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시 4월 2일 공지

겸목
2023-03-27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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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는 장류진의 소설 <<일의 기쁨과 슬픔>>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가졌습니다. 책의 판형(소프트/하드커버)의 차이를 시작으로 미세한 생각의 차이를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일의 기쁨과 슬픔을 '돈'에서만 찾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는 의견을 시작으로, '코드는 코드일 뿐' '버그는 버그일 뿐' 일과 자신을 분리해서 바라보는 태도가 '개멋있다'는 공감의 의견도, 소설 속 여성들은 왜 이렇게 두려움과 불안에 대해 수동적으로 대처하는가 비판적 의견도 있었고, 끊임없이 계산하는 모습이 '영리하다'는 쪽과 '피곤하다'는 쪽으로 나누어지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보다 더 많은 '차이'가 있었을 것 같아요. 여러 사람이 이야기하느라 그 사이에 낄 수 없어 마음속으로만 되새기고 있을 생각들도 많았을 거예요.

 

우리는 장류진의 소설을 평가하기 위해 이 책을 읽은 것이 아니고, 올바른 독해가 있는 것도 아니예요. 결국 우리가 바라는 것은 이 소설들을 '나'는 어떻게 읽었느냐는 것이고, '나' 또한 어떤 사회적 맥락 속에 있는 인물입니다. '나'의 맥락 속에서 어떤 주제가 관심이 갖는지, 그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해보는 글쓰기가 4차시 과제입니다. 소설을 읽다보니 나의 20대가 떠오르기도 하고, 자식의 20대가 떠오르기도 하고, 나의 직장생활을 다시 돌이켜보고 싶고, 변화된 사회상을 느낄 수도 있고, 각자의 문제의식이 드러나는 글쓰기였으면 합니다. 분량은 A4 1쪽 반에서 2쪽입니다.(짧게 쓸 수 없다 어필하셨던 비료자님은 쓰고 싶은 분량으로 써오세요^^) 분량이 적은 이유는 '산만한' 글쓰기가 아니라 하나의 주제에 집약해서 글을 써보는 연습을 하기 위해서예요. 짧게, 좁게 써야 '깊게' 밀도 있는 글을 쓰는 역량을 기를 수 있어요. 짧게, 짧게, 하나의 개념씩, 주제씩, 느낌씩 잘 정리해나갈 수 있으면, 이것을 구조 속에 연결하면 분량 긴 글도 '벙벙하지 않게' 쓸 수 있어요.  각자의 생각 속에서 '한국산 변비약' 같은 각자의 고유한 부분을 찾아보세요. 이건 세상 어디에도 없는 너만의 표현을 찾아내라는 미션이 아니에요. 우리 각자가 느끼는 느낌, 생각, 의견의 '결'을 뾰족하게 만들어보라는 과제입니다. 그런 게 들어있는 글은 잘 쓰든 못 쓰든 지루하지 않아요. 지루하다는 건, 어디선가 본 듯한 걸 관성적으로 반복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이번 글을 쓰실 때는 소설 속 한 문장으로 시작하거나 끝맺어 보세요. 예를 들어, "가면 보면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 같아요"(<나의 후쿠오카 가이드>)로 시작하거나, 끝을 맺어보세요. 그럼 이 글은 이 문장과 연관된 내용으로 쓰여질 거예요. 우리가 읽은 것은 소설이에요. 소설의 문장은 흔히 말하듯 '문학적 표현'입니다. 우리의 모든 문장을 이렇게 쓸 수는 없어요. 이렇게 쓸 필요도 없고요. 표현보다 중요한 건, 내 느낌과 생각입니다. 내 느낌과 생각 가운데 하나를 정하시고, 소설과 연관지어 보시되, 소설은 '거들 뿐'입니다(<슬램덩크> "왼손을 거들 뿐" 오마주). 내 느낌과 생각을 말하기 위해 소설을 참조한다는 방식으로 글쓰기해오세요. 매일 술만 마시고 과제도 대충 해오는 공대생에게도 '고유함'이 있어요. 여러분 모두에게는 간과하고 있는 고유함이 있어요. 그걸 찾아서 써보세요.

 

과제 마감은 4월 1일 토요일 저녁 10시입니다. 이번주에 피드백하는 B조는 15부씩 복사해오세요.(문탁에 오셔서 복사하셔도 됩니다). 당최님과 유상샘은 수요일까지 후기 올려주세요. 간식은 오렌지님과 달님입니다. 간단히 준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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