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고원> 5장 첫번째 시간 후기

블랙커피
2022-09-25 17:38
276

4장 <언어학의 기본전제들>을 4주에 걸쳐 읽고, 드디어 지난 시간에는 5장에 진입했습니다.

4장은 랑그를 본질로 보는 소쉬르식의 언어학을 비판하고, 화행론적 관점에서 언어학을 이해하고자하는 시도였는데요.

이는 화,행에서 화(랑그)가 본질이고 이로부터 행(파롤)이 파생되는 것이 아니라, 행(파롤)의 잉여성이 언어의 본질이고 이 외부적 요소가 언어 자체를 정의하는 내적성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언어자체의 고유한 내적 본질, 보편적이고 항상적인 본질은 없으며 다양한 외부적 요인에 따라 그때마다 달라지는 것이 언어라는 것이죠.

그렇기에  언어를 기표-기의관계로 보는 소쉬르식의 언어학은 기호체제의 하나일 뿐 그 어떤 특별한 특권도 부여할 수 없다고 들/가는 말하고 있고, 5장은 “기호 체제라 불리는 것은 특수한 표현의 전(全) 형식화를 가리킨다”로 출발하고 있습니다.

 

5장에서 들/가는 기표작용적 기호체제를 포함하는 네 가지 기호체제를 설명하고 있는데요.

먼저 기표작용적 기호체제는 227쪽에 8개의 양상 또는 원리로 잘 요약되어 있습니다.

1) 기호는 다른 기호를 지시한다. 그것도 무한히(기호를 탈영토화하는 의미생성의 무제한성)

이것에 대한 설명으로 218쪽에 “따라서 기호는 이미 높은 정도의 상대적 탈영토화에 도달했다”라는 문구가 나오는데, 세미나에서는 기호가 무엇으로부터 탈영토화했다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고, 위의 문맥상으로 보면 표현인 기표(혹은 기호)가 내용(혹은 기의)으로부터 탈영토화가 되었다는 의미로 보면 될 것 같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2) 기호는 다른 기호에 의해 돌려 보내지며, 끊임없이 회귀한다(탈영토화된 기호의 순환성)

3) 기호는 한 원에서 다른 원으로 건너뛰며, 끊임없이 중심에 의존하는 동시에 중심을 바꾸어 놓는다(기호들의 은유 또는 기호들의 히스테리)

세미나에서는 크로우족과 호피족 남자들이 아내가 부정을 저질렀을 때 각각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예시를 두고 흥미롭게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4) 원들의 확장은 기의를 주고는 다시 기표를 주는 해석들에 의해 항상 보증된다(사제의 해석병)

5) 기호들의 무한한 집합은 하나의 주요 기표를 가리키고 있는데, 이 기표는 과잉인 동시에 결핍으로 나타난다(전제주의적 기표, 체계의 탈영토화의 극한)

6) 기표의 형식은 실체를 갖는다. 또는 기표는 <얼굴>이라는 몸체를 갖는다(재영토화를 구성하는 얼굴성의 특질들이라는 원리)

7) 체계의 도주선은 부정적 가치를 부여받으며, 기표작용적 체제의 탈영토화 역량을 넘어선다고 비난받는다(희생양의 원리)

8) 그것은 보편적 기만의 체제이다. 이 체제는 도약들 속에, 규제된 원들 속에, 점쟁이의 해석에 대한 규제들 속에, 얼굴화된 중심의 광고 속에, 도주선을 다루는 태도 속에 동시에 들어 있다.

이와 같은 기표적용적 체제는 261쪽에 다이어그램으로 제시되고 있는데요. 아직까지는 다이어그램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들/가는 두 번째로 전-기표작용적 기호체제와 세 번째로 반-기표작용적 기호체제를 얘기합니다.

전-기표작용적 기호계는 원시적 기호계로 자신의 절편성과 다성성을 통해 모든 기표작용적 순환성과 맞서 싸우고 있다고 설명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반-기표작용적 기호계는 가축을 기르고 전쟁을 하는 유목민들의 기호계로, 종합하기보다는 배열하고 수집하기 보다는 분배하며, 단위들의 조합을 통해서보다는 절단, 이전, 이주, 축적에 의해 작동하는 수 기호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세미나에서는 이 기호계들을 느낌적인 느낌으로 이해하고, 다음 후-기표작용적 체제에 진입했습니다.

 

들/가는 기표작용적 기호체제와 후-기표작용적 기호체제를 구별하기 위해 편집증적이고 해석적인 망상과 주체적이고 정념적인 망상에 대한 정신의학의 구별을 가져와 설명한 후, 주체적이거나 정념적인 후-기표작용적 권위주의적 체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자세히 얘기하고 있는데요. 이 부분부터는 다음 시간에 강독을 하며 후-기표작용적 기호체제에 대해 좀 더 깊게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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