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을 2주 앞두고 일찌감치 공지 올려요~~
[함께라면2]의 첫 책은 오드리 로드의 <자미>(디플롯, 2023년)입니다. 오드리 로드가 '자전신화(biomythography)'라는 새로운 조어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기존의 자서전(autobiography)와는 다른 점이 있는 글쓰기입니다. 어떤 새로움이 있을까요?
오드리 로드는 1934년 서인도제도 그라나다 출신의 미국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평생 인종주의, 성차별, 동성애혐오와 싸워온 흑인 페미니스트 이론자이자, 활동가, 그리고 시인입니다. '레즈비언이자, 어머니이자, 전사이자, 시인' 등 수많은 이름으로 스스로를 정의했던 로드는 중첩되는 정체성이 빚어내는 다채로운 삶의 형태를 긍정하고 '차이를 가로질러 함께 손을 맞잡을 때' 생기는 확장 능력을 운동의 동력으로 삼은, 훗날 '교차성'이라는 이름으로 정리된 페미니즘 이론을 일찍이 주장하고 실천한 사람입니다.
제가 오드리 로드의 이름을 처음 발견한 것은 사라 아메드의 연구서 <행복의 약속> 제사에서였습니다. "정말이지 모든 걸 가르쳐 준 오드리 로드에게"라는 헌사를 후대 페미니스트 사라 아메드는 왜 했던 것일까? 궁금했어요. 그리고 읽게 된 책이 <시스터 아웃사이더>입니다. 페미니즘의 고전이라고 들었는데, 날카로운 이론서가 아니라 아름다운 시론서였어요. 철학을 위한 삶이 아니라 삶을 위한 철학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로드의 책이 삶을 지식으로/ 언어로 어떻게 엮어 내는지 느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로드는 '시는 사치가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시는 아직 언어화 되지 못한 문제들과 질문들을 세상에 드러내게 할 수 있는 다리를 놓아주는 상상력이라는 것이지요. 소수자와 약자의 취약성과 고통은 아직 언어를 갖추지 못한 형태로 삶을 고달프게 합니다. 그래서 그 고달픔의 문제를 '주인의 언어/주류 언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표현되어야 해서 이제까지 없던 단어와 문법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걸 통칭헤서 '시'라고 할 수 있겠지요.
"주인의 언어로 주인의 집을 부술 수 없다."
"침묵이 너를 구해주지 않는다"
라는 로드표 표현에 <자미>에서는 "발 없는 새는 가지 없는 나무를 찾는다"를 새로운 경구가 덧붙여졌습니다. '발 없는 새'와 '가지 없는 나무'는 무얼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생각해봅시다.


<자미>는 이런 멋진 이론가, 전사, 시인 오드리 로드가 아니라, 그런 오드리 로드가 되기 전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탁월하지 않은 방법으로 단단한 사람이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면 모욕, 상실, 상처의 기록인데, 이것들이 자신의 '정신적 타투'가 되었다고 긍정하고 수용하는 로드의 태도는 읽는 사람에게 용기와 힘을 줍니다. 문제로 가득한 로드의 삶과 글은 왜 힘을 줄까? 이 점도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자미>는 많이 새로운 독서가 될 거라 예상돼요^^ 생소한 레즈비언의 연애사를 들여다볼 수 있고, 그걸 드러내고 받아들이는 로드의 태도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흡인력 있게 읽히지만,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라, 여유있게 읽기를 권합니다. 하루이틀 벼락치기로 읽기 힘들어요. 하루 50~100페이지 정도씩 나눠서 일주일에 나눠 읽으시기 바랍니다. 꼭 미리미리 읽으시라 개강 공지로 일찍 올립니다~~
개강 공지 아래 댓글로 이 글을 읽으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구절, 또는 생각을 검열 없이 A4 1/2~1장 분량으로 써서 댓글로 달아주세요. 이성애자로 동성애자의 이야기가 불편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그대로 쓰면 됩니다. 뭔가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고정관념이 있다면 내려놓고, 읽으며 좋았던 점 혹은 나빴던 점 또는 궁금한 점을 써오세요. 비문도 가능해요. 완벽한 문장으로 다듬을 필요 없습니다. 오히려 거칠게라도 본인의 느낌과 생각을 담고 있는 단상들이 각자의 글쓰기에 실제적으로 도움이 돼요. 불완전하고 불확실한 단상들을 소중히 생각하고 낚아채는 대로 메모에 담아오시면 됩니다.
<자미>를 읽고 오드리 로드가 궁금해지시면 <시스터 아웃사이더> 추천합니다. 연설문과 기고문으로 짬 날 때마다 한 편씩 읽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요. 완독하지 않아도, 오드리 로드의 생각을 좀 더 정리된 형태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시는 사치가 아니다' '남자아이' '에이드리언 리치와의 대화' '분노의 활용' '서로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먼저 읽어보길 권해요~~ 어떤 이는 자기 집 곳곳에 오드리 로드의 책을 놓아두었다고 하더군요. 언제라도 로드의 글을 읽고 힘을 내기 위해서요. 저도 이 말에 공감해요. 왜 이런 감상을 말했는지 이해가 되고요.


메모는 10월 10일(토) 밤 10시까지 댓글에 한글파일로 첨부해주세요.
그럼, 10월 11일(일) 오전 10시 반 문탁네트워크 강의실에서 뵙겠습니다~~ 2주 후에 만나요^^
| 번호 | 제목 | 작성자 | 작성일 | 조회 |
| 217 |
N
함께라면 시즌2 첫번째시간 후기
(1)
시소
|
2026.10.12
|
조회 22
|
시소 | 2026.10.12 | 22 |
| 216 |
[함께라면2] 10월 11일 개강 공지
(9)
겸목
|
2026.09.28
|
조회 195
|
겸목 | 2026.09.28 | 195 |
| 215 |
[글쓰기와 함께라면]2기 모집합니다
(17)
관리자
|
2026.09.02
|
조회 535
|
관리자 | 2026.09.02 | 535 |
| 214 |
[함께라면] 9월 6일(일) 에세이 발표에 초대합니다
(7)
겸목
|
2026.08.31
|
조회 146
|
겸목 | 2026.08.31 | 146 |
| 213 |
[함께라면] 10차시 8월 30일 세미나 공지
(4)
겸목
|
2026.08.24
|
조회 111
|
겸목 | 2026.08.24 | 111 |
| 212 |
[함께라면]9차시 8월 23일 세미나 공지
(5)
겸목
|
2026.08.17
|
조회 98
|
겸목 | 2026.08.17 | 98 |
| 211 |
[함께라면]2026.08.02후기
(4)
단풍
|
2026.08.12
|
조회 118
|
단풍 | 2026.08.12 | 118 |
| 210 |
[함께라면] 8차시 8월2일 세미나 공지
(6)
겸목
|
2026.07.31
|
조회 167
|
겸목 | 2026.07.31 | 167 |
| 209 |
<함께라면> 7월26일 세미나 후기
(3)
나무
|
2026.07.27
|
조회 133
|
나무 | 2026.07.27 | 133 |
| 208 |
[함께라면] 6차시 (20260719) 후기
(5)
은재
|
2026.07.23
|
조회 138
|
은재 | 2026.07.23 | 138 |

자미/ 오드리 로드/ 디플롯 2023.
발췌, 감상 -최수영
1.
“자미. 친구이자 연인으로 함께 일하는 여성들을 부르는 캐리아쿠식 이름”(440) 궁금해하던 제목의 의미를 저자의 에필로그에서 알게 되었다. 캐리아쿠섬은 서인도 제도, 카리브해에 <그레나다>라는 작은 나라의 세 개의 섬 중에 하나다. 그녀의 부모가 그곳에서 미국으로 이민 왔다.
오드리 로드의 어머니가 세상에 접근하는 방식은 “현실을 바꿀 수 없다면, 현실을 인식하는 방법을 바꾸”(36)는 것이었다. 오로지 유색인이어서 반장선거에서 떨어진 오드리가 선거가 공평하지 않았다고 말하자, 이렇게 말한다. “아가, 공평하건 아니건 그걸 뭣 하러 고민하고 있니? 그냥 너는 네 할 일을 하고 남들 일은 남들이 알아서 하게 내버려두거라.”(114) 세상에 대한 스토아식 접근법이다. 이것은 미국으로 이민 온 유색인이었던 그녀의 부모님가 부당한 세상에 대한 최선의 대처법이었고, 같은 방법으로 세 딸들을 보호하려 한다.
그러나 오드리는 달랐다. 이미 고등학교 때부터 ‘낙인 찍힌 자들’ 그룹에서 활동하는 등 아웃사이더 기질을 한껏 표출하던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집을 나온다. 고등학교 내내 바꿀 수 없는 것을 무시하거나 관심을 주지 않는(119) 어머니의 수동적 방어의 태도와 각을 세우던 오드리라 취한 적극적 행동이었다. 그러나 후에 오드리는 오직 자신만의 눈으로, 힘으로 싸우리라는 젊은이다운 무모한 맹세를 했지만 “어머니가 알고 가르쳐주었던 덕분에 이 세계에서 상상 이상으로 잘 살아남았다.”(179)고 고백한다. 그는 밤에 간호사 보조로 일하며 피터라는 남자와 연애를 시작했다. 그러나 피터의 무책임한 태도에 분노하고, 임신과 낙태의 고통을 떠안은 채 관계는 파탄나고 만다. 이 후 이 책에서 그녀와 긴밀하게 관계 맺는 사람들은 모두 여성이다.
이 책은 오드리가 자신의 레즈비언으로서의 정체성을 깨닫고, 정신적으로 성숙하고 세상에서 자립하기까지의 여정과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 이야기다. 지금 우리가 아는 오드리 로드가 막 형성되던, 좌충우돌하던 시기의 삶을 다룬 책이며 그녀에게 고통과 환히를 안기고, 실험(?)을 하고, 삶의 태도를 배운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 오드리는 아프리케테라는 여성에 대해 이후에 다시 만나지는 못했지만, “그의 흔적은 반향과 힘을 담은 정서적 타투로서 내 삶에 남아 있다.”(437)고 말한다. 아프레케테 뿐이겠는가? 오드리 로드는 본연의 기질적 생리적 차이와 더불어 그녀가 만났던 모든 사람들의 흔적으로 우리가 아는 그녀가 되었을 것이다.
2.
오드리 로드는 그녀가 다니던 고등학교에서 유일한 유색인이었고, 레즈비언 세계에서 그녀가 만났던 여성들도 대부분 여성이었다. 그녀가 평생의 반려로 생각했으나 결국은 헤어지게 된 뮤리얼도 백인이었다. 뮤리얼은 “애초에 차이는 존재하지 않으며, 레즈비언은 모두 흑인, 특히 흑인 여성과 똑같이 억압받고 있다”(353)고 생각했고 오드리는 그 차이를 인식하면서도 서로 사이가 멀어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눈을 돌렸고, 인종적 차이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 애썼다. (이는 어머니의 전략으로 돌아간 것이다.)
레즈비언들은 “지배 복종 구도에 작음 틈을 만들어”(383)갔음에도 혼란스러운 방식을 거부하고 이성애와 비슷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예를들어 레즈비언 세계에서 ‘부치’는 두 사람 관계에서 남성적 역할을 ‘펨’은 여성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말하는 이름이고 여성의 역할도 남성의 역할도 아니면서 레즈비언인 사람은 키키라는 명칭으로 불렀다. 흑인 여성은 펨 역할이 대부분이었고 외모도 그에 걸맞게 가꾸었다. 오드리 로드는 바글거리는 머리를 그대로 두고 상관하지 않았고, 구지 말하자면 키키 였는데, 레즈비언 세계의 아웃사이더였다. 레즈비언 바에서 아웃사이더인 것은 오드리가 흑인인 것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일이었다. 이것은 사랑으로 덮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오드리의 성취는 뮤리얼의 성취가 될 수 없고 뮤리얼의 무능력을 더 드러나게 하는 일이었다. 공동의 성취는 불가능했다.(380) 그 시간들을 겪으며 오드리가 깨달은 것은 여성, 레즈비언, 흑인인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함께 흑인 레즈비언인 것으로 충분하지 않으며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우리의 자리한 그 어떤 하나의 특정한 차이에서 오는 안정감이 아닌, 차이라는 집 그 자체라는 걸 알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종종 우리는 배움 앞에서 겁쟁이가 된다.) 매일같이 살아남음으로써 얻은 힘을 사용하는 법을 배운 것은, 두려움이 반드시 무력함을 가져오는 게 아니라는 것을, 우리와 반드시 같지 않아도 서로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오랜 시간이 지난 뒤의 일이다.”(392)
우리가 함께 모여 글쓰기하는 여성이라는 점에서 여러 가지로 공감과 연대감을 느끼지만 우리는 외모, 연령, 사회 경제적 차이 등이 존재한다. 우리는 다르다. 우리가 서 있는 자리는 안정된 자리라기 보다는 ‘차이라는 집’일 것이다.
3.
오드리는 배움과 경험이 상충하는 세계에 순응하지 않고, 깨지더라도 시도하고 도전하고 실험하며 자기 정체성을 찾아나간 드물게 멋진 여성이다.
⇒??
이 책에서 여성들 사이의 성애적 요소는 아주 중요해 보인다. “우리는 한데 모이면 뇌우가 되어 터지는 요소들처럼 짧은 시간이지만 흠뻑 젖은 채 하나가 되어 에너지를 교환하고 전류를 나누었다. 그 뒤에는 헤어지고, 지나치고, 개선되었고, 더 나은 교환을 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다시금 빗어냈다.”(437) 그러나 나에게 무슨 밧데리인양 전류를 나누고 충전하는 여성끼리의 성생활이 아직도 낯설기만 하다. 피부가 부딪히고 향기로움에 취하고, 그걸 삶의 자양분으로 삼는다는 것이 나와는 다른 종처럼 느껴졌다. 인간이 서로 의존해 살아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사회적으로 용인하는 이성애 관계에서도 에너지를 얻는다는 느낌을 경험한 적이 없고, 여성에게 이끌리는 감정도 없었던 터라 이 책을 읽으며 삶에서 중요한 것을 누락된 채 살아온 것이 아닌가? 내가 사회적 통념에 절여진 신체일까? 시도조차 해보고 싶지 않고, 젊지 않은 몸을 가진 나로서는 알 수 없는 세계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또 하나 어린 아이도 아닌데, 음식 재료 등을 훔치는 장면을 어떻게 봐야하는 지 난감했다. 장발장처럼 생존이 걸린 것이라 사회적 제도 같은 것은 무시해도 되는 상황도 아니고, 채소는 훔치고, 아이스크림은 사 먹는 이들을 보니 이것도 아웃사이더 감각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올립니다. 내일 뵈어요
내일 뵈요.
내일뵈어요.
올립니다
올립니다.
서평 올립니다
단풍메모
저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