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보겠습니다> 후기

정진우
2022-04-2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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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정은 장편소설 <계속해보겠습니다>는 주변의 익숙한, 소소한 소재로 쓴 소설이라 모두들 낯설지 않은 느낌인듯하다. 그런 연유로 글과 우리의 이야기는 크고 작은 톱니바퀴처럼 끝없이 이어졌다. 겸목샘의 발제와 나의 발췌글로 소라, 나나, 나기, 애자, 순자, 모세, 등장인물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이야기하며 함께 공감하다가도 때론 다른 입장을 말하며 수업시간을 훌쩍 넘기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실타래를 정리하려다 여기저기 다 풀어놓은 느낌이다. 후기를 써야한다는 것을 미리 알았기에 열심히 메모는 했지만 머릿속과 메모는 실타래처럼 엉켜있어 어떻게 풀어야할지 대략 난감이다.

  소라, 오늘 우리의 이야기에서 가장 주목받지 못한 인물이었다. 그리고 보통사람으로 세상을 살아가자면 가장 힘든 캐릭터라는 데는 공감했던 것 같다. 선주샘은 소라와 나나의 큰딸과 작은딸의 전형적인 관계묘사에 많이 공감한 듯하다.

  나나, 이 글의 제목인 ‘계속해보겠습니다’는 나나의 글에서만 기술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먼불빛샘은 나나의 태도에 ‘애씀이 있다’라고 말하며 코투샘과 함께 가장 건강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나나처럼 우리는 미혼모로 애기를 낳을 수 있을까? 그리고 편부모로 아이를 잘 길러 낼 수 있을지에 대해 한 참을 이야기 했다.

  나기, 먼불빛샘은 사랑하지만 ‘그’를 기다리는 자체가 사랑이라고 나기에 대한 감정이입이 남달랐다. 선주샘의 예리한 관찰력으로 이 글에는 나기의 외모 묘사만 있다는 이야기를 더해 주었다. 아마 저자가 어떤 폭력성을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는 나기의 ‘동성애’를 왜 이글에 도입했는지 처음엔 잘 이해하지 못했다.

  애자, 애(愛)쓰럽고 마음이 아픈 존재이다. ‘어미로서는 몹쓸 지경이지만 사람으로서는 안됐다. 사람으로서는 안됐으나 어미로서는 몹쓸 지경이다’라고 전혀 다른 감정으로 뒤집히는 것을 나기가 잘 설명해 주는 것 같다.

  모세, 모세의 집 분위기와 특히 ‘요강’을 강조하며 전화상담 경험 이야기로 우리는 가부장제 사회 이야기로 옮겨갔다. 모세집 분위기와 비슷하다는 선주샘과 모세를 싫어하는 코투샘의 느낌이 가장 극명하게 대립되었던 인물이었다.

  순자, 지금 세상에 순자처럼 본인이 어려운 상황에서 6년 동안 소라와 나나의 도시락을 챙겨줄 사람이 과연 있을까? 자기도 어려운 상황인데, 새끼를 먹여본 마음으로. 이 후기를 쓰다가 문뜩 순자의 이런 마음이 우리가 계속해 볼 수 있는 하나의 작은 동력원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수업 후 겸목샘은 유유히 청계산으로 사라져 카톡으로 녹음이 깃든 산책길 사진과 함께 ‘나기에게 소라와 나나가 필요했던 것처럼 순자에게도 소라와 나나가 필요하지 않았나 싶네요..’라는 문자를 보내온다. 메시지처럼 우리는 누군가를 필요로 하고 또 누군가는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 것 같다.

P.S 저희가 미처 이야기하지 못했던 부분을 정리한 글이 있어 함께 첨부합니다.

 

<다음시간 – 에세이 초고쓰기>

  • 시즌1에 함께 읽었던 책중 1권을 선정한다 (저와 겸목샘은 황정은 작가를 더 파보기로 했습니다)
  • 책을 기반으로 정리해보고 싶은 본인의 이야기를 찾아본다 (샘이 꼭 집어서 이야기 하지는 않았지만 하나를 꼭 집어야 하지 싶습니다!)
  • A4 1장 정도로 정리한다 (요걸 가지고 같이 이야기하면서 글의 구성 및 내용 등등의 이야기 그리고 남의 글에 평도 해보며 최종 에세이로 어떻게 다듬어 갈지 이야기 할 것으로 경험상 추정합니다)

 

댓글 2
  • 2022-04-25 09:19

    어제는 팟캐스트 책읽아웃에서 진행자 황정은의 목소리를 들었어요. 황정은빠가 돼가는 느낌입니다. 앞으로 4주의 시간이 남았어요. 뭐든 써질거예요. 괴로워하지 말고 실타래를 풀어봐요^^

  • 2022-04-25 13:52

    진우선생님은 정말 바지런하신 것 같아요. 후기 읽으면서 지난 세미나때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꼽씹어 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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