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4일차> 대신 전하는 밀양의 감사_김지원

관리쟈
2022-12-04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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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엔 어진이 농활을 주최하고 고은이 기회를 만들어준 덕에 여러 친구들과 함께 밀양에 다녀왔습니다. 3년 만에 귀영 선생님, 은숙 선생님, 손 총각님도 뵙고 반가운 얼굴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여느 농활 때처럼 귀영 선생님은 다른 감 따러 가는 친구들을 보내고 저와 몇몇 편애하는 사람들을 빼내서 집안일을 주문하셨습니다. 새로 설치한 귀영 선생님 댁 철제 담장 사이로 마당이 훤히 들여다보인다고 하여 그 위에 검정색 천을 치고, 강아지들이 작은 밭을 밟고 다닌다고 하여 밭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쐐기를 박아 담장을 만들고, 대문이 지저분하다고 하여 칠을 새로 했습니다.

 

고백합니다. 하는 일에 비해 또 엄청나게 먹고 마셔버렸습니다. 도착한 날 저녁에는 죄송하고 반가운 마음에 필름이 끊길 정도로 마셔버렸고, 다음날엔 아침 8시부터 해장 누룽지, 10시엔 참이라며 전을 부쳐주셨고, 점심때는 추어탕에 삼겹살까지 구웠습니다. 거기다 저는 손도 대지 않은 반시를 서른다섯 개 씩 세 줄, 밤을 한 망이나 받아왔습니다. 이 정도면 농촌봉사활동이 아니라 농촌약탈활동이 아닌가 싶은 정도입니다.

 

다들 편애받는 저에게 눈총을 보내시지만, 아시죠? 제가 원해서 이렇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제는 제가 거절한다고 그리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이건 모스의 증여론에 나오는 ‘포틀래치’ 같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게 중에서도 제 배가 터지는 것을 목표로 한 적대적 급부 체계가 아닌지 의심되는…(농담농담)

 

 

진실인 것은 언제나 우리의 밀양 방문은 일종의 의식처럼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멀리서 늘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고자 내려가면 언제나 그 배로 받아 돌아옵니다. 문탁 식구들에 대한 고마움, 서울의 연대자들에 대한 고마움까지 얹고, 올해는 3년 치를 받아 더 엄청나게 받았습니다. 이건 저 하나가 아니라 문탁 모두에 대한 것이기에 저에겐 이를 전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렇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는데 바쁜 일상에 또 후기를 잊고 말았네요. 조금 지났지만, 이 기회에 밀양의 감사를 전합니다. 이번엔 특히나 엄청났다는 것을 전합니다. 문탁에 저의 감사도 전합니다. 늘 감기 조심하세요.

 

 

댓글 7
  • 2022-12-04 12:18

    관리쟈...님이 고생이 많으세요
    감사합니다. 이렇게 소식들을 날라주셔서~~

  • 2022-12-04 19:08

    편애란 무엇인가..
    이런 시리즈도 재미있을듯 싶네요ㅋㅋ
    즐겁고 감사한 소식 고맙습니다~~

  • 2022-12-04 19:25

    어디선가 문탁의 누군가로
    제 자신을 소개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죠.
    잊지 않고 밀양에 다녀와준
    문탁의 친구들에게도 감사하구요~^^

  • 2022-12-04 19:51

    감사와 고마움. 환대가 흠~뻑 흘러내리는 밀양 농활기로군요.
    (싸이의 흠뻑쑈에서 물 맞는것보다 멋짐!!)

    그 감사를 문탁에 전해야한다는 것을 의무로 여기고 이리 전해주시니
    그 또한 감사하다고 말해봅니다^^

  • 2022-12-04 19:59

    밀양에 대해서 잘 모르는 저에게도 이렇게
    감사의 순환, 그 찡~한 따뜻함이 전해집니다.
    감사합니다

  • 2022-12-05 10:13

    밀양에 가니 편애도 받는 거지..ㅎ
    문탁에도 종종 와~

  • 2022-12-05 16:55

    밀양에 가진 못했지만
    취해서 신난 지원샘의 웃음소리가 음성지원 되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