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서당 3분기 마지막 수업 후기-자공의 공자 사랑 그리고 쇄소응대

인디언
2021-09-16 20:41
572
  1. 자공의 공자 사랑

숙손무숙이 자공을 공자보다 낫다고 공개적으로 치켜세우며 공자를 헐뜯는다. 그러나 자공은 자신은 공자에게 한참 못 미친다며 담장의 비유로 설명하고(19-23) 더 나아가 공자를 해와 달에 비유하며 헐뜯어봤자 헐뜯는 사람만 수준이 낮은 것을 보여줄 뿐이라며 일축한다(19-24).

진자금도 자공이 공자보다 낫다며 치켜세우지만 자공은 말조심하라며 공자는 사다리로 하늘에 오르지 못하는 것처럼 도저히 미칠 수 없는 높은 수준이라고 따끔하게 일러준다(19-25).

자공은 공자에게 늘 안회와 비교당했지만 공자의 마음을 잘 알아주었다. 공자는 ‘나를 팔고 싶다’는 말도 자공에게 하고(9-12)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고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하고(14-37),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는 하소연도 자공에게 한다(17-19).

공자가 돌아가시자 6년 동안 상을 치를 정도로 자공의 공자에 대한 사랑은 대단했다.

자신에 대한 스승의 평가를 받아들이고 부족한 점을 고치려한 점도 그렇고, 현실적으로는 공자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가졌을 수도 있지만 끝까지, 돌아가신 이후까지 예를 다하여 스승을 존중하는 자공이 존경스럽다.

 

  1. 자하의 쇄소응대 교육

자유가 ‘자하의 제자들이 쇄소응대진퇴라는 말단적인 것만 잘하고 근본이 없다’고 비판하자 자하가 ‘교육은 단계적으로 하는 것인데 수준에 맞지 않게 높은 도만 가르치는 것은 속이는 것’이라며 자유의 말을 반박한다.(19-12)

『논어』의 19번째 <자장>편에는 공자의 후기 제자들인 자장, 자유, 자하, 증자 등이 함께 등장하며 서로서로 견제하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이것도 그 중 하나이다.

정이천은 자유보다는 자하의 편을 들어주고 싶었는지 길게 주를 달았다. 우샘이 특별히 이 부분을 다시 짚어주셨기에 정리해본다.

1) 군자의 교육은 序가 있다. 작은 것, 비근한 것을 전한 이후에 큰 것, 원대한 것을 가르쳐야 한다. 쇄소응대만 가르치고 크고 원대한 것을 가르치지 않는 것은 아니다.

2) 쇄소응대는 형이상의 일이다. 이치는 대소가 없기 때문이다. 군자의 도는 다만 근독(신독)에 있을 뿐이다.

3) 성인의 도는 精粗(면밀함과 거침)이 없다. 쇄소응대로부터 의리를 정밀히 연구하여 신묘한 경지에 들어가 통달하면 하나의 이치일 뿐. 쇄소응대라도 그 소이연을 보면 된다.

4) 본말은 나누어 두 가지로 여기면 안 된다. 쇄소응대에도 반드시 그 이치가 있다.

5) 쇄소응대로부터 올라가면 성인의 일에 도달할 수 있다.

댓글 1
  • 2021-09-19 00:40

    몇년 전 <소학>을 읽기 시작했을때, 애들책이라는 잘못된 선입견에 사로잡혀 만만하게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그 내용이 결코 쉽지는 않았습니다. 성리학의 개념이 다 있더라구요. 

    그래서인지 <소학>은  반복해서 읽어도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우샘이 쇄소응대로 일이관지까지 설명하시는 것을 보면서 <소학>의 힘을 다시 한번 느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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