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차 <잡식가족의 딜레마> - 돼지고기와 빈 그릇

청량리
2022-11-16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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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차 <잡식가족의 딜레마> - 공무원 식사일지

 

오늘은 우리팀 '보안당번'이다.

쉽게 말해 외식하지 않고, 사무실에서 점심을 배달시켜 먹는 날이란 뜻이다.

보안이 아닌 다른 팀들은 대개 나가서 먹고 들어온다.

헌데 사무실 근처에 배달가능한 식당이 많지 않다.

배달을 안 해도 구청직원들로도 수입에는 문제 없기 때문이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거두절미하고, 그래서 오늘의 메뉴는 중국집 짜장면이다. 츄릅~

개인적으로 간짜장을 선호하지 않는데, 양파가 너무 많아서다.

양파, 좋아한다. 헌데 생양파는 안 먹기를 원한다. 맛이 너무 세다.

볶은 양파, 그래서 좋아한다.

이상한 건 간짜장 시킨 다른 사람들 보면 거의 양파는 남긴다. 왜 시키는지 이해가 안 된다.

소소한 정보(?)로 돼지고기를 갈아서 짜장소스를 만들면 '유니짜장'이라고 한다.

사무실에서 배달 해 먹는 집에선 덩어리로 넣는다.

 

 

노트북을 타고 공생자행성에 오면서 문득 생각이 들었다.

짜장면에 나오는 돼지고기를 안 먹는 것과 음식을 안 남기는 것 중에 어떤 게 더 나은 선택일까?

빈 그릇을 택하기로 하고, 싹싹 다 긁어먹었다.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하자.

화룡점정으로 단무지로 그릇의 옆구리를 긁어 먹는다. 

식당의 고기 반찬을 남겨서 음식물쓰레기로 버리는 것과

뱃속에 넣어서 안 남기는 것 중 더 나은 선택은 무얼까?

 

 

빈 그릇 운동이 나를 살찌게 하고 있다.

거짓말이다. 야식을 줄이란 말이야!!!

짜장면은 행복이다.

굳이 고기는 안 넣어도 충분히 맛나는 음식이다.

다음 번 보안 때는 '볶음밥'을 먹어 볼 생각이다.

대개 볶음밥에는 고기를 안 넣는다. 츄릅~~~~~~~~~~(청)

 

 

댓글 6
  • 2022-11-16 22:34

    배를 튕기며 행복해하는 청량리 얼굴이 그려지는군요~

    단무지로 물절약까지 실천하는 그대야 말로 진짜 에코인! ㅋㅋ

  • 2022-11-17 08:09

    여기도 딜렘머군요.
    아니면 딜렘머를 가장한 배 채우기? ㅋㅋㅋㅋㅋㅋㅋ

  • 2022-11-17 08:24

    짜장면 한그릇 뚝딱! 트림 꺼억~ 행복한 위장.ㅋㅋ
    '에코'는 늘 싹싹 먹어 치우는 것에 대한
    그럴싸한 구실이죠. ㅋㅎㅎ

  • 2022-11-17 09:18

    드디어 먹었다 짜장면~
    빈그릇 실천 고수시군요~
    마지막 단무지로 마무리하는 경지까지~짝짝짝

  • 2022-11-17 14:18

    저는 어떤 자리에서
    "누가 차려준 음식에 고기가 나오면 어떡하지? 남기면 버려질 텐데.."
    하고 말하니까, 어떤 채식지향 친구는
    "고기를 안 먹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걸 그분이 알게 되지 않을까?"
    라고 말하더라고요.
    근데 이것도 진짜 딜레마여서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 같아요...!

  • 2022-11-18 10:46

    보안당번 낯선 “공무원언어”
    보안당번 청량리 넘 안어울려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