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릴라/인류학세미나 <모든 것의 새벽>읽기 4차시- 후기
이번 주엔 7장과 9장은 나랑, 8장은 스프링님이 발제를 해 주셨습니다.
붓 끝이 무디고 무뎌 명쾌함도 기대하기 힘들고, 논리가 딸려서 앞뒤 맞는 귀납법이나 연역법도 가져다 사용하기도 역부족인 내가 인류학 후기를 쓴다는 자체가 기적이라 생각하며 7장과 8장의 미니 후기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7장 자유의 생태학
저자들의 의하면 농경의 탄생은 일반적으로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단일한 과정의 한 부분이 아니고, 최초의 농부들도 농사지을 마음이 별로 없었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이유는 크게 둘로 나뉜다. 하던 일이 잘되니 딴 짓 하기 싫었든지 아니면 해 봤는데 별 다를 게 없던지. 마지막 빙하시대가 끝난 뒤 초반의 몇천 년 동안, 거의 모든 사람들은 아직 농부가 아니었다. 길들여진 식물과 동물은 그들을 심고 돌보는 인간의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는 한 그들이 원해 살던 생태적 한계를 벗어나서 '확산될' 수 없다. 그렇다. 수렵.채집인들에게는 이러한 식물과 동물 길들이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는 <총. 균. 쇠>에서 말한 동서 축에서 하나의 작물이 쉽게 퍼~져 나가는 줄만 알고 있었다. 인간의 손이 필요하다는 것을 미쳐 깨닫지 못했다. 사실 <모든 것의 새벽>을 읽기 전까지 그저 때가 되었을 때 인류가 '하나.둘.셋 '하고 동시에 줄넘기 하듯 농사를 짓기 시작했을 것이라 생각하며 살았다. 도대체 학교는 어떻게 졸업한 거지! 저자들은 묻는다. 농업은 왜 더 일찍 발달하지 않았냐고. 12,000년쯤 전 마지막 빙기가 끝나고 현재의 간빙기인 홀로세Holocene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 인간은 이미 세계의 모든 대륙에, 그리고 여러 다른 종류의 환경에서 살고 있었다. 어 그렇다면 모든 대륙에서 농경을 시작했을까? 그들은 성공했을까? 실패했다면 왜 그랬을까? 빙하가 물러가면서 새로이 노출된 해안 지대는 야생 자원의 보고였을 테고, 온갖 생물 종이 번성했고 채집인 인구가 활발하게 늘어났다. 농경은 채집인들이 남기고 떠난 육지의 빈틈을 파고드는 (마치 틈새시장 공략), 어부들과 채집인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이 가지지 않는 지리적 공간을 차지하고 들어온 것이다. 여기서 '자유의 생태학'이 등장한다. 너무 많이 얽매이지 않고도 작물과 동물을 기르는 것, 그리고 생사를 걸고 재배해야 하는 상황이 오지 않도록 방지하기에 충분히 넓은 식량 네트워크를 보유하는 것 등이다. 농경의 안팎에서 이처럼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 혹은 그 문턱에서 머무는 것은 인간 종이 과거의 오랜 기간 동안 성공적으로 해온 일이었다고. 저자들은 '했다 안 했다 하는 농경 in-and-out of farming'에 아예 게임이라는 tag을 부쳤다. 초기 농부들은 이러한 in-and-out of farming 으로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경험했을 것이다. 7장 발제를 준비하며 그리고 발제를 읽어내려가면서 또 다시 눈물을 보인 7장의 마지막 부분을 보자.
'괴베클리 테페나 시기르스코에 호수 같이 계절에 따라 세워진 거대 구조물은 홀로세의 수렵 어로 채집인들
사이에서 큰 일거리가 진행되고 있었다는 우리가 바랄 수 있는 한 가지 명백한 신호다.
고고하게 서 있기를 원한다는 명백한 신호'
전 농경시대의 수렵과 채집인이었던 괴베클리 테페와 수렵어로 채집인들이 계절적으로 모여 거대한 구조물을 세우고 나 여기 이렇게 고고하게 서 있기를 원하는 그들이 내 눈 앞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8장 상상의 도시
도시, 계급, 관료제, 국가는 패키지인가? 아니다. 도시는 다양한 사회적 실험 중 하나다. 엘리아스 카네티는 도시는 상상 속에서 시작된다고 주장했다. 매우 큰 사회 단위는 항상 어떤 의미에서는 상상 속의 존재다. 대규모 인간 군집은 뭔가 부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겨지며, 이것이 공동체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문자. 행정관리. 저장과 재분배 , 장비, 감독자 같은 보조 장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계급이 발생하고 문명은 그것과 함께 오는 패키지로 등장했다. 그러나 반대 증거들도 많다. 여러 세기 동안 자치를 시행해온 도시, 신전, 궁궐, 계급, 행정관, 지배 계층의 증거가 없는 도시, 중앙집권적 권력이 출현했다 사라진 고대 도시들이 있었다. 오~ 정말? 그렇다면 우리의 고정관념이 부셔 져야 한다.
저자들이 보여준 예시로 우크라이나의 메가 유적이 있다. 메가 유적은 오래되고 규모가 크다. 중앙 집권화된 정부나 행정 체계, 지배계급에 대한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 유적 중 한 곳인 탈리얀키에는 1,000채 이상의 주택이 있다. 집들은 안 쪽의 공터를 중심으로 동심형으로 배열되어 있다. 수업 시간에 이 동심형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다. 동심형 안 쪽이 아닌 바깥쪽에 살던 사람들은 불안하지 않았을까? 수천 명에서 만 명이 넘는 인구가 살던 그곳에선 잉여물이 발생하고 그로 인한 분쟁이 일어날 여지가 충분했지만, 전쟁이나 사회적 특권층의 근거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따라서 고대의 거대한 도시는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권력. 계급, 국가가 필연적인 도시가 아니었고, 사람들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도시와 사회를 상상하고 실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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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 | 2026.01.10 | 167 |

앗,,, 겸손의 말씀이지 말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지난 세미나에서 많은 얘기가 오갔다고 하더니... 과연 상상의 도시부터는 내용이 꽤 어렵더군요. (뒤늦게 열심히 읽고 있다지요 ㅋㅋ)
고정관념이라고 할 만한 지식도 딱히 없으면서... 그것 너머를 보는 일 또한 쉽지 않음을 새삼 느낍니다.
이렇게 오래된, 다양한 고대도시들의 이야기가 가능하다는 게 너무 신기하기도 하고요.
기적의 후기 잘 읽었어요. 샘 덕분에 후기 묻어 갑니다. 고마워요. 몇 개의 단어로 압축됐던 긴 시간들을 이렇게 저렇게 펼쳐 보여주는 책을 함께 읽으니 이런 저런 상상들을 하게 되네요. 사람들이 살아온 공간과 시간을 다른 방식으로 보고 이야기해보는 연습을 하는 시간인 것 같아요.
매주 읽어야 할 챕터에 치여 그동안 읽은 것들이 전광석화처럼 사라지는데
나랑샘 후기 덕에 그 기억을 그나마 붙잡을 수 있네요~
바쁘신 와중에도 엑기스후기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이번 세미나를 하면서
제가 중동과 남미에 대해 몰라도 참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서
언젠가 멕시코에 가서, 발음도 잘안되는 테오티후아칸의 기운을
함 마주하고 싶다는 꿈도 막 생기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