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개의 고원 강독 세미나> 네번째 시간 후기

2022-04-1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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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는 리좀의 원리 5와 원리 6을 살펴보았습니다.

"지도제작과 전사의 원리"입니다.

지지난 시간에도 요 부분을 조금 읽었었는데 그 때 제가 전사는 어떻게 해서 리좀의 원리가 되는가 질문했었습니다.

전사는 본뜨기인데 본뜨기는 나무의 논리가 아닌가하고요

그것 때문에 갑론을박했었는데요

전사는 본뜨기가 아니고  데칼코마니랍니다.

데칼코마니는 겹쳐 찍는 순간 원본도 달라지는 것이니 본뜨기와는 다른 것이지요

그리하여 의문이 풀렸습니다.

그제서야 띠우가 전사는 데칼코마니라고 들었는데 하면서 얼버무리던 기억이 나더군요

그 때는 데칼코마니와 본뜨기를 같은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었지요

전사와 데칼코마니와 본뜨기.. 우리말이 더 어렵습니다.

" 지도가 사본과 대립한다면, 그것은 지도가 온몸을 던져 실재에 관한 실험활동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도는 자기 폐쇄적인  무의식을 복제하지 않는다. 지도는 무의식을 구성해 낸다. 지도는 장들의 연결접속에 공헌하고, 기관 없는 몸체들의 봉쇄-해제에 공헌하며, 그것들을 고른판 위로 최대한 열어놓는 데 공헌한다."

지도가 존재하는 것들을 그대로 베낀 사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여기서 지도는 훨씬 수행적인 면이 강조된 개념인 것 같습니다.

"지도가 언어수행의 문제인 반면, 사본은 항상 이른바 언어능력을 참조한다." 

정신분석과 분열분석을 비교하면서 정신분석을 사본쪽에 분열분석을 지도쪽에 위치시킵니다.

이렇게 둘을 비교하여 설명한 후 지도와 사본을 좋은 쪽과 나쁜 쪽으로 대립하여 단순한 이원론을 복원하려는 것이 아님에 대해 말합니다.

하나의 다양체 안에도 지층들이 있고, 도주선도 어떤 대형들을 재생산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언제나 사본도 지도로 바꿀 수 있다고 말합니다.

꼬마 한스에게 일어났던 일을 살피면서 정신분석이 꼬마의 지도를 사진으로 찍고 사본으로 만들었지만 꼬마는 막다른 골목들을 다시 지도 위에 설정하고 , 가능한 도주선들을 향해 막다른 골목들을 열어젖혔다는 것입니다.

"지도나 리좀이 본질적으로 다양한 입구를 갖고 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리고 충분히 조심한다면 우리는 심지어는 사본들의 길이나  뿌리-나무들의 길을 통해서도 거기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 사본-지도들이나 뿌리-리좀들 같은 서로 아주 다른 배치물들이 있게 된다. 리좀 안에는 나무 구조나 뿌리 구조가 있다. 하지만 역으로 나무의 가지나 뿌리의 갈래가 리좀으로 발아할 수도 있다."  "리좀에는 나무의 마디가 있고 뿌리에는 리좀의 발아가 있다."

이원론은 이원론에 머무르기 위한 것이 아니고 모든 모델을 거부하는 과정 <다원론=일원론>에 도달하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어떤 것을 정확하게 그려내기 위해서는 비정확한 표현들이 반드시 필요하며, 비정확함이야말로 일이 일어나는 정확한 통로라는 것입니다.  정확함이 아니라 모호함, 가능성이 실재를 표현할 수 있을 겁니다. 리좀과 나무로 나눌 수 없는 실재들, 이원론으로 돌아가려는 습을 교정하는 두뇌의 작동이 필요합니다.

다음 주에도 읽기는 계속됩니다.

이해와 오해가 섞이는 가운데 그래도 즐겁게 읽어나갑시당!!

 

 

댓글 1
  • 2022-04-14 16:18

    어떤것을 정확하게 그려내기 위해 비정확한 표현들이 필요하며, 비정확함이야말로 일이 일어나는 정확한 통로라는 것. 정확함이 아니라 모호함 가능성이 실재를 표현할수 있을거라는 말. 느낌적으로 굉장히 멋집니다. 한때, 장승리의 시<무표정>에서 ‘정확하게 사랑받고 싶었어’ 에 엄청나게 꽂혔었는데…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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