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시즌1 덕충부 후기

윤슬
2022-08-25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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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자는 이야기 형식으로 되어 있어, 재미있고 술술 읽히는 듯하나 그 깊은 의미를 헤아리기란 어렵다. 읽고 해석하는 개인차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각자가 살아온 삶의 방향과 공부 내용에 따라 풀어내는 자신의 장자 이야기를 듣는 재미가 매번 쏠쏠하다.

이번에는 덕충부를 읽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덕충부란 덕이 충만해서 저절로 밖으로 표시가 난다는 의미이다. 덕충부에는 신체적인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들이 비록 신체적 장애를 가지고 있으나 그들 내면은 덕으로 꽉 차서 저절로 드러나고 있다. 몸은 온전하지 않지만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펼치며 살고 있다. 그래서 누구라도 그들을 좋아하고, 와서 배움을 얻고, 감동을 받는다.

 

 장자는 왜 신체적 결함이 있는 자들을 덕충부에 등장시켰을까?

장애의 몸을 가진 사람이 신체적 결함을 극복하고 얻을 수 있는 정신 승리법을 배우라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인간은 모두 결함과 한계를 가진 불완전한 존재다. 어쩌면 장자에 등장하는 올자는 우리들 자신인지도 모르겠다. 시도때도 없이 불어닥치는 외부 조건에 분별하고 휘둘리고 괴로워하는 그런 존재.

그러나 장자는 부족함과 한계를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존재들이지만 부족함을 부족함으로 받아들이고 수용한다면 올자들이 발휘하는 그 덕을 우리도 삶의 현장에서 드러낼 수 있을 거라고 말하는 것 같다. 자책하지 않고 원망하지 않고 내 앞에 놓여진 그 일들을 그냥 하기만 하면^^

 

사람의 힘을 어쩔 수가 없음을 알고 그러한 경지에 편안히 머물러 운명을 따르는 유덕자의 길을, 호오의 분별 감정으로 마음을 어지럽혀 자기를 해치는 일이 없는 무정(無)의 삶을 우리도 일상에서 펼치며 살아봅시다!!!

 

댓글 3
  • 2022-08-26 07:54

    네 그럽시다!! 라고 답하고 싶어지는 후기네요. 

     

    저는 인간세에서 몇 분이 메모에 쓴 "장자의 통곡"에 대해 계속 의문을 가졌는데(하기사 비극적인 상황에서 상대가 무정하면 그를 지켜보는 제3자가 그를 대신해 통곡(비극미??)하고 싶어지죠)

     

    덕충부에선 과연 장자의 덕이 실체가 있기나 한가 의심스럽습니다. 재전이덕불형은 "운명에 따를 뿐 덕은 실체가 없다"는 의미로요. 유가의 덕을 시궁창에 쳐박아 버리려는 게 장자의 의도가 아닐까... 뭐 이런 생각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습니다~

     

     

     

     

     

  • 2022-08-26 12:23

    함께 하자고 공동체를 시작하지만, 대부분 '넘 힘들다. 차라리 혼자......'  왜 그럴까? 답을 못 찾았는데,

    덕충부에서 장자 말하는 시비,호오 를 가지고 '나를 해치지 마라'고 말한 점에서 답을 찾을 듯 합니다.

  • 2022-08-26 16:56

    생명의 유한성 그것은 누구나 가진 조건이고 그 부자유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유한성을 진짜 자각한 인물들이 덕충부의 주인공들인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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