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차 후기> 보이지 않는 가슴 : 돌봄의 경제학 1~4장

루틴
2023-04-09 22:15
243

발제문을 끝내고 나니 후련하군요^^;; 수면부족이후 피자를 왕창 먹어서였는지 바로 배탈이 나면서 발제 뒷풀이로 계획했던 세월호 어머님들의 연극무대이야기인 영화 <장기자랑>을 못봤네요..ㅠ


<보이지 않는 가슴 : 돌봄 경제학>의 저자 낸시 폴브레는 자신을 “나는 인간이 서로를 돌보는 데 들이는 시간과 노력에 대해 연구하는 경제학자다”라고 소개한다. 여성주의 경제학자이다. 돌봄의 가치를 포함한 경제학을 구상하려고 한다. 사람을 돌보는 일이 경제학의 data가 될 수 있을까? 의구심도 들지만 <돌봄 선언>에서 돌봄의 경제학이라는 파트를 읽었기에 크게 이질감 없이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푸코 공부와 올해 초 읽었던 <가족을 구성할 권리>를 읽으며 혈연중심의 가족주의를 해체해야한다 배웠던 터라 가족가치를 주장하는 저자의 말이 계속 신경이 쓰이기는 했다. 저자가 말하는 가족이 근대주의적 가족의 의미보다는 사랑, 의무, 호혜를 기반으로 한 전근대적 가족의 형태이지 않을까하는 문탁샘의 말에 조금 오해가 풀리긴 했다.

 

새롭게 제안하는 지수들은 너무나 재미있었다. 돌봄 노동에 대해 가치를 인정하고 정책에 반영이 하려면 어쨌든 수치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덕 존스 지수, 돌리 존스 지수, 와 다우 지수는 충분히 활용 가능할 것이라 긍정적 생각이 들긴 하지만 과연 경제학분야에서 받아드릴까? 의구심도 든다. 또한 GDP의 허상에 대해 듣고 너무 충격적이었다. GDP는 총 생산지수이다. 유출된 기름에 의해 해안가가 오염되어도 자연 손상을 고려하지 않고 청소하는 비용만 적용해서 GDP가 증가한다. 경제지표라는게 이런거였구나..쩝.

 

1부- 애덤스미스는 개인들의 이기심에 의해서 시장 경제가 돌아간다고 말한다. 일상을 사는데 필요한 밥상을 차리기, 기저귀 갈기, 집안 청소하기 등은 이기심만으로 되지 않는다. 이러한 재생산 노동=돌봄 노동은 어머니로부터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것으로 시장노동과 영역을 분리한다. 남성= 시장= 이기심, 여성=비시장=이타심으로 가족가치를 여성에게만 부여한다. 사랑, 의무가 여자들의 본질적인 성향인 마냥 여자들을 돌봄에 적합한 존재로 만들었다. 친절이라는 젖은 마르지 않는 샘에서 자연적으로 솟아나는 것도 아니고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생산되는 것도 아니다. 경제와 윤리가 합쳐진 이타주의 적인 행위에서 경제와 윤리가 분리된 이기적인 행위로 진화되는 가운데 부에 대한 개인주의적 경쟁은 돌봄 노동에 대한 아무런 보상을 하지 않는다. 경쟁의 압력에 의해 선의를 베푸는 사람들은 불이익을 겪는 착한 사람 딜레마에 빠진다(K-장녀, 착한여자 콤플렉스). 특정사람에게 돌봄 노동을 부가하지 말고 공평하게 분담되어야한다.

 

또한 돌봄 노동 시장은 점점 비용이 상승했으며 정량적 측정과 질적 측정이 어렵다. 그래서 시장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지역, 국가, 국제 공동체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다. 시장 경제를 나타내는 다우 존스 지수나 GDP와 같은 경제지표에는 돌봄 노동=재생산 노동의 가치가 반영되지 않아 돌봄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돌봄의 가치가 반영된 실제 경제를 나타낼 수 있는 여러 지수들의 개발이 필요하다.

 

2-1부- 가족과 정부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고 변해왔는지 설명한다. 가족은 생산 단위였으며 안전망으로 작동했고 자녀의 양육은 노인 부양으로 이어지는 형태였다. 자본주의성장 이후 가족은 붕괴되어 갔다. 사회 보장법은 붕괴된 가족으로부터 지원을 못 받는 개인을 돕고자 만들어졌다. 사회 보장법을 예로 누가 어떤 것에 대해 비용을 지불했는가를 말한다. 사회보장법은 모성주의적 비전을 가지고 있으나 부성주의적 전통적인 부양자/가정주부 가족 모델 방식으로 실질적 정책이 이루어져왔다. 아버지 국가의 승리인 듯 보인다. 사회 보장 제도에 여러 문제점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없애자는 것은 경쟁적 압력 속에서 모든 문제를 개인이 해결해야하는 것으로 바꿔 버린다. 그래서 자유주의 시장 속에서 가족과의 관계에는 정부의 조율이 필요하다. 그것을 폴브레는 ‘가족국가’라 부른다.

 

폴브레는 ‘가족국가’를 이야기하며 정부의 역할을 강조할 것으로 보이는데 다음 시간에는 어떤 내용이 구체적으로 나올지 궁금합니다.

댓글 3
  • 2023-04-10 12:23

    글로벌 노스에 주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는 하지만 저는 유독 일본, 이탈리아, 한국 등에서 인구절벽이 먼저 시작되고 급격히 심화되는 것이 (정상) 가족 중심, 가부장제 성차별적 사회문화 수준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한국의 경우 혼외 출산율이 전체 합계출산율의 2%에 그치지만, 프랑스는 40%가 넘습니다. 프랑스는 1999년에 시민연대계약(PACS, 결혼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부부에 준하는 사회적 보장을 받을 수 있어 동거의 유연성과 결혼의 보장성을 결합한, 대안적 성격의 가족 구성 제도)을 시행했고, 이후 출산율이 증가하여 2020년 기준 합계출산율이 1.8명(EU 평균 1.6명, 2022년 한국 합계출산율 0.78명)입니다.

    이는 법적 제도적 뒷받침과 "아이들은 가장 훌륭한 자원"(191쪽)이라는 프랑스의 국민적 연대감이 가져온 결과겠죠. 저자의 주장대로 사랑, 의무, 호혜라는 '가족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과 더불어 '가족'의 범위부터 다시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해보입니다.(3부 진퇴양난 파트에 나오려나요?) 크게 보면 '국가와 가족이 함께 돌봐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포함된 것일수도 있겠지만요.

    발제 파트너인 먼불빛님에 대한 배려로 후기까지 자처하셨다는 후문이~ 훈훈합니다^^
    고생많았어요. 잘 읽었습니다^^

  • 2023-04-10 13:24

    아버지 국가, 보모 국가, 가족 국가.... 새로운 조어들이 우리의 생각을 자극하는 것 같아요. 3부에서는 기업 국가도 나오네요^^

  • 2023-04-14 19:54

    루틴~ 혹시 사랑,의무,호혜의 가치로 저를 배려하신 건가요? 아님 착한 사람 딜레마에 빠지신 건가요? ㅋ 어쨋든 정말 고마워요. 후기 한줄도 못보태고 있었어요. 루틴의 저에 대한 돌봄을 측정해보았을 때 정량,정성 모두 백점 만점의 백점입니다~~~ 제 마음이 너무 뿌듯하고 황홀했습니다. ㅎㅎㅎ감사,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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