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서당] 논어 3분기 7회차 후기

산새
2021-09-03 20:43
631

2021.08.31. 이문서당<논어> 후기

 

   공자님은 자장이 지나치다고 하셨어!...?

 

<미자편>을 마무리하고 <자장편>이다. 이편은 공자의 말은 없고 모두 제자들의 말이다.
공자에게 직접 들었던 말을 기록하지만 각자 기억하고 있는 것이 달랐던 것은 공자의 말이 대부분 듣는 제자의 결점을 겨누고 한 말이기 때문이다.

<자장편>은 자장(1-3), 자하(4-13), 자유(14,15), 증자(16-19), 자공(20-25)의 말로 이어지는데 자하의 말이 가장 많고, 자공이 중기(2기)제자인 것을 제외하면 모두 공자 말기(3기)제자다.
공자의 삶에서 중요한 조연들은 단연 자로와 안회, 자공과 염구 같은 제자일 것이나 이후 전개된 유학의 역사에선 자장과 자하, 자유 같은 말년의 제자들이다. 이들을 통해 중국 학술의 성격들이 드러나기 때문이다.(김시천, 『논어, 학자들의 수다』 p.308)

 

 

 

 

◆자장(기원전 503~?)은 陳나라 사람으로 姓이 전손, 이름은 사(師), 字는 자장이고, 공자보다 48세 연하다.
『공자가어』 <72제자해>에는 잘생긴 용모에 성격도 너그럽고 정열이 넘쳤으며, 친구들을 폭넓게 사귀었다. 조용히 자신의 일에 힘썼지만 평소에 인의를 행하는 일에 힘쓰지 않았다. 공자의 문인들이 그와 벗으로 사귀었지만 존경하진 않았다고 자세히 기록했다.
공자가 직접적으로 자장을 평한 것은 ‘過‘<선진11-15>와 ‘辟‘<선진11-17>이다.

지나치고 편벽되었다는 것. 우샘은 辟(벽)을 외적인데 관심이 많고 놀러 다니느라 공부가 부족했다고 하셨다. 선천적 미남이 아닌 잘 꾸민 미남?  교우관계가 우선이라 공부는 뒷전?

 

  김시천은 이런 사람은 거칠 것이 없어 다른 사람들에게 뒷말을 많이 듣는데 이 때문에 공자가 자장을 지나치다고 했을 것이라 썼고,(『논어, 학자들의 수다』)  리링은 성격이 외향적이고 호쾌하며 義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그를 ‘작은(little) 자로‘ (『집 잃은 개』 p.133)라고 칭했다.

 자주 비교되는 자하의 특징은 세세한 데(小道) 있고, 세세하기 때문에 행동이 느렸다고(같은 책 p.1070) 적었다.  자하는 쇄소응대진퇴(小道) 같은 작은 일에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겼는데 자유는 이것을 지엽적인 것만 있고 근본이 없다고<자장19-12>고 비판했다.  

자유뿐 아니라 증삼 역시 자장은 ‘당당하고 어려운 일은 잘하지만 어진 인간은 못된다‘<자장19-15,16>고 평했다.  하지만 자하는 군자가 높은 수준까지 도달(致遠)하려면 農圃醫卜같은 작은 기예(취미활동)에 빠지지 않는<자장19-4> 거라던 스승의 말을 기억했다.

 

 자장을 過하다고 한 문장은 ‘過猶不及‘이란 사자성어로 유명하다.<선진11-15>

자공이 공자에게 둘 중에 누가 더 뛰어나냐고 묻자(子貢問 師與商也 孰賢) “자장은 지나치고, 자하는 미치지 못한다.”고 하셨다. 우샘은 賢을 뛰어남, 능력으로 해석하셨는데 자장은 예상하지 않은 일을 하니 과하고, 자하는 80% 정도에서 멈추어서 못 미친다고 설명하셨다.
 이 문장을 동한의 채옹은 이렇게 말한다. “자하의 문인이 자장에게 교우에 대해 물었는데, 두 사람은 공자에게서 각기 다른 것을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교우에 대한 가르침에서 자하는 관대했기 때문에 사람과 거리를 두라고 알려주었고, 자장은 편협했기 때문에 대중을 포용하라고 알려주었다. 각자 자신의 행실에 따라 바로 잡는 것이다.”(리링, 『집 잃은 개』 p.1058 )
 자하는 사람을 사귀는데 관대했고 자장은 각박했다. 그래서 자하에겐 구별해서 사귀고 자장에겐 포용하고 공감해주어야 한다고 충고했다.<자장19-3>

 우샘은 사귐의 기준이 달랐다고 설명하셨다. 자하는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를 기준으로 사귐을 결정하고, 자장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결정 되는 게 아니냐고. (개인적으론 자장의 생각이 나아보였고, 이런 점에서 자장이 과하다는 평가는 오히려 과한 느낌^^)
 ‘나라가 위험한 상태에 놓일 때 士는 자신의 목숨을 바치고, 뭔가 얻을 일(이익)이 생길 때 義를 생각해야 한다‘<자장19-1>는 殺身成仁의 정신과 義를 지향한 점에선 자로와 겹치기도 하고 조금 과한 듯도 하고..

 

◆자장의 질문들을 정리하며 후기를 마무리한다.

 

 질문 속에 그 사람이 보인다. 공부가 부족한데 출사의 뜻은 크고(學보다 術),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는 모습과 명성을 얻는 것에 관심이 가는 제자. 공자는 우선 들썩이는 자장의 엉덩이를 앉혀놓고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낮추는 연습과 더 단단한 공부를 도와야 했을 것이다. 자로 같은 죽음을 맞는 제자가 다시는 없도록..
 

  자장은 공문십철에 오르지는 못했으나 공자 사후 진나라를 기반으로 세력을 잡아 하나의 큰 학파를 이루어 제자들을 길렀고 그의 학통은 전국시대 말까지 유가8분파의 하나로 이어졌다.『한비자』<현학편>

자장의 후학들은 자하, 유약등과 함께 예를 숭상하며 문인들을 가르쳤다. 젊은 날 치우쳤던 외면(형식)이 아닌 내면(정신)을 중요시한 학파로 알려졌다.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자장이 엄청 노력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1)學干祿 : 녹을 구하는 방법을 묻다. 관직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욕망이 컸다고 추측할 수 있다

  <위정2-18> 경솔하게 행동하지 말고, ‘闕疑‘ 많이 듣고 의문스러운 것은 남겨두라셨다.
 2)問政 : 정치에 대해 묻다.
  <안연12-14> 居之無倦 行之以忠 :자로나 염구처럼 자장의 관심은 대부분 구체적인 정무를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이다. 학(學)을 추구한 자하와 비교되며
  <요왈20-2>에선 공직에 있는 사람이 어떻게 보여야하는지를 자장이 ‘五美와 四惡‘으로 묻고 공자가 조목조목 답한다. (추후에 있을 우샘강의를 주의 깊게 듣자^^)
 3)問達 : 士가 어떻게 해야 達입니까?
  <안연12-20> 聞(소문이 나는 것)과 通達을 비교. 통달하려면 남을 배려하면서 자신을 낮추라는 가르침은 나서기 좋아하는 자장에 대한 맞춤형 교육인 듯하다.
 4)역사에 대해 묻다.
   ➊열 세대 뒤의 일을 알 수 있나요? <위정2-23>
   ❷구체적 인물의 행동에 초점을 맞춰 묻다. <공야장5-18>
      ⓵초나라의 영윤자문은 세 번이나 벼슬을 했지만 그때마다 기쁜 얼굴을 하지 않았고 세 번 사임하게 되었어도 섭섭해 하는 기색이 없었으며 다음 영윤에게 인수인계도 확실히 했다고 하는데 이와 같은 사람은 어떻습니까? 仁하다고 할 수 있나요?
      ⓶제나라 대부 최자가 제나라 군주를 죽이는 일이 있었는데 그때 대부 진문자는 부유했으나 모두 버리고 떠났다는데 이와 같은 사람은 어떻습니까? 인하다고 할 수 있나요?
**자장은 자문과 진문자를 본보기로 삼았나보다. 그들의 정무와 처세에 대해 물어 스승 공자가 인의 반열에 올리는지 궁금했다.
     ⓷ 『서경』 <무일편>에 고종이 3년상 동안 말을 안했다는데 무슨 뜻인가요? <헌문14-43>
 5)問善人之道. <선진11-19>
 6)問明: 멀리 내다보는 통찰력을 묻다. <안연12-6>
 7)問崇德辨惑. <안연12-10> 공자는 숭덕을 忠信과 義로 말해줬고 惑은 호오가 지나쳐 이성을 잃게 되는 것으로 답했다.
 8)問行: 자기가 행해야 될 것을 묻다.
  <위령공15-5> 공자가 陳과 蔡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곁에서) 질문했는데 ‘言忠信 行篤敬‘으로 답한 스승의 말을 자장은 자신의 허리띠에 새겼다.
 9)子張問仁: 자장이 仁을 물었다. 공자는 ‘恭,寬,信,敏,惠‘로 답했다. <양화17-6>

댓글 1
  • 2021-09-07 08:07

    와~ 샘의 글을 읽어보니 안그래도 멋지다고 생각했던 자장이 공자가어를 보니 더 멋져 보이네요.

    논어따라 자공 자로 안연 염구에서 저의 관심도 자장 자하 자유 증자로 갑니당^^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알림]
이문서당 2분기 2회차 수업 공지합니다 (6)
봄날 | 2021.05.11 | 3532
봄날 2021.05.11 3532
[알림]
2021년 이문서당 1회차 수업 공지합니다!!!!
봄날 | 2021.02.15 | 2779
봄날 2021.02.15 2779
[모집]
2021 강학원④ <이문서당> : 논어 (온라인과 오프라인 동시모집) (2.16 개강 /27주 과정) (43)
관리자 | 2021.01.09 | 조회 6058
관리자 2021.01.09 6058
[모집]
2020 以文서당 - 논어, 깊고 넓게 읽기 (55)
관리자 | 2019.12.16 | 조회 5667
관리자 2019.12.16 5667
914
춘추좌전 마지막 시간 공지합니다~~~
봄날 | 2021.12.06 | 조회 525
봄날 2021.12.06 525
913
춘추좌전 7회차 후기 (2)
산새 | 2021.12.05 | 조회 661
산새 2021.12.05 661
912
이문서당 6회차 후기: 대국에 예로 맞서는 노나라 (2)
고은 | 2021.11.29 | 조회 517
고은 2021.11.29 517
911
춘추좌전 5회차후기: 노애공 초기의 사건과 오자서, 초소왕 (1)
바람~ | 2021.11.22 | 조회 686
바람~ 2021.11.22 686
910
춘추좌전6회차 공지
봄날 | 2021.11.22 | 조회 550
봄날 2021.11.22 550
909
춘추좌전 5회차 공지 (3)
봄날 | 2021.11.15 | 조회 576
봄날 2021.11.15 576
908
양화 - 춘추좌전 3회 후기 (2)
영감 | 2021.11.09 | 조회 590
영감 2021.11.09 590
907
춘추좌전4회차 공지합니다
봄날 | 2021.11.08 | 조회 525
봄날 2021.11.08 525
906
백거전투, 그리고 천하무도의 시대가 열리다 (좌전2회차 후기) (7)
문탁 | 2021.11.01 | 조회 694
문탁 2021.11.01 694
905
[유례없는] 논어 수강 후기 (4)
영감 | 2021.10.30 | 조회 621
영감 2021.10.30 621
904
춘추좌전1회차 후기 (2)
뚜띠 | 2021.10.23 | 조회 515
뚜띠 2021.10.23 515
903
<춘추좌전> 1강 공지
봄날 | 2021.10.18 | 조회 637
봄날 2021.10.18 637
902
이문서당 논어 마지막 시간 공지합니다!!! (1)
봄날 | 2021.10.06 | 조회 551
봄날 2021.10.06 551
901
이문서당 3분기 마지막 수업 후기-자공의 공자 사랑 그리고 쇄소응대 (1)
인디언 | 2021.09.16 | 조회 572
인디언 2021.09.16 572
900
이문서당 3분기 마지막수업 공지 (2)
봄날 | 2021.09.13 | 조회 675
봄날 2021.09.13 675
899
3분기 8회차 후기 (2)
고로께 | 2021.09.13 | 조회 557
고로께 2021.09.13 557
898
이문서당 3분기 8회차 수업 알립니다~
봄날 | 2021.09.06 | 조회 595
봄날 2021.09.06 595
897
[이문서당] 논어 3분기 7회차 후기 (1)
산새 | 2021.09.03 | 조회 631
산새 2021.09.03 631
896
이문서당 3분기 7회차 수업 공지
봄날 | 2021.08.31 | 조회 580
봄날 2021.08.31 580
895
<6회차 후기> 은둔 지식인들에게 공자가 하고 싶었던 말 (3)
바당 | 2021.08.30 | 조회 664
바당 2021.08.30 664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