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누리 주역강의 9월> 계절과 신체 후기

담쟁이
2022-10-02 15:03
285

9월이 가기 전에 반드시 후기를 올리리라 굳게 마음 먹었건만 ....결국 10월에야 늦은 후기를 올리게 되었다.

하지만 가물가물해진 기억들을 소환하느라 다시 한 번 꼼꼼히 강의 내용을 복습하게 되는 좋은 기회도 된 것 같다.

9월 자누리 주역은 소식괘를 통해 고대인들의 생활리듬과 주역의 활용법을 이야기해준다.

소식괘는 한나라때 맹희가 기후를 주역의 괘와 연결시킨 것으로 음과 양이 차례로 하나씩 변하는 것을 12개월에 맞춘 것이다.

자누리샘은 주역 하경에 나오는 괘중 네 개 (뇌천대장, 택천쾌, 천풍구, 천산둔)와 월령을 통해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만나고 감응하는지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인간 중심으로부터의 전환은 우리의 내부에서부터 그것과의 공명, 이른바 자기에게 내재하는 자연성에 대한 의식적 각성없이는 달성 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 자연을 어떻게 볼 것인가>다카기 진자부로)

인간에게 내재하는 자연성을 소생시키기 위해서는 꾸준히 감응력을 훈련과 생활의 변화가 필요한데 이러한 필요성에 의해 생겨난 것이 주역의 활용법이며 그 중 하나가 12소식괘이다. 12소식괘는 12달을 음과 양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그 안에는 태양과 달, 양지와 음지의 변화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계절을 살고 있지만 동시에 우리 안에도 계절이 있다. 우리안에 있는 계절의 바람에 따라 자연과 사회를, 몸과 생활을 감응하며 살고자 했던 고대인들의 삶이 느껴져 감동이 느껴졌다.

동서남북을 사계절과 연결시켜 풀어낸 시령도 흥미로웠다. 그 중 가을편은 이렇다.

서방을 진()이라 하고 그 계절은 가을, 그 기운은 음이라 하는데 음은 금과 생물의 껍질을 낳는다. 그 덕은 근심하고 슬퍼함, 고요하고 바름, 장엄하고 화순함, 방탕하지 않음이다. 이 때 해야 할 일은 방탕하거나 포악하지 않게 하며 때에 맞추어 군사를 다스리며 백성의 재력을 헤아려서 거두어 저축한다. 여러 인재를 모으고 각종 작물을 거두어 나태하지 않게 한다. 싫어하는 바를 잘 살피고 원하는 바를 반드시 성취하게 한다. 1정령 도박을 금하고 사소한 말싸움을 제한하고 미움을 풀기 위해 싸우지 말라. 4정령 창고의 균열을 보수하라. 5 정령 담장을 수리하고 마을의 출입문을 지키라.”

지난 주 9.24 기후정의 행진에 참가했다. 그 날따라 가을 하늘은 우리의 행진구호가 무색할 만큼 푸르고 높고 청명했다. 다들 정성스럽게 만든 피켓을 들고 깃발을 휘날리며 광장에 모인 3만5천명의 사람들! 같이 구호를 외치고 걸으며 자연과 감응하지 못하고 단절 되어진 인간중심주의가 벌여놓은 일들이 얼마나 끔찍한지에 대해 새삼 분노하게 되었다. 

피켓속에서 유독 눈에 들어오는 구호가 있었다. ‘살고 싶다’ 와 ‘우리 같이 살자’

오늘부터라도 가을의 정령을 되새기며 내 안에 내재 되어진 자연성을 깨우는 노력을 해 볼 때이다.

댓글 1
  • 2022-10-07 08:44

    9월 24일의 자연은 참 아이러니했어요

    날씨문제를 공론화하자고 모였는데, 날씨는 좋아..바깥 날씨가 좋으니 내 안의 날씨도 좋은 것 같아..

    날씨가 좋지만 내년에도 이렇게 좋을까 걱정이 돼.. 기후위기라고 하는데 날씨가 좋아..

    심각한 기후위기를 걱정하면서 북치고 꽹과리치며, 자우림 노래에 흥겨워. 

    이런 것이 우리 안의 자연을 깨우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라구요 

    후기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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