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후기> 리저호우, <장자>에의 심미적 접근?!

자작나무
2022-11-22 01:40
36

 

이번 세미나는 평소와는 달리 줌으로 했고, <장자> 낭송을 잠시 멈추고, 2차자료 발제를 먼저 읽고 토론했습니다.

 

대륙학자인 리저호우의 책은 우리가 이전에 읽었던 책과는 좀 다른 식의 접근이어서 재미있었고, 그래서일까 토론도 재미있었답니다. 리저호우의 논문에서 재미있었던 부분은, 사마천의 <사기>에서 장자를 노자와 한비자와 같이 보던 시선과는 달리 장자-현학-선종을 잇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즉 사마천은 노자에서 보이던 정치철학적 면모와 유가의 인의와 유위 및 앎에 대한 비판을 장자-노자-한비자의 공통된 부분을 바라보았죠. 물론 우리가 아는 장자 속 내편보다는 외편과 잡편에 나오는 내용에 더 치중하는 모습이라서, 내편만 본 친구라면 깜놀할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장자에게서 정치철학적 면모를 찾는 작업은 눈을 크게 부릅뜨고 열심히 찾아야 하지요. 사마천의 분류도 나름의 구멍이 있다고 한다면, 그럼 리저호우가 보여주는 장자-현학-선종의 라인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리저호우가 장자-현학-선종에서 주목하는 것은, "순수철학적인 인생에 대한 사변과 처세의 지혜"입니다. 물론 그는 이러한 지혜가 그들이 살았던 현실과 시대를 초월해서 존재한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전국시대와 위진시대 등을 거치면서 점차 경제와 사회 및 문화가 발전하면서 외물에 의해서 얽매이게 되는 삶, 오늘날의 말로 보자면 '소외'를 극복할 사상으로 이들이 등장했고 서로간의 계승과 영향관계를 갖는다고 말합니다. 소외의 삶 속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여기서 장자는 '이상적 인격'을 통해서 '사물의 노예에서 벗어나 절대적 자유'를 획득하자고 말합니다. 그 방법으로 인식론적 방식이나 도덕적 윤리적 방식이 아니라 미학적이라는 점을 거론합니다.

 

"장자는 전체 인생에 대해서 심미적 관조적 태도를 취하기를 요구하여, 이해/시비/공과를 따지지 않고 물아와 주객, 다른 사람과 나를 잊어버림으로써 자아와 전체 우주를 하나로 합하게 만들었다."(380)

 

물론 심미적, 관조적 태도는, 장자가 말한 '좌망'이나 '심재'와 같은 단어 및 위의 자아와 우주의 합일이라는 말로 보자면, 일견 종교적 접근인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겁니다. 그런데 리저호우는 미학에 해당할지언정 종교는 아니다라면서, 그 차이점으로 개체의 죽음을 구원으로 보지 않고 해방으로 본다거나 삶에서의 즐거움과 감성을 강조하는 점을 들어서 말합니다. '모습이 고목과도 같고 마음은 죽은 재와 같지만' 이런 것조차도 아니 이것이 바로 '가장 큰 즐거움(지락)'이라고 말합니다. 물론 지락은 종교에서 말하듯 저 세계에서 달성할 것이 아니라 바로 이 세계=바로/여기에서 달성할 수 있다고 말하죠. 이런식으로 미학적 접근을 리저호우는 행하고 있습니다. 

 

뒤의 현학과 선종에 대해서도 비슷한 맥락으로 끌고가지만, 특징적인 것은 저자가 장자-현학-선종을 유학과의 혹은 당시 중국의 다른 사상들과의 결합의 측면으로 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열심히 유가를 까고 있는 장자인데도, "근본적인 기질에서 비교하자면 장자 철학은 유가가 말하는 인간이 천지에 참여함이라는 정신과 상당히 맞닿아 있다"는 식으로 말합니다. 읽다가 군데군데 재미난 부분도 있지만, 엥 이게 뭐지? 싶은 부분도 많습니다. 가령 장자를 대표로 하는도가는 실제로는 유가에 대한 보충으로 본다거나, 미학적이라는 말을 키워드로 삼고 있지만 도대체 그건 뭔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물론 현학과 선종에 관한 것은 더 말할 필요가 없을 듯^^, 아마도 우리들의 다음~의 공부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장자에 관한 다양한 책을 조금씩 한 걸음씩 읽어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해석만큼이나 다양한 해석을 가능케한 <장자>라는 책이 위대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 책을 앞으로 4편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2주후면 내편 찍고 잡편, 외편 완독이 끝납니다. 와아~~

 

 

댓글 1
  • 2022-11-23 08:52

    장자의 해석이 이렇게 다양하다는 것을 보여준 이번 세미나이었습니다. 철학이 아니라 미학이라는 그의 주장에 일견 수긍되기도 하고 동의할 수 없기도 하고.....
    거의 발제 수준의 후기이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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