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킬조이]2차시 <우울: 공적 감정> 2부 3장 메모와 발제
참
2026-09-29 20:38
90
어느새,
우울을 키워드로 삼아 우리 시대 일상생활의 정동적 차원을 기술하는 츠베트코비치의 [우울; 공적감정]의 마지막 장에 도착했습니다.
1부 우울읽기에서는 우울의 일상을 기록하고 우울로 인해 우리의 몸이 어떤 상태를 경험하는지, 우울과 더불어 살아가는 힘겨운 일상이 어떤 모습인지 보았어요.
2부 1장에서는 우울을 논의하는 다양한 학문적 계보와 지도들을 옮겨다니느라 혼이 나가서 그야날로 영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고요.
2부 2장에서는 현재 우리를 우울하게 만드는 사회구조가 식민주의, 노예제도, 집단학살의 역사를 이어받은 것이라는 논의로 이어지는데요. 우울이 폭력의 역사를 물려받은 현재의 사회구조에 닿아있다는 지적이 예사롭지 않았어요.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인 2부 3장은 일상과 우울을 다루는 예술의 사례들을 가져와 저자가 ‘일상 습관의 유토피아’라 부르는 일상의 평범한 영적 실천 형식을 탐색한다고 해요. 우울을 새롭게 다시 기술해보는 탐색 작업을 통해 함께 모인 우리 킬조이들은 또 어떤 느낌을 받게 될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저자의 아카이브에 담긴 별나고 다양한 작품들에 눈이 휘둥그르르~~ 동은샘의 뜨게작업도 떠오르고요~

키키와 허브

실라 페페 "Mr. Slit"(2007)

앨리슨 미첼 <굶주린 가방>
와우~~넘 멋짐~ 작업들 넋놓고 구경하다가 책 다 못 읽으면 안되겠져?
메모와 발제를 가지고 내일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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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48p 일상습관의 유토피아
최근 일상적 반복 루틴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10초 스트레칭(더 길면 하기 싫어진다)을 하고 약을 삼키고 피부에 연고를 바르고... 잠들기 전이나 아침에는 수면 및 불안 안정에 좋다는 향초를 피워 본다.
사실 향초를 피워서 불안에 대단히 좋은지는 모르겠는데 의례가 주는 안정감이 더 큰 것 같다. 담담하게 무언가를 반복하는 것. 그리고 생각없이 연기멍~ 때리는 것.
요즘 들어 불면증으로 생활패턴이 많이 불규칙해지면서 좀 시간 감각이 흐려지는 거 같다.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좌표를 잃어가기 쉬운데... 반복적인 행동이 앵커가 되어주는 것 같다.
2.
나는 수공예(정확히는 손을 활용하는 다양한 창의적인 활동)를 좋아하지만 저자가 찬양하는 것만큼 수공예가 삶의 근본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잘 와닿지 않는다.
숨이 막히고 힘들 때 무작정 기타를 튕기거나 손바느질을 시작하면 좀 숨구멍이 트이곤 한다. 그런데 이게 우울에 근본적인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우울의 이유는 뭘까 하고 너무 근본 원인을 파고드는 것도 별로일 수 있지만, 그냥 그때그때 숨구멍을 만들고, 막히면 다시 만들고 그런 걸로 충분한 걸까? 너무 숨이 막히는 상태일 때는 그게 충분할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수공예가 개인의 일상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하는데, 나는 내 수공예가 어떻게 정치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기후 정의 행진을 위해 손바느질로 깃발 만들기? 겉으로는 굉장히 정치적인 행동이지만 나 개인에게는 그다지 정치적인 활동은 아니었던 거 같다.
기타를 혼자서 뚱땅거리다 가끔은 문탁에서 공연하기? 공연한 날은 즐겁지만 그게 내 우울이나 정치적인 것과 그리 관련이 있나...?
모든 걸 말끔히 해결해줄 방법 같은 건 없고, 지금처럼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더듬더듬 나아가는 수밖에 없겠지만... 복잡한 마음을 생각의 흐름대로 한 번 줄줄 써봤다.
사실 저자가 수공예가 일상적으로 발휘하는 힘은 생각보다 크고 시도해봄직 하다 정도로 끝냈으면 나도 맞아맞아 했을 거 같은데ㅋㅋ 수공예란 되게 굉장하고 (아니라고는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우울의 솔루션이라고 강조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흠... 그 정도는 아닌 거 같은데... 하게 되는 거 같다ㅋㅋㅠㅠ
발제 올려요
1. 내가 우울이라는 단어를 쓰는 이유는 엄밀히 보면 우울이란 단어가 일상생활의 어휘나 이야기와 동떨어져 있지 않고 거기 통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 우울이 희망과 자포자기를 겹합하고 있는 상태라는 점에 주의를 기울이고 싶고, 이를 잘 표현하고 싶다. 287-288
우울은 감각작용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것이 우리 주변의 세계가 감각에 끼치는 영향을 다루는 이야기이다. 우울은 분위기, 감수성일 수 있다. 우울은 도처에 있다. 사람들은 주권적 행위주체여야 한다고 말하지만 이들을 지나치게 많은 할 일로 짓누르는 문화의 은밀한 영향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특히 중산층에게 속한다. 그러므로 우울에 대한 이야기는 일상생활의 무게에 짓눌려 계속 사라지는 사람들으 다룬다. 위에게 필요한 것은 더 나은 방법들, 그저 하루하루 버티는 둔한 느낌을 비롯하여 일상생활에 관해 이야기하는 더 나은 방법들이다.
utopia of eveyday habit
2. 생존의 아카이브
저자 작업의 목적은 우울을 새로게 다시 기술하는 작업이다. 일상의 느낌과 우울에 대한 색다른 아카이브에 속하는 문화 텍스트들을 살핀다.(근심거리와의 전쟁) 아카이브 가운데 내가 일상 습관의 유토피아라 부르는 일상의 평범한 영적 실천 형식으로 탐색한다.
아카이브에는 특정 인구집단의 감수성과 문화취향을 반영한다. 물론, 퀴어 보헤미아에 속한 이들에게도 편협하거나 피상적인 ‘다문화다양성’문제가 없진 않다. 퀴어 보헤미아에는 문화적 계층이동 및 상승욕구, 그리고 중산층 특권과 중산층에 대한 동화 문제가 있고 이 공동체가 이런 문제들과 맺고 있는 관계는 다양한 형식을 띤다. 무엇보다 퀴어 보헤미아에는 노동계층에서 온 예술가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장에에서 내가 주목하는 백인 예술가들의 작품은 현실 투쟁에서 떨어져 나와 고립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 우울을 유발하는 문제를 다룬다.
-> 단순히 배부른 소리라고 하기 어려운 문제.
-> 저자의 관점은 우울보다 더 중요한 생존을 퀴어 예술 작품들이 포함된 아카이브를 통해 어떻게 살필 수 있는지 방법에 관한 것이다.
-> “느낌의 아카이브” 비평 개념으로 공식화하기.
1) 벌랜트 : 고급과 저급, 퀴어와 이성애를 혼합해 아카이브를 구성했던 작업
2) 아메드 : 불행의 아카이브
3) 벤 하이모어 : 일상성을 기술하려면 개인의 구체적이고 고유한 과학이 필요하며, 이런 지식은 일반화를 통해 작용하는 통계나 과학 지식을 붕괴시킨다.
-> 문탁이 나에게 병원이었다는 참의 말이 떠오른다. 자기서사를 기술하는 작업에서 특정한 정동들에 집중해서 서술하는 작업은 통계나 과학 지식을 붕괴시킨다는 말이 와 닿는다.
타자가 타인의 삶을 관찰해서 기술하는 창작 활동을 할 때 메소드 연기도, 뻔한 공감도 아닌 방식으로 어떻게 다룰 수 있을까. 어쩌면 할 수 없는 영역, 보지 않고 등을 돌리는 것이 나은 타자의 어떤 느낌들, 고통들을 어떻게 다룰지의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3. 저자의 작업 역시 회복적 성격을 띤다고 말한다. 뭔가 만들고 창의성을 발휘하고 뭔가 하려고 시도하는 퀴어문화의 전복적이고 실험적인 장르에서 출현한다. 과학적이지도, 일반화할 필요도 없는 사유방식을 제공하려는 야심. 이 사례들은 저자에게 우울이 일상적이라는 것, 그리고 치유 역시 일상적이라는 것, 그리고 치유는 의료가 아니라 일상생활의 예술에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 문탁 활동이 병원이라는 말에는 내 일상으로 들어온 친구들과 기존의 일상에서 문제시한 것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시도하는 일이었다. 거창한 것은 아니다. 함께 밥을 나누고, 공간과 시간을, 생각과 느낌을 나누며 개개의 삶을 알아가는 일상성이 곧 정치성과 맞물려 돌아간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우울, 치유, 일상생활의 예술이 모두 무거운 느낌과 개념처럼 느껴지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4. 우울 아카이브: 키키와 허브, 모성 멜로드라마
<음악과 이야기>
게이남성캠프문화가 모성 멜로 드라마나 여성 영화 같은 여성 장르의 틀을 변형시켜 풍자대상으로 삼을 때 진정성이 훼손되는 건 아닌지 우려되는 면도 없진 않지만, 나는 키키와 허브가 모성 멜로드라마를 우울의 아카이브로 발굴해, 하마터면 들리지 않았을 뻔했던 소리 없는 느낌에 목소리를 제공하는 방식, 때로는 포복절도.... 느낌을 표현하는 방식에 매료되고 만다.
키키는 정치적 체념에 빠져 들을 만한 노래를 찾는 이들에게 자양분을 제공하며, 퀴어적 성격에 여성성을 공연 요소로 첨가함으로써 여성 장르 예술을 참신하게 표현한다. 이는 대중여성장르가 일상적 감정생활의 복잡성을 표현하는 힘을 유지하는 방식 보여줌.
->Cherish : 전통적 가족은 고문과 남용이지만, 보통 그것을 사랑으로 선언한다.
->이랑과 모녀 미친년의 역사 https://ch.yes24.com/Article/Details/82057
이랑 앨범 중 <가족을 찾아서> 들어보기
우울 아카이브 : 수공예
311. 핸드메이드 네이션(2009)
수공예가 대안적 삶의 방식이자, 정치 프로젝트의 중심지가 된 것.
-투쟁의 메시지,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통합된 형태. 내용과 방식이 하나임.
-크래프티비즘 : 뜨개질과 같이 손으로 만든 물건을 사용해 특정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정치적 운동이나 행동주의의 형식, 수공예 행동주의, 뜨개 행동주의. (315)
-> 기후정의행진 때 수공예 깃발을 함께 만들었던 기억. 그때 작업의 이론적 배후를 얻은 것 같다!
312. 수공예는 시장 문화에 대한 대안이라기보다 대안적인 시장 문화로 스스로를 제안한다. ... 이런 상점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경계를 흐린다. 사람들은 작업을 공유하며 상업공간을 단체를 꾸리고 무언가를 배우고 공동체를 세우기 위한 공적 공간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 파지사유의 가죽공방의 의미.
319. 크래프티비즘은 사람들이 자신의 창의력을 활용하여 세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생각을 알리는 가운데,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고 대의명분을 지탱하게 한다. 하지만 그것은 깃발을 들거나 구호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속도를 지키는 것이다. 수공예를 통한 변혁은 개인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을 통합한다.
-> 자신의 속도를 지키는 혁명으로서의 수공예.
수공예 작업으로 체현된 몸짓이 구성하는 정치성으로서의 수공예
-> 장애 운동의 의미와도 연동
322. 장소 특정적인 페페의 설치 작품
: 설치공간현장에서 작품을 완성할 때 페페는 모서리, 주변, 문틀, 계단...을 에워쌈으로써 작품을 설치 공간에 맞추어 배치하는 편을 택한다. 작품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내부가 텅비어 있는 흰 상자 같은 공간을 요구하는 종래의 방식을 쓰지 않는다.
:<공통감각>에서 페페는 작품을 만져보는 방식으로 대중의 참여를 유도/초대한다.
-> 기존 미술계의 전시 풍토와 다른 전위성.
-> 요즘 흔한 참여한 전시, 만져보며 감각하는 전시 등
-> 이 모든 활동이 비판적 태도를 위한 당위가 아닌 자기 정체성을 드러내는 방식이었다는 것.
352. 습관: 일상의 반복적 수행, 영적 수련
좋은 습관을 들이는 일은 자신을 선하거나 순종하는 주체로 만드는 자아 형성과 훈육의 체제를 내면화하는 일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유토피아와 연결해 습관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습관이 일상의 영역, 스펙터클처럼 화려하거나 이례적이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활동의 영역에 속한다는 점에서 세계 내 새로운 존재 방식을 구축하는 메커니즘이 될 수 있다. ...
(주문 암송, 가만히 앉아 있기, 창작 실천 등/쓸모있는 유토피아/지금 여기의 유토피아/미래를 향해 있지만, 미래를 지금 이 세계를 벗어나 도피하거나 대체하는 페티시로 취급하지 않는 것) 일상 습관의 유토피아는 근대적 자아를 구성하는 훈육체제에서 살아가는 ... 자아의 실천에 대한 푸코의 관심도 연상시킨다. 이 유토피아는 이성을 갖춘 합리적 독립적 주체를 다시 사유한다. 과정과 자아와 타자 인간과 비인간 사이에 존재하는 구멍 숭숭 뚫린 허술한 경계를 통해 자아를 구축하는 감각하는 존재로서의 주체.
글쓰기, 지금 여기에 뿌리를 둔 것으로서의 영적 수행
: 일상적인 것, 세세한 것에 기울여 관찰하고 그때의 생각과 감정을 소중하게 일상의 반복적 습관 속에서 글쓰기로 실천하는 것이 곧 유토피아적 느낌으로 가는 일. 초월하지 않고, 지금 여기에 뿌리를 두는 것으로서의 영적 수련. => 일상습관의 유토피아
: 나의 ‘역사적 현재’를 이해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글쓰기도 될 것 같다.
354
일상 습관의 유토피아는 우울의 특징인 ‘몸과 연결 상실’, ‘일에 의미를 부여하는 감각과의 연결 상실’, ‘타인들과 맺는 관계와의 연결 상실’을 출발점 삼아 구축된다.
->매우 공감되는 문장!
367. 영적 실천에서 우리는 답보상태나 부족한 지식을 마주할 의지, 사태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면서도 그 느낌과 함께 가겠다는 의지, 모른다는 사실을 두려워하기보다 수용하거나 심지어 환영하는 연습을 할 의지를 기른다.(두려움이나 불안이나 무지의 포용은 가령 페마 초드론과 틱낫한의 대중 불교의 중심이며, 이브 세지윅도 설득력있게 기술하는 내용이다)
: 초드론의 <모든 것이 산산이 무너질 때>를 읽었을 때의 경험
: 요즘 불교가 유행하는 이유?
368.
*우울이나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붙들린 상태의 경험은 우리가 아직 모르는 것으로의 초대.
1.꼴랩의 비전
수공예의 미술계 개입은 페미니즘 문화정치를 재개할 때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수공예가 촉각적 공간 및 타인과 감각으로 하는 상호작용, 즉 느낌을 포함하도록 정치를 재정의할 때도 중요하다.(320)
—-꼴랩
“파지사유의 예술실험실, 꼴lab은
내 표면에서만 겉돌던 생각과 말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꼴로 만들어내는 실험실이자 실험가들입니다.꼴랩의 다양한 작업들은 드러냄과 안드러냄, 서투름과 소박함으로 낯설음이 느껴지기도 하고
실험실 안팎의 다양한 관계들이
서로 얽히면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꼴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내가 성글게 생각하던 꼴랩의 비전에 조금 힘을 기울여도 되겠다고 느꼈다. 나의 드로잉과 다른 이들의 수공예가 사이에 재미난 것들이 생성되면 좋겠다. 협업도 좀 더 늘어났으면 좋겠고 …
2.페페의 구성과 해체, 나의 소진과 휴식의 연관성
공통 감각에서 페페는 무상성이라는 문제 에 대한 회복적 해결책을 만들어낸 셈이다. 소멸이나 얽힌것을 뜯어내는 일, 혹은 해체라는 작용 자체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 위한 사건이라는 의미에서 해결책이다. 수도자가 종려나무 잎사귀를 모은 다음 태워버리듯, 일의 과정이 리듬이 중요하며, 해체하는 동시에 제작하는 사람들의 활동은 공동의 감각이나 공간처럼공동 conmons의 마법을 창조한다. (325)
—조증과 우울의 고리처럼 엄청나게 소진하고 쓰러지는 나의 일상 패턴이 구성과 해체라는 맥락을 읽고 보니, ‘죽음에 대한 탐색인가 ’ 라는 생각이 든다. 두려운 죽음, 소멸에 대한 감각을 미리 반복적으로 재현하려는 게 아닌가 싶은 것이다.
3.맥시멀리즘 감수성이 내게 주는 안온함
몸으로 공간을 느끼는 경험은 다채로운 느낌을 촉발한다.
맥시멀리즘 감수성을 통해 미첼은 과소비의 강박 충동을 물리치려 하지 않고 가정 장르인 멜로드라마와 감상주 의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익숙한 기쁨과 슬픔, 편안함과 고통의 전 범위를 포용하려 한다. 「굶주린 가방」은 충만한 촉각 속에서 타인의 과거에서 온 물건들의 먼지와 때 같은 역 사를 비롯해 다양한 역사로 가득 차 있다.(343)
— 나에게는 큰 몸집에 대한 수치심이 있다. 과소비 충동도 있다. ( 돈이 없어서 주로 식재료에서 나타나긴 하지만) 그래서인지 맥시멀리즘적 재현이 주는 시원함과
안온함이 느껴졌다. 미첼이 대안공간을 창조해 일상생활을 말 그대로 다르게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창조하고자 한다. (346) 이 것이 퍼블릭필링스가 하고자 하는 일이자, 꼴랩에서 내가 하고 싶은 작업 같다. “일상생활의 유토피아에서 새로 사유하는 주체는 과정과, 자아와 타자, 그리고 인간과 동물 및 사물을 비롯한 비인간 사이에 존재하는 구멍 숭숭 뚫린 허술한 경계를 통해 자아를 구축하는, 감각하는 존재다.“(353) 구멍 숭숭 뚫린 허술한 경계를 만들고 , 나도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
5.지금 여기의 영적 실천
영적 실천에서 우리 는 답보상태나 부족한 지식을 마주할 의지, 사태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면서도 그 느낌과 함께 가겠다는 의지, 모른다는 사실을 두려워하기보다 수용하거나 심지어 환영하 는 연습을 할 의지를 기른다. 두려움이나 불안이나 무지의 포용은 가령 페마 초드론과 탁낫한의 대중 불교의 중심 이며, 이브 세지윅도 설득력 있게 기술하는 내용이다.(367)
-현재와 일상에 발붙인 실천의 차원에서의 영성이라는 것이 나에게 새롭다. 그리고 지금여기의 영적 실천이 주는 에너지가 두려움을 드러나고 그 두려움과 함께 ‘움직’이는 힘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1. 츠베토코비치의 《우울: 공적 감정》을 다 읽고 나니 어디 가서 우울을 개인적인 감정이라고 해서는 절대로 아니되겠다는 확신범이 된 듯하다ㅋ 그리고 감정을 우습게 보거나 소홀히 해서 정치를 이끌어내는 전단계로 말하는 것도 금물이다ㅋㅋ 3장에서 츠베토코비치는 우울을 일상적이고 가정성의 영역과 연결된 것으로 설명하면서 이에 대한 분석방법으로 퀴어예술의 특이한 사례들을 아카이브로 삼는다. 이를 통해 저자는 ‘이론의 적용이 아니라, 새로운 지식을 가져오고 우울의 일반 이론에 저항하는 방식’임을 강조한다. 여튼 츠베토코비치는 멜로드라나, 페미니즘의 유산, 벌랜트를 경유해 수공예를 신체 정치이자 회복적 실천으로 제시한다. 수공예는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는 영역(파지의 여러 작업들)이지만 퀴어 페미니즘 작업에서 수공예가 이리 번성하고 있는줄 몰랐네요. 이러한 작업은 ‘일상적 습관의 유토피아’로서 영적 실천을 우리가 매우 중요하게 다뤄야함을 아주 강조한다.
2. 저자도 인정하듯이 읽다보니 ‘퀴어자기개발서’같으다^^ 하지만 정답이 있는게 아니라 우리는 여전히 고군분투 중이라는거.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가 일상성, 느낌, 영적 실천을 통해 지금, 여기, 현재에 발붙일 때 일상성 습관이 유토피아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은 중요한 포인트임에는 틀림이 없다. “새로운 아이디어란 존재하지 않으며 그것을 느끼는 새로운 방식이 있을 뿐이다”라는 오드리 로드의 언명은 언제나 울림 만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