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만성질환에 대한 최근의 의학적 이해]를 듣고 생각한 것들

정군
2023-05-23 14:36
386

'만성질환에 대한 최근의 의학적 이해' 강의를 듣고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에 관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특히 강의 중에 한스샘께서 지나가듯 하신 말씀,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이런 것들을 단순히 질병으로 보는 게 맞는가? 그렇다면 노화도 질병인가?'라는 물음이 아직도 생각납니다. 저는 사실 애써 외면하면서, 그리고 아직 좀 이르기는 하지만, 노화에 꽤 큰 공포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러신 것처럼요. 그런데 굳이 '같습니다'라고 표현한 이유는 이게 약간 양면적인 감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종종 마음 표면에서 충돌하는 욕망들이나, 갈등 때문에 힘들 때면 그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사그라드는 상태를 염원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20년 후에도 마음만 먹으면 하루 100km씩 자전거를 탈 수 있을까? 그렇게나 좋아하는 레이즈 포테이토칩 소금식초맛과 조청유과를 마음껏 먹을 수 있을까 등등을 떠올리며 울적해집니다. 그런 생각들을 하다보면, 자전거를 타려면 지금부터 과자를 덜 먹어야 하고, 과자를 더 먹고 싶으면 자전거를 더 타야하고…… 등등을 생각하다가, 그러면 뭐해 나이들면 무슨 수를 써도 달리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할텐데……에 이르고 맙니다. 요컨대 '노화'가 무서운 이유는 그것이 '무능력'으로 표상되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한발 더 나아가, 이 공포를 해결해 줄 것은 의학이 아니라 공학일지 모른다는 SF의 영역까지 가곤합니다(SF세미나 링크).

 

그런데, 어제 강의 후에 어쩌면 그게 다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말하자면, '몸'의 세계는 단순히 능력과 무능력이라는 단순한 범주 이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가령 한스샘 말씀처럼 고혈압이어도, 이상지혈증이 있어도 충분히 오래 사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반대로 지표상 어떤 문제도 없었는데 상태가 급변할 수도 있고요. 이건 질병과 건강이라는 범주도 단순하게 가를 수 없고, 그것에 대한 가치판단도 경우마다 다를 수 있다는 겁니다. 또 놀라운 건, 강의 초반의 사망원인 통계를 통해서 볼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 몸은 한가지 문제를 해결하면 다른 문제가 그 자리를 채우는 식으로 '문제'를 바꿔갑니다. 또 강의 말미에 제가 질문 했던 '가족력' 문제에 관해서도 '부모, 조부모, 형제자매, 남편, 아내 등의 혈연자에 대한 질환의 유무'라는 사전적 범주로만 설명할 수 없는 개체성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요컨대 '건강'을 향해 정향된, 확율을 줄이려는 노력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질병 자체의 가능성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다는 것이죠. 이는, 마음에 온통 슬픔, 온통 기쁨만 있을 수 없는 것처럼 신체에도 온통 능력, 온통 무능력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제가 노화에 대해 가졌던 '공포감'이 어쩌면 가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지금 이 공포를 느끼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때는 신체적 제약과 관련된 우울감을 느낄테고, 반대로 '공포'는 줄어들지도 모릅니다. 또 지금 자전거를 미친듯이 타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때는 호흡운동을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을지도 모르고요. 어쨌든, 어느 경우에나 '문제'자체는 사라지지 않고 다만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 걸겁니다. 우리에게 어떤 '관리'가 필요하다면, 그렇게 삶에서 닥쳐오는 '문제들' 자체를 다루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인문학을 공부합니다. 요컨대 그것은 '자기 자신'을 다루는 기술을 익히는 공부라고 할 수 있을테고요. 따라서 이 공부는 '지식을 쌓는 것'으로 환원되지도 않습니다. 운동 선수가 다만 근육을 키우기 위해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오히려 경기 중에 벌어지는 돌발적인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신체능력을 기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학인'은 삶이 제기하는 여러 문제들에 대처하려고 '공부'를 합니다. 그런 이유에서 우리 공부는 어쩐지 편향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자기 자신을 다루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몸과 마음이 모두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어제 강의는 그 점을 다시 생각해 보기에 좋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한스샘께서 '스트레스'이야기를 하실 때 그랬는데요. 이를테면 저는 스트레스를 늘 '정신적인 부하'로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의학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스트레스는 정말 물리적인 것이죠. 가령 '흡연'이 신체에 가해지는 스트레스 요인인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가 정신적이라고 여기는 스트레스 역시 그것이 신체와 연결되는 한, 흡연과 마찬가지로 물질적인 것입니다. 점심 먹다가 갑작스럽게 '후기'를 부탁 받으면 부신에서 마구 코르티솔을 분비하는 것과 마찬가지죠(투쟁-회피 반응?). 그래서 인문약방의 공부가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기'가 '몸과 마음'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어느 쪽도 소홀히 공부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취미' 이상의 말을 찾기 어려웠던 저의 '자전거-타기'와 그에 관련된 일련의 활동을 '공부'라고 부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큰 성과였습니다. 심박수와 혈당, 그날의 파워, 케이던스(페달의 회전수), 영양상태, 컨디션, 훈련부하 등등을 고려하여 운동능력을 향상시키는 것 역시 '자기 자신을 다루는 기술'로서 '공부'의 의미에 잘 부합한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또 그런 점에서 '인문약방'이 이 곳의 '공부'에서 정말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문학 공부와 자전거타기와 한스샘의 강의가 인문약방을 통해서 만날 수 있었으니까요!

댓글 7
  • 2023-05-23 16:28

    점심 먹다가 갑작스럽게 '후기'를 부탁 받으면 부신에서 마구 코르티솔을 분비하는 것과 마찬가지죠(투쟁-회피 반응?)
    : ㅋㅋ 후기 부탁했던 장본인으로 스트레스속에서도 이렇게 성실히 후기 쓰는 '공부'로 스트레스에서 벗어났을 것입니다~~ 라고 추측합니다^^
    인문약방의 후기로 데뷰하심을 추카추카~

  • 2023-05-24 08:33

    전 월욜 한스샘 강의 재밌었어요.
    <일단 새롭게 알게 된 것들>

    1.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등이 연구된 게 그렇게 오래된 게 아니구나. (루즈벨트 돌연사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심지어 130-85...라는 어떤 가이드라인이 나온 것은 미국은 2003년 한국은 2013년이구나.
    2. 고혈압 문제가 연령별, 성별로 차이가 엄청 나는데 나이가 많을수록 혈압이 높아진다는 것은 너무 당연히 이해가 되는데 (혈관도 늙으니까^^) 성별로 차이가 많이 나는 게 신기했음. 그러니까 40대 전까지는 여성의 ‘고혈압유병률’이 남자에 비해 1/3에 불과한데 갱년기 이후엔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높아짐. 선생님은 에스트로겐 때문일 거라고 하셨는데 에스트로겐이 심장질환에 저항성이 있다는 것이다. 생물학적 결정론에 빠지고 싶진 않지만, 뭔가 재생산과 인류의 진화라는 점에서 신기하긴 했음.
    3. 당뇨병 학회가 난감해한다는 것. 왜냐? 당뇨병이 혈당 뿐 아니라 점점 더 혈압이나 콜레스테롤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당뇨병은 내분비내과 담당이고 혈압은 순환기내과 담당이다. ㅋ )
    4. 이 모든 것은 결국 “만성질환에 대한 최근의 의학적 이해”가 ‘ individual’ + ‘holistic’한 접근을 강조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 어떤 표준적인, 혹은 정상범위의 수치로만 설명할 수 없는 각자의 맥락을 잘 봐야 한다는 것이고, 당뇨, 고지혈, 혈압이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는 이해가 필요하다는 뜻이렸다. 그런 점에서 마지막 피피티가 매우 인상적이었음

    <고민하게 된 것>

    첫째,
    일단 개인적인 차원에서 팬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찐 나의 살, 특히 뱃살. 요즘에 날 보면 모두 보기좋다. 이 체중을 유지하라고 하는데, 증가된 체중이 모두 복부내장지방인듯. 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내 뱃살 정도야... 어떤 때는 뱃살좀 빼야지, 라고 생각하고 살다가, 또 어떤 순간은 뱃살 보다 맥주! 맥주로 스트레스 관리!!... 이렇게 가지 않을까?

    둘째,
    중요한 것은 (너무 뻔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소위 만성질환, 대사증후군은 두 가지 차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생물학적 노화의 문제. 그래서 이건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늙으면 당뇨도 좀 있고, 혈압도 좀 높고, 콜레스테롤도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누군가는 심근경색으로 죽기도 하고, 당뇨합병증으로 죽기도 하고 그러는 것 아닐까? 깨끗한 몸을 유지하고 깔끔하게 죽겠다, 이런게 오히려 판타지니까.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점점 더 ‘먹는 것도 일이야’, ‘자는 것도 일이야’, ‘숨쉬는 것도 일이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건, ‘정치적’ 문제 아닌가? 그러니까 생물학적 노화에는 저항할 필요가 없지만 정치적 불평등의 문제는 저항해야 한다는 점. 그런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ㅠ

    셋째
    “개인적이고 전체적 접근”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교육개혁이 생각났다. 한 때 ‘통합교육’이라는 게 유행했다. 문제는 통합교과를 가르칠 교사가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현장에서는 실패. 근데 의학쪽도 마찬가지 아닐까? 점점 분과학문이 강화되어서 내과만 하더라도 쪼개고 쪼개졌는데, 이제 이걸 통합한다. 이게 가능해? 의사들이 기득권의 포기를 받아들여? 절대, 네버, 안될 것이다.
    결국 이건 공급자쪽에서 (학교나 병원)는 해결못하고 우리가 스스로 어떤 네트워크를 만들어 공부하고 (예과1년 수준의 공부를 할 수 있지 않나? 인문학공동체에서 철학입문처럼 의학입문 1년과정 이런 거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디...그런데 난 좀 늙어서 새로운 공부 엄두가 안 나니 정군에게 만들어보라고 할까? ㅎ) 우리 스스로 몸을 돌봐야 한다.

    음, 쓰다보니 결국 ‘호모큐라스의 네트워크’ 일리치약국 홍보가 되어 버렸네. ㅎㅎ

    일리치약국놀러와_202305_만성질환_한스샘-4-side.jpg

    • 2023-05-24 11:02

      개인적이고 전체적인 접근은 사실 한의학의 패러다임이죠. ㅋ 분과로 나뉘 서양의학에서 이렇게 접근하는 것은 어렵다고 봅니다 . ㅠ

  • 2023-05-24 10:07

    '몸'의 세계는 단순히 능력과 무능력이라는 단순한 범주 이상이라는 점, 인문학 공부는 '자기 자신'을 다루는 기술을 익히는 공부,'자기 자신을 다루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몸과 마음이 모두 중요하다는 점, 밑줄쳤어요.

    문탁쌤 말씀처럼 저도 마지막 요점정리, 당뇨, 혈압, 콜레스테롤이 우리 몸 대사에서 하나의 현상이라는 대목이 저도 강의에서 가장 인상깊었고,
    강의 듣기 전에 부분적인 질병, 치료, 예방, 관리 모드였다가 강의 듣고 몸을 전체적으로 인식해야겠구나 싶었습니다.

  • 2023-05-24 11:00

    정군샘의 말처럼 몸에 대한 공부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동의보감> 공부할 때 힘이 빠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들 잡병편이 시작되면 전문영역이라 생각하고 재미없어 한다는 것이지요. ㅠㅠ 정군샘 꼬득여서 해부생리, 병태생리 등을 세미나로 열고 싶네요 ㅋ

  • 2023-05-24 11:46

    정군샘의 후기 잘 읽었습니다. 저도 문탁샘처럼 한스샘강의 넘 알차고 재밌었어요~ 특히 한스샘께서 마지막에 요약해주실 때 고혈압, 당뇨, 이상지혈증은 분리된 질환이기보다 우리몸 대사와 관계있는 하나의 흐름속에 나타나는 현상이므로 이것을 개별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몸 전체를 바라보는 시야가 필요하다!는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결국 과체중 비만이 되면 여분의 지방은 핏속을 떠돌다 혈관 내벽에 주저앉는 소위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알고있는 LDL이 될 것이고, 오래된 LDL은 산화되면서 혈관벽에 상처를 내게 되는데 이 상처위에 근육섬유질 칼슘덩어리같은게 엉키면서 딱딱한 조직이 형성되면 혈관은 경직되고 이로인해 동맥경화가 생기는거더라고요. 동맥경화증은 고혈압으로 이어지고요.(혈관 저항력이 세지니 심장도 압력을 올려야해서) 이 3종 세트인 비만, 당뇨, 고혈압은 너무 당연하게 상호 연관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먹을 것이 넘쳐나는 풍요로운 세상이지만 사람들의 신체는 점점 약해지고있는 것 같아요. 그러므로 좋아하는 음식을 끊고(정군샘이 그렇게나 좋아하시는 레이즈 포테이토칩 소금식초맛처럼^^), 어떤분의 말씀처럼 취침 시간을 바꾸고, 자전거 타기처럼 꾸준한 운동을 하며 나의 일상을 돌보는 것이야말로 치유의 가능성을 높이는 법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 2023-05-24 12:03

    제 경험으로는 몸에 대한 공부는 명상이 가장 독보적으로 도움이 되었습니다. 반가부좌 틀고 조용히 앉아 있으면 대부분의 경우 여기저기 통증이 올라옵니다. 두통부터 시작해서 다리통증 등등 특히 명상 처음 시작할 때 는 특히 심했습니다. 저처럼 약한 체력을 타고난 사람의 업의 일부라도 여겨집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명상을 하면서 저처럼 몸의 통증을 느끼지는 않지만 몸을 이해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 순간에 머문다는 것은 마음상태이기도 하지만 몸 상태 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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