변화를 마름질 할 수 있다."

8~10장은 "주역은....이다"라고 규정하는 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종의 효능을 열거하고 있는데,  주역의 원리를 알게 되면 세상의 다가오는 걱정거리에 대처할 수 있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부모가 보는 것처럼 올바르게 (처신)할 수 있다, 무슨 일이건 처음(초효)엔 알기 어렵지만 나중엔(육효) 전체를 다 파악할 수 있다...등등. 초효부터 상효까지를 시간의 흐름, 사건의 연결 등으로 여겨 열심히 공부하면 세상에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지요. 우샘은 이것을 일종의 '파동', 흐름으로 이해하라고 하셨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주역을 잘 아는 것과 그 속에 내가 참여하는 것은 다르지요. 8장의 마지막 구절 "初率其辭而揆其方 旣有典常 苟非其人 道不虛行"을 잘 새겨야 할 듯 합니다. "처음에 그 말을 따라 방도를 헤아려 보면 이미 일상의 법칙이 있으나, 진실로 그 사람이 아니면 도는 헛되이 행해지지 않는다."....주역의 괘사와 효사를 잘 헤아리면 어떤 질서를 알아낼 수 있고 일상에 법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주역을 공부하는 바로 그 사람이 그대로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 도는 세워지지 않는다는 것. 주역하는 마음으로 내 일상을 돌아보면 무언가 달리 보이는 게 있을까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