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강의 1> 1회차 세미나 후기

진달래
2022-05-06 13:48
194

마름나물이 뭘까요?

 

우샘의 <시경강의1> 책이 나온지 좀 되었다. 

책을 받은지도 오래 되었고, 가방에 넣고 다닌지도 좀 되었다. 

근데 작은 책에 많지 않은 분량이라고 생각했는데, 쉽게 읽히지는 않았다. 

이미 한 번 들은 강의인데도, 내 머리 속에 '시경은 어려워!'가 콕 박힌 탓인가보다. 

금요클래식도 쉬고 하니 5월 줌 세미나로 같이 읽어보면 어떨까 했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모이지 않아서 조금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다섯명이 인원이 되니, 뭐 이정도면 재미있게 세미나를 할 수 있겠구나하고 생각했다. 

 

<시경>은 풍(風), 아(雅), 송(頌) 세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풍은 15개의 제후국에서 채집된 민요를 망라한 것으로 주남(周南)과 소남(召南)은 이 풍의 첫번째, 두번째 편입니다. 

오늘은 주남시 중에서 네 번째 규목(樛木)시까지 읽었습니다.

한나라때 시는 노시(魯詩), 제시(齊詩), 한시(漢詩)의 세 종류의 시가 전해지고 있었는데 지금은 전해지지 않고 등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앞에서 했지만, 제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관저(關雎)시에 나오는 행채(荇菜)입니다. 

번역에는 마름나물이라고 하고, 옥편에는 노랑어리연꽃이라고 한다고 책에 되어 있는데

물에 사는 수초로 삶아서 나물처럼 먹는게 뭐가 있을까, 너무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궁여지책으로 미나리정도 되는 걸까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봄날샘이 '말'이라는 수초를 먹는다고 인터넷에서 찾았다고 보여주시네요.^^ 

예전에 우샘 강의 시간에도 한 번 나왔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gu631123&logNo=80206949125

링크에 들어가 보시면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또 전전반측(輾轉反側)에 대한 주자의 해석도 재미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자는 이 전전반측이 몇 바퀴 구르는 건지도 주석했어요. 본래 전(輾)은 반쯤 돌아눕는 거고요. 그 다음 전(轉)은 360도 도는 겁니다. 그러니까 '전전'은 일단 돌아 누었다가 뺑그르르 360도 도는 거죠. 그다음 반(反)은 모로 놉는 거예요. 뺑그르르 돌았다가 모로 누웠어요. 그다음측(側)은 돌기를 멈추고 기울여 눕는거지요." 

 

권이(卷耳)편에서는 나물 뜯던 여자가 갑자기 광주리를 내팽개치고 산에 올라가려 하는데 못 올라가서 속상해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근데 저는 이런게 이해가 잘 안 됩니다. 시를 시로 못보고.... 

나물 뜯던 여자가 말도 있고, 마부도 있고, 금잔도 있고, 이게 같은 사람인지.... 

자작샘은 다르게 볼 수도 있다고도 하고, 봄날샘은 그걸 꼭 이어서 딱 맞아야 하는 게 시는 아니지 않냐고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여하튼 이 여자가 사랑하는 사람을 보고 싶어서 일 수도 있고, 뭔가 근심이 있을 수도 있는데 

산에 오르고자 하나 못 오르고 술을 마시며 탄식합니다. 

아마도 그리워하는 마음을 이렇게 달래려나 봅니다. 

술을 마신다고 잊을 수 있을까요?  자작샘이 뭔가를 잊고 싶을 때 각각 하는 방법이 있으시냐고 물었습니다. 

느티샘이 공부를 하면서 바쁘게 보내면 잊을 수 있지 않냐고 하시더군요. 

 

이번에 저는 규목(樛木)시를 읽으면서 요거 하나 정도 외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시는 '덕이 크신 분 아래에서 그 덕분에 사네'라는 의미로 인용됩니다. 반드시 처첩관계에서만 인용되는 것이 아니에요. '제가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라고 말씀하실 때 쓰시면 좋아요. 형제 중에서도 넉넉한 사람이 있으면 이 시를 인용할 수 있어요. ..... '남유규목'은 부모님에 대한 무한한 감사를 표현할 때 쓰셔도 좋습니다. 여러분들도 고마운 인사를 하고 싶으실 때 인용해 보세요. 무척 기뻐하실 겁니다. <시경의>의 '규목'이 어떤 의미인가를 간단히 언급하신 후에요."

근데 이걸 '남유규목 갈류류지' 뭐 이렇게 읽으니까 영 별루 더라구요. 

그랬더니 봄날샘이 원문 읽고 해석 읽고 이렇게 하면 괜찮다고 하시더군요. 

 

남유규목(南有樛木)  남산에 가지 늘어진 나무가 있거늘 / 갈류류지(葛藟纍之) 칡넝쿨이 감겨 있네

낙지군자(樂只君子) 즐거운 군자여 / 복리수지(福履綬之) 복록을 누리며 편안하시리

 

남유규목(南有樛木)  남산에 가지 늘어진 나무가 있거늘 / 갈류황지(葛藟荒之) 칡넝쿨이 덮고 있네

낙지군자(樂只君子) 즐거운 군자여 / 복리장지(福履將之) 복록이 그대를 도우리

 

남유규목(南有樛木)  남산에 가지 늘어진 나무가 있거늘 / 갈류영지(葛藟縈之) 칡넝쿨이 얽혀 있네

낙지군자(樂只君子) 즐거운 군자여 / 복리성지(福履成之) 복록을 영원히 이루리라. 

 

요즘 딱 외우기 좋은 시입니다. ^^

 

다음주는 주남 끝까지, 155p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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