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개의 고원] 8장 후기

뚜버기
2022-12-19 13:25
391

 

얼굴성 챕터 시작할 즈음에 맡은 후기를 미루고 쌓여서 그 무게에 엎어져 있었다.

동학들의 권유로 얼굴성은 제쳐두고 <1874년- 세 개의 단편소설> 후기를 쓰기로 했다.

 

저자들이 말하는 단편소설과 콩트의 차이는 흥미롭다. 단편이 ‘도대체 무엇이 일어났는가’ 혹은 ‘무엇이 일어날 수 있었는가’에 관한 것인 반면 콩트는 ‘무엇이 일어날 것인가’에 관한 이야기라고 한다.  하나가 현재를 과거로 던지는 것이라면 다른 하나는 현재를 미래로 끌고 간다.

제목의 년도인 1874년은 바르베 도르비유의 <<진홍색 커튼>>이 발표된 해이다. 비슷한 시기에 모파상은 콩트 <<속임수>>를 썼는데 저자는 이 두 작품을 대비한다. (파리꼬뮨은 실패로 돌아가고 부르주아가 어깨에 힘을 주기 시작한 시기… 과거는 낡은 것이며 새로운 것이 진리라는 모더니즘이 유럽을 휩쓸던 시기와 어떤 역사적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단편은 비밀(주름이나 감쌈들로 존재하는 몸과 정신)의 자세들을 등장시킨다면 콩트는 발견(가장 뜻밖의 펼침과 전개들)인 태도들, 입장들을 작동시킨다.

콩트와의 대비를 통해 저자들이 말하는 단편소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양상 혹은 표현), <비밀>(형식), <몸의 자세>(내용)의 연쇄를 갖는다.”(370)

 

“우리는 단편소설이 살아있는 선들, 살의 선들의 견지에서 정의된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단편소설은 그 선들에 관해 매우 특수한 계시를 보여준다.”(371)

저자들은 선들의 관점에서 세 개의 단편소설을 소개한다. 영미 작품 두편인 헨리 제임스의 <철창 안에서>(1898)와 피츠제럴드의<파열>(1936) 그리고 현대 프랑스의 피에레트 플뢰티오의 <심연과 망원경 이야기>(1976)기 그것이다.

 

“요컨대 나름의 독자성들을 갖고 있고 이미 복합적인 도주선이 있다. 한 편 나름의 절편들을 가진, 그램분자적인 선 또는 습관적인 선도 있다. 또한 이 두(?) 선 사이에 분자적인 선이 있으며 이 선은 이 선을 한쪽 또는 다른 쪽으로 기울어지게 하는 나름의 양자들을 가지고 있다”(387)

저자들은 선들은 기표나 기표를 통한 주체의 규정과는 아무 상관 없다고, 구조와는 상관이 없다고 못박는다. 단편의 기예는 분열분석이 선의 배치를 다루는 방식과 비슷하다고 말한다(그래서 단편에 주목하는 것인가?)

여기서 몇가지 문제가 제기된다. 우선 선들의 특수한 성격에 관한 문제가 있으며, 각 선들의 중요성에 관한 문제와 선들의 상호 내재성에 관한 문제가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불안한 문제인 각 선들의 고유한 위험들에 관한 문제가 있다고 한다. (이 문제들에 대해서는 좀 더 정리할 필요가 있는데 시간관계상 제외… 나중에 고쳐쓰겠다)

“모든 것은 선들 위에서, 선들 사이에서, 선들을 지각할 수 없게 만드는 <그리고>(ET) 안에서, 한 선과 다른 선 안에서 일어났다. 그것은 분리접속도 접합접속도 아니고, 오히려 새롭게 수용되기 위해 끊임없이 그려지는 도주선이다. 이것은 포기나 단념과는 반대이다. 이것들은 새로운 행복 아닐까?”(394)

새로운 행복이라니….이것은 비아냥일까?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서 제일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장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천개의 고원의 주제들에 진입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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