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행복을 일에서 찾고, 일을 하며 병들어갈까 > 1회차 후기

정의와미소
2022-05-18 01:22
117

   근사하고 탐나는 스르륵님 전원 주택에서 세미나와 집들이 겸한 성대한  점심 모임을 마친 후  연이어  꿀 맛 같은  한 주 방학을 보냈다. 그래서인지 토요일 세미나가 정말 오랫만인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제 읽어야 할 두 권의 책을 남겨 놓은 채 양생프로젝트  주제 탐구 <아무튼 감정> 도 이제 후반부 이다.  앞서 읽었던 책들이 우리가 알던  감정이라는 것에 대한 틀을 깨는 동시에  신나게 토론하게 만드는 재미를 주었다면, 이번 주 세미나 책인 <왜 우리는 행복을 일에서 찾고, 일을 하며 병들어갈까>는  다소  이전에 읽어던 책들과는 조금 다르게 노동과 건강의 상관관계를 연구와 결과 중심으로 분석해 놓은 것이 대부분이었다.  정말 많은 부분이 숫자와 데이터 분석으로  정리된 깔끔한 책이었다. 그러나, 여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 <아무튼 감정>팀은  여전히 우리들의  일상과  감정, 그리고 <나의 해방일지>와  텍스트를 종횡무진하며 여러가지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오늘은 조금 일찍 끝날 줄 알았다고 하시는 겸목샘의 예상은  예외없이 빗나가고 말았던 것이다. ㅎㅎ  

  이번 세미나를 통해  '번아웃' 현상에 대한 오해 몇가지를 알게 되었다.  일단 번아웃과 우울증은 같은 것이 아니다. 둘은 상관관계가 있기도 하지만  가장 큰 다른 점이라면  '번아웃'은  직장 또는 노동이 있어야만 오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우울증은 직장이나 노동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다.  그러니 번아웃으로 인한 우울증이 있다면 노동 환경을  개선해보라!!!!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번아웃을 겪을 수 있다. 특히 요즘 같은 시대에 발생 가능성이 현저히 높을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 이유는 지금의 노동이라는 것이 성과주의 사회 안에서  과다한 업무증대와 누적, 업무 연속성의 단절, 멀티테스킹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특히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겐  감정노동이 하나 더 요구된다.  일이 인간을 위해 있는 것이지, 인간이 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또 다른  오해는 헌신적으로 일하는 사람이나 사회적 경제쪽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번아웃 따위는 없을 것이라는 오해이다.  그러나 프로이덴베르거는 업무 처리에 ‘헌신하고 전념하는’ 사람들, 특히 금전적 보상이 (거의) 없어도 자신의 일에 확신을 갖고 자발적, 열정적으로 임하는 사람들이 번아웃의 위험에 자주 노출된다고 강조했다.(104). 이런 번아웃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일에 지나치게 높은 목표와 이성, 성공에 대한 기대 등의 부담을 지우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문탁을 포함한 공동체 생활을  추구하는  곳에서도 번아웃은 발생할 수도 있다. 

  서로 각자의 일을 하지만  일도 생애주기처럼  사람들만의 어떤 주기를 갖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나는  어느 지점쯤에 있는지 , 그 지점에서 뭘 해야 할지 고민인 것 같다.  인생 2모작이라는 시대는 이미 옛말이고 이젠 인생 4모작쯤 되려나.  어찌되었든 우리는 계속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는 일을 통해 자기의 존재감과 가치를 찾는 존재이지만 일을 하면서 병들어 가기도 한다.  노동을 하면서도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우리는 뭘 해야할까 ?  일단 아직 책에선 대안을  제시해 준 것이 없다.  우리 모두 머리를 맡대어 찾아내는 수 밖에.  세상엔 일에서만 즐거움을 찾는 사람도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누구는 넷플릭스의 영화에서, 누구는  드라마에서 , 또는 등산에서  즐거움을 찾기도 한다.  고로 일로 인생을 100% 채우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다.   그러니 일 말고도 나에게 맞는 재미난 일을 찾아보자.  양생의 기술이 별건 가.  이번 세미나가 신난 일인으로 고백하자면  난 이미 지난 주부터'탐조의 즐거움'을 발견했기 때문에 일도 안 힘들고 일상이 즐거워져 버렸다. ㅎㅎ

 

 

댓글 3
  • 2022-05-18 08:18

    아니 이런 경쾌한 후기라니요. 읽고 나서 즐거워졌네요ㅋㅋ 일 말고도 나에게 맞는 재미난 일을 찾아보자란 결론에 대찬성합니다. 책은 거들뿐 책을 읽으며 촉발된 우리의 경험과 감상과 대안을 나누어 보아요! 

  • 2022-05-18 14:48

    경쾌한 ~~ 미투. 세상에~~ 정미님이 신나서 음성지원되는 후기^^

    번아웃에서 벗어나 일에서 만족을 느낄 수 있는 방법^^ 2회차 세미나에서 하나라도 건져 보아요~~~

  • 2022-05-22 06:35

    정미님의 양생이 별건가~에 동의합니다 ㅎ

    저는 사람을 일에 맞추는걸 어쩌면 당연시하며 살아왔던 것 같아요. 일을 사람에 맞춘다는거ᆢ 새삼 신선한 과제인듯 합니다.

글쓰기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알림]
[알림] 2023 양생프로젝트 개강 (2월18일 토욜 10시) 안내 (1)
문탁 | 2023.02.02 | 조회 444
문탁 2023.02.02 444
[알림]
[알림] 12월 10일(토요일) 인문약방 양생프로젝트 에세이발표에 초대합니다
겸목 | 2022.12.05 | 조회 229
겸목 2022.12.05 229
[알림]
[알림] 7월 16일 <아무튼 감정>2학기 개강 공지
겸목 | 2022.07.05 | 조회 360
겸목 2022.07.05 360
[알림]
[알림] <아무튼 감정> 6월 25일 토요일 에세이 발표합니다 (8)
겸목 | 2022.06.20 | 조회 481
겸목 2022.06.20 481
[알림]
[알림] 양생프로젝트 2학기 동의보감 세미나 공지
둥글레 | 2021.07.18 | 조회 904
둥글레 2021.07.18 904
[알림]
[알림] 2학기 공지 -"피부 너머의 삶" (신규참여 가능) - 물질과 마음의 통일, 에콜로지카와 사이버네틱스의 융합 (8)
문탁 | 2021.06.28 | 조회 1474
문탁 2021.06.28 1474
[알림]
[알림] 1학기( 젠더 : 해러웨이, 브라이도티, 버틀러) 에세이데이 (7월3일, 토, 9시반) (18)
문탁 | 2021.06.27 | 조회 1141
문탁 2021.06.27 1141
[알림]
[알림] 2021 양생프로젝트 개강(오티) 안내 - 2월27일 zoom으로 만납니다
문탁 | 2021.02.21 | 조회 1234
문탁 2021.02.21 1234
[알림]
[알림] 자기배려 실전편3<멍 때리고 걷기 10주 프로젝트>
기린 | 2020.09.22 | 조회 1273
기린 2020.09.22 1273
[알림]
[알림] 자기배려 실전편2 <몸에 대한 사유> 조별 세미나 안내
새털 | 2020.09.20 | 조회 1303
새털 2020.09.20 1303
[알림]
[알림] 7월18일 푸코를 마무리하는 미니에세이데이 (5)
양생프로젝트 | 2020.07.06 | 조회 1230
양생프로젝트 2020.07.06 1230
[알림]
[알림] 1학기 마무리와 2학기 스케줄 공지합니다
문탁 | 2020.06.30 | 조회 1141
문탁 2020.06.30 1141
[알림]
[알림] 2020 양생프로젝트 : 자기계발에서 자기돌봄으로 - 푸코&사주명리 (36)
관리자 | 2019.12.23 | 조회 3726
관리자 2019.12.23 3726
[모집]
[모집] <2023년 양생프로젝트> -취약한 몸들의 연대와 돌봄사회 (1년과정/2학기/2월18일 개강) (10)
인문약방 | 2022.12.11 | 조회 1552
인문약방 2022.12.11 1552
[모집]
[모집] 2022년 양생-주제탐구 <아무튼 감정> 2학기 모집 (23)
겸목 | 2022.06.13 | 조회 1323
겸목 2022.06.13 1323
[모집]
[모집] 2022 양생프로젝트 주제탐구 - 아무튼 감정 (2월19일 개강) (13)
인문약방 | 2021.12.21 | 조회 2230
인문약방 2021.12.21 2230
[모집]
[모집] 2021 양생여름강좌 - 동의보감 (zoom / 5강) (26)
관리자 | 2021.06.06 | 조회 1845
관리자 2021.06.06 1845
[모집]
[모집] 특강 <도나 해러웨이, 사이보그, 개와 함께 생각하는 페미니즘> (3월6일 10시, zoom) (17)
관리자 | 2021.02.24 | 조회 2498
관리자 2021.02.24 2498
[모집]
[모집] 인문약방세미나2: 인문의역학 (18)
인문약방 | 2021.01.08 | 조회 2763
인문약방 2021.01.08 2763
[모집]
[모집] 2021년 양생프로젝트2: 단짠단짠 글쓰기클래스 (49)
인문약방 | 2021.01.08 | 조회 3987
인문약방 2021.01.08 3987
[모집]
[모집] 2021년 양생프로젝트1 : 몸과 마음에 대한 탐구 (39)
인문약방 | 2021.01.08 | 조회 4703
인문약방 2021.01.08 4703
328
New <공지> 15주차- 1학기 에세이 개요발표 1박2일 워크숍
문탁 | 2023.06.06 | 조회 47
문탁 2023.06.06 47
327
<14주차 후기> 비폭력의 힘 3.4장 (3)
모로 | 2023.06.04 | 조회 51
모로 2023.06.04 51
326
<공지> 14주차- 버틀러 발제/메모 + 에세이개요(200자) 올려주세요 (16)
문탁 | 2023.05.29 | 조회 159
문탁 2023.05.29 159
325
<13주차 후기> 『비폭력의 힘』~2장 (1)
둥글레 | 2023.05.24 | 조회 78
둥글레 2023.05.24 78
324
<공지> 13주차 (버틀러, <비폭력의 힘> 전반부)- 발제/메모 (9)
문탁 | 2023.05.17 | 조회 123
문탁 2023.05.17 123
323
12회차 후기: "우리 인민"과 올바른 삶 (2)
김윤경 | 2023.05.14 | 조회 101
김윤경 2023.05.14 101
322
<공지>12주차 (버틀러, <집회 수행성 이론 노트> 5,6장)- 발제/메모 올려주세요 (6)
문탁 | 2023.05.09 | 조회 130
문탁 2023.05.09 130
321
<11회차 후기> 연대하는 신체들과 거리의 정치 : 3~4장 (6)
스티핑거 | 2023.05.02 | 조회 100
스티핑거 2023.05.02 100
320
<공지>11주차 (버틀러, <집회 수행성 이론 노트> 2차시)- 발제/메모 올려주세요 (8)
문탁 | 2023.04.27 | 조회 146
문탁 2023.04.27 146
319
<10회차 후기> 연대하는 신체들과 거리의 정치 :들어가며~2장 후기
기린 | 2023.04.26 | 조회 83
기린 2023.04.26 83
318
<공지>10주차 (버틀러, <집회 수행성 이론 노트> 1차시)- 발제/메모 올려주세요 (9)
문탁 | 2023.04.18 | 조회 191
문탁 2023.04.18 191
317
<9회차 후기> 보이지 않는 가슴 : 돌봄의 경제학 5~9장 (2)
소나무 | 2023.04.18 | 조회 110
소나무 2023.04.18 110
316
<공지>9주차 (<보이지않는가슴-돌봄경제학> 2차시)- 발제/메모 올려주세요 (9)
문탁 | 2023.04.13 | 조회 136
문탁 2023.04.13 136
315
<8회차 후기> 보이지 않는 가슴 : 돌봄의 경제학 1~4장 (3)
루틴 | 2023.04.09 | 조회 106
루틴 2023.04.09 106
314
<공지>8주차 (<보이지않는가슴-돌봄경제학> 1차시)는 발제/메모 올려주세요 (9)
문탁 | 2023.04.06 | 조회 191
문탁 2023.04.06 191
313
<공지>7주차 (<동자동 사람들>)는 전원 질문 혹은 메모입니다 (12)
문탁 | 2023.03.30 | 조회 151
문탁 2023.03.30 151
312
양생 프로젝트 6주차 후기 : 차이의 정치와 정의 8장, 불평등과 모욕을 넘어 (5)
모로 | 2023.03.30 | 조회 102
모로 2023.03.30 102
311
6주차 (아이리스 매리언 영 8장+낸시 프레이저) 발제문 및 질문 올려주세요 (5)
문탁 | 2023.03.23 | 조회 163
문탁 2023.03.23 163
310
<5회차 후기> 차이의 정치와 정의_6장~7장 (5)
묘선주 | 2023.03.21 | 조회 137
묘선주 2023.03.21 137
309
5주차 (아이리스 매리언 영 6,7장) 발제문 및 질문 올려주세요 (9)
문탁 | 2023.03.16 | 조회 457
문탁 2023.03.16 4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