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세계사] 3차시(7-9장) 후기
이 책은 피터 프랭코판이 세계사 속에서 기후 재앙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지를 모색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기후를 주제로 거대한 시공간을 엮어내기 위해 종횡무진 제시하는 레퍼런스들이 무엇보다 놀랍게 느껴지는 책이다. 거기에 각 분야에서 내공을 쌓아오신 세미나원들의 주석들을 들으면서 책의 맥락을 살피는 시간이 혼자 읽을 때보다 훨씬 즐겁다. 그렇게 참여한 세 번째 시간. 부득이한 지각으로 인해 앞부분은 생략하겠지만 각자 줄치며 가져온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시작에 앞서 이 책을 소개한 알라딘에서 정리한 이 책의 목표 세가지를 먼저 꺼내 보겠다. 이 책은 첫째, 기후 변화와 패턴이 세계사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둘째, 인간과 자연계의 상호작용 이야기를 제시하고, 우리가 환경을 어떻게 활용하고 틀 짓고 변형했는지를 살핀다. 셋째, 유럽과 북아메리카의 부유한 나라들이 아닌 다른 대륙과 다른 종교의 역사는 흔히 부차적으로 치부되곤 했는데, 이처럼 과거와 우리 주변 세계를 보는 왜곡된 방식을 바꾸고자 한다.
7장 자연과 신에 대한 관심 _ 서기전 1700년 무렵부터 300년 무렵까지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인도, 중국에서 펼쳐진 자연 재해와 신, 인간에 대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이 시기 지도자는 인간에게 재앙을 내릴 능력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 두려운 존재였다. 중국의 상나라, 주나라의 기록들을 통해서 자연계의 좋은 결과에 대한 책임이 하늘과 땅 사이의 강력한 매개자, 천자에게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지배자는 자신이 적절한 제물을 바치고 올바른 의례를 따랐음을 확실히 하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존재였고, 자연현상을 기록하는 데 각고의 노력,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노력도 불사했다. 천명을 정당화하기 위해 지배자는 잘 통치를 해야했다. 자연질서와 힘의 통합은 제국 정치 이념의 근본이었던 것이다. 예컨대 공이 있으면 풍요의 시대, 불균형은 하늘의 질서가 교란된 것이기에 처벌과 고난이 정당화되었다. 전체 사회가 하늘의 질서를 본받아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배자는 그것을 지켜야 하고 모든 사람은 안정과 조화를 지키는 방식으로 살아야 했다.
서기전 6세기 이후 제자백가 시대의 노자와 장자는 이를 위한 중요한 미덕으로 삼보 즉, 사랑사랑(慈), 검소, 남들보다 앞서려 하지 않는 마음을 정치 지도자들에게 제시했다. 지배자가 행해야할 균형은 결코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었다.
인도 <베다>의 기록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이 시기가 축의 시대였음에도 신앙을 바라보는 실용적 태도였다. 물을 오염시키지 말고 나무를 해치거나 베지 말야한 한다고 말한다. 동물 보호는 중요한데, 어떤 동물들은 유용하기 때문이다. 누구도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동물(우유 제공하는 암소)을 죽여서는 안된다는 조언을 지배자들에게 했다. 이런 기록을 통해 당시에 얼마나 많은 생태 문제가 있었는지도 가늠해볼 수 있겠다는 이야기들도 있었다.
나아가 서기전 6세기 중반 지중해에서 인더스강에 이른 제국은 지배자 아후라마즈다(지혜의 신)과 자연 숭배를 중심으로한 신앙이 있었다고 한다. 이 신앙을 마즈다교/선교/자라투스트라교로 부르는데, 이를 세계 “최초의 환경운동 종교”라고 불렀다. 이들은 선과 순수에 집중하고, 불, 물, 흙의 형태로 구체화된다. 이들은 특히 강을 숭배했는데, ‘강에 오줌을 누거나 침을 뱉지 않으며, 강에서 손을 씻지도 않고, 다른 이들도 못하게 했다’ 환경운동 종교의 등장은 도시화에 따른 것이다.
이스라엘 지역으로 넘어가면서 일종의 ‘환경 협정’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모세 이야기를 통해 이스라엘인들이 이집트의 노예상태에서 구원받고 가나안에 정착한 이후 신과 맺은 약속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라 할 수 있다. 다른 신을 숭배하지 않겠다는 계명을 준수한 대가로 ㅂ옥한 땅을 선물받는데, 이 약속의 땅은 씨를 심은 다음 채소밭에 물을 줄 때처럼 발을 놀려 물을 대야했던 이집트와 달리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로 땅을 적시는 곳이었다. 그렇기에 신과의 합의를 어기는 일은 곧 가뭄, 식량난으로 이어진다.
독일 철학자 야스퍼스는 이 시기를 추축시대/축의 시대라고 했다. 인류가 심오한 질문을 숙고한 시기, 문화적 결정화의 시대, 물러나서 앞을 내다보는 것으로 묘사된 새로운 능력의 시대라고 했다. 그 배경으로 제시하는 것에는 첫째, 문헌의 급증 및 보존, 전파, 복제였다. 이를 통해 배우고, 토론하고, 해석할 수 있었다. 철학, 수학, 과학 분야가 등장했다. 둘째는 살기 좋은 기후대로 인해 풍요의 수준이 높아지고 도시화가 진행되었다. 이로인해 물질적 보상에서 자기 수양, 이타심으로의 변화를 자극했다. 이 시기에 꽃을 피운 신앙체계의 공통적 특징을 통해 알 수 있다. 셋째는 실존적 질문을 탐구하는데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자원과 영향력을 가진 새로운 학자와 사상가 계급의 출현, 즉 유한 계급의 등장이었다.
끝으로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사례는 서기전 3세기 북인도 아쇼카 황제의 이야기였다. 그는 삼림에 불을 지리는 것을 금지하는 칙령을 발표했는데 그 이유는 동식물에 대한 광범위한 철학적 태도와 관련된다고 본다. 영토 전역의 바위에 이런 칙령이 새겨져 있었다.
“살아 있는 어떤 것도 도살하거나 희생으로 바쳐서는 안 된다” 수백년 동안 사람을 포함해 “산 것을 죽이고 해치는 일”이 늘었다고 이 새김글은 덧붙였다. 모두가 “온갖 욕망과 정열”에 지배되지 않고 “자제력과 마음의 순수함”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했다. 나아가 황제는 인간을 위한 의료와 동물을 위한 의료를 준비했다. “나는 인간과 동물에게 필요한 약초를 구할 수 없는 곳에서는 그것을 들여다가 기르게 했다..... 나는 길가에 우물을 파고 나무를 심게 했다. 인간과 동물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나아가 왕실은 “채식”을 선언하기도 한다. 아쇼카는 이전에는 카레를 만들기 위해 날마다 수많은 동물을 죽였는데, 이제부터는 단 세 마리만 잡겠다고 했다. 공작 두 마리와 사슴 한 마리다. 나중에는 이 세 마리도 잡지 않겠ㅅ다 했다. 여러 야생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선언, 지정된 날짜에 물고기 판매 금지 및 염소, 양 등 몇몇 동물의 거세와 소, 말에게 낙인을 찍는 것도 금지했다. 저자는 지배자가 인간인 신민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환경과 그 안의 동식물, 천연자원이 가진 권한을 존중하는 것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8장 스텝 변경과 제국들의 형성_서기전 1700년 무렵부터 서기전 300년 무렵까지
이 장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점은 흔히 정주사회와 유목 사회를 이분법적으로 구별하고 했는데, 저자가 이 두 사회의 관계를 상호의존성으로 설명했다는 점이다. 예컨대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산물(유제품, 고기, 양모, 가죽 등)을 필요로 하거나 원하는 소비자들과 가까이 위치해 있어야 했다. 이런 필요는 단일하지 않았고, 현지 요구, 취향, 기후를 반영했다. 그러나 교역이 이루어지는 과정(인간의 이주, 언어, 생태계 변화)과 지형 및 기후적 조건에 따라서 중앙집권화, 제국화가 진행되었다. 저자가 주목한 중앙집권화로 인한 단순화와 통합은 정치 체제와 인간사회만은 아니었다. 초목, 농작물, 채소, 과일, 향신료, 꽃 등은 (낙타, 말, 들소, 당나귀 같은 동물도) 그저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의 여러 지역을 연결하는 교역 및 교류망의 일부만이 아니었다. 그것은 또한 광범위하고 끊임없는 환경 및 동식물 재편의 일부이기도 했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하나의 동력원 즉, 인간의 욕망과 필요하는 동력원에 따른 추이였다.
9장 로마의 온난기_서기전 300년 무렵부터 서기 300년 무렵까지
많은 사람들이 로마 제국의 성취를 사회, 경제, 군사, 문화의 측면에서 설명해왔다. 하지만 저자는 기후조건이 로마가 이웃 나라들과 대결하고 있던 시기에 이례적으로 좋았음에 주목한다. 서기전 200년 무렵부터 시작된 높은 습도의 기간에 그리스 및 페니키아 식민지의 확대가 이뤄졌다. 이 시기를 ‘로마 온난기’, ‘로마 기후 최저기’라고 부른다. 이 시기는 약 350년 동안 지속되었다고 한다. 로마가 정확히 지중해, 유럽, 북아프리카, 지중해 동안에서 최강자로 떠올랐던 시기다. 이는 지난 4천년 지중해 역사에서 단연 가장 생산성이 높은 시기, 인구 증가, 정복을 위한 인력, 정치권력자들이 자기 권력을 정당화하고 강화하는 시기였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크목 화산 분출은 불과 10년 뒤에 이루어진 로마의 이집트 정복이라는 관점에서 이례적으로 적절한 시기였을 뿐만 아니라, 300년 이상에 걸친 낮은 화산 활동 수준, 최소한의 기상 이변 발생, 예측 가능한 기후 패턴의 시기에 드문 예외이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중국 한왕조의 인구증가, 중앙집권 심화, 농업 팽창도 비슷한 궤적이다.
다시 말해 이 시기는 서로 연결되지 않은 세계의 여러 지역에서 제국의 시대였다. 비슷한 팽창과정이 일반적으로 기후 조건이 유리한 시기에 일어났다는 것은 주목할만하다. 더 구체적으로는 각 정치체가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안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행정과 물류상의 기술을 개발했다는 사실이다.
한편, 모든 제국, 국가,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로마는 정치적, 군사적, 경제적 성공이 (그리고 도시화도) 막대한 환경 훼손을 통해 이루어졌다.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는 “숨 막힐 듯한 대기, 연기나는 솥의 악취, 매연, 유독가스가 있는 로마를 떠나면 건강뿐만 아니라 기분도 금세 좋아진다”며 한 친구에게 이렇게 썼다. “내가 포도원에 온 이후 얼마나 강해졌다고 느끼는지 상상해보게” 또 많은 논자들은 삼림 파괴로 인해 많은 지역에서 목재 공급이 심각하게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루크레티우스는 “가련한 우리 땅은 지치고 고갈돼 더 이상 위대한 시대를 낳을 수 없다. 들판은 보잘 것 없고 옹색한 수확만 가능하다”고 했다. 이는 기후변화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모든 것이 인간의 무능과 관련된 것으로 파악하기에 이른다. 실제로 로마에서는 생태 파괴에 대한 불평이 많았기에 지주들은 나무 심기에 공을 들였다.
같은 시기 북위 왕조에서도 경작지를 보호하기 위해 군대를 배치했고, 남쪽의 지배자들은 습지를 간척해서 경작지를 확보하고자 했다. 또 포고를 무시한 채 산의 초목을 베어내고 강에 둑을 쌓는 일을 참수로 다스리고자 했다.
도시는 사람들이 밀집해서 사는 곳으로서 질병이 발생하고 급속하게 퍼지기 위한 이상적 조건이었다. 서기 165년 발생한 안토니누스 전염병과 대략 100년 후에 발생한 키프리아노스 전염병을 보자. 이때는 얼음 시료에서 산소 동위원소 수준이 변화하고 유황 함량이 급증한 직후다. 그것은 상당한 규모의 화산분출의 결과로 기온이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표면적으로는 매우 불규칙한 강우, 북극해 얼음과 유럽 빙하의 동시 팽창, 태양활동수준 감소에 의해 악화된 것이다. 안토니누스 전염병 발생 직전은 300년에 걸친 기후 혼란 시기였던 것이다. 이 기후불안정이 로마 제국 힘의 축적에 부담을 주고, 서기 150~650무렵까지 전신세 전체에서 가장 극적인 기후 변화가 잇달아 나타났다고 본다. 기후와 병원체 문제가 일어난 시점은 230년대에 쇠퇴하며, 정치적 격변을 겪었던 로마제국의 쇠망기와 맞물린다. 동아시아에서는 한나라가 막을 내리고 오호십육국 시대로 분열한다.
여기서 저자는 큰 국가는 놀랄 만큼 취약하다는 점에 주목한다. 비교적 약한 압력과 불균형에의해서도 무너질 수 있음을 말한다. 또, 모든 재난에서 고통스러운 짐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편파적으로 지워진다고 한다. 현대의 연구는 사회경제적 압박과 기근에 대한 취약성의 결정적 요인은 구체적으로 자산을 가지지 못한 사람의 비율임을 입증하고 있다. 요컨대 가난한 사람의 비율이 높을수록 식량난, 기근, 국가 붕괴의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그렇기에 균형이 깨지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양극화/부의 불평등이 점점 커지는 지금 여기의 문제를 생각해보게 된다. 만약 양극화가 극심하지 않다면, 재난을 이기는 힘도 지금보다 커지지 않을까 9장을 읽으면서 추정해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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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한 내용 정리하느라 애쓰셨어요
두주 전 셈나라 다 잊고 있었는데 후기 덕분에 복기합니다
비슷한 톤으로 이어지는 기후와 세계사 이야기 세미나가 아니라면 읽지 못했을 것 같아요
덕분에 연결됨, 연루됨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책 읽어나가네요
후기 고맙습니다^^
자세한 후기 감사해요.
후기 쓰기도 만만찮을듯 해요
저는 3장-6장 후기 아직도 못쓰고 있어요.
이번 주말에는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