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코끼리 이야기

작은물방울
2022-11-15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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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작은 잡식 코끼리 이야기를 오랜만에 해야겠다
어느새 어른 코끼리만한 식성을 가지게 된

어른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이도 아닌 코끼리는 이런 식이다.
분명 급식을 먹고 왔을텐데 3시부터 집안을 서성이며 먹을 것을 찾는다.

그는 이미 자신을 2인분이라 말한다.
어미는 과일 고구마 수제간식 등을 준비한다.

어미의 마음은 이렇다. 아무리 코끼리의 자식이라 해도 그 피에는 나도 있지 않을까?

어찌 1인을 2인이라 잘못인식할 수 있는가? …잘못된 생각이다. 바꿔야한다.

천연재료의 밍밍한 맛 또한 맛이다. 너의 혀가 잃은 그 맞을 내 찾게 하리라
조금 더 싱겁게 조금더 자연스런 맛을 너에게 투여하리라~
여드름 난 코끼리는 만화책을 들추며 천연이지만 맛이 없는 것들을 간단히 흡입한다

그러곤 다시 주위를 둘러본다. 어미는 약간 긴장한다.

어미 그제서야 안다. 천연재료로는 2인분을 채우기 어렵다는 것을.
과자 봉지를 뜯으면 중얼중얼 ‘아직 배고파..라면 끓여먹으면 안돼요?’라고 묻는다.

라면은 사랑을 겨루기엔 너무나 매력적인 맛이다.

나는 그저 루저임을 인정해야 한다.

 라면 치킨 삼겹살  그것들과는 난 싸움이 안된다.

근데....  난 왜 부엌앞에 서는 것일까?

댓글 7
  • 2022-11-16 00:33

    그러게 그냥 처음부터 라면2개끓여줬더라면 차라리 나았을까? 그래도 밀당이 필요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야밤인데 라면 먹고싶네 ㅎㅎ

  • 2022-11-16 03:57

    아이고, 워쩌냐....
    하긴 한참 뭘 먹을 때이긴 하지.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
    또띠아, 토스트김치버섯핏자, 햄에그샌드위치 등을 만들어 먹여볼 것을 추천함.
    야채도 듬뿍 넣되 아이가 좋아하는 고기나 햄 같은 것도 들어가고, 소스를 통해 약간의 자극적인 맛도 첨가해야 할 듯.
    대신 라면은 주1회 정도로 협정을 맺구^^

    돌이켜보니, 나도 아들하고 라면 밀당 많이 했었던 것 같으네~~~~

  • 2022-11-16 06:26

    라면에게 졌다고 루저라 하지 마오.
    누구나 라면에겐 질 수밖에 없다오.
    어차피 질 수밖에 없는 라면이라면
    어차피 먹게 되는 라면이라면,
    라면을 못 먹게 하는 밀당보다는,
    라면을 먹게 하는 밀당이 차라리
    낫지 않을까 생각하오.
    차라리 말이오.
    그러니 라면에게 졌다고 루저라 하지 마오.
    누구나 라면에겐 질 수밖에 없다는 건,
    이미 삼양선생이 농심의 마음으로 팔도를 돌아다니며
    우리에게 말해주지 않았소.
    그러니 라면에게 졌다고 루저라 하지 마오.

  • 2022-11-16 12:08

    난 라면을 받아들이기로 했지~~~~저항하지 않기로~
    엄마를 대신할 수 있다 라면~
    세상에는 라면의 종류가 수십가지~
    첫째를 위한 맵고 얼끈까지 한~ 둘째를 위한 순한맛~ 셋째를 위한 밥을 말아먹을때 제일 맛있는 맛
    남편을 위한 콩나물과 숙주~ 고것만 있음
    엄마를 대신할 수 있다 라면~

  • 2022-11-17 14:01

    낮에도 밤에도 가장 큰 유혹ㅠ
    커서는 제 자신과 밀당을 하게 되는............

  • 2022-11-18 10:43

    찬결이 라면 먹으며 행복해하는 얼굴과 그걸 지켜보는 방울의 쓸쓸한 눈동자가 눈에 보이는듯 ..
    ㅠㅠ 그리고 ㅋㅋ

  • 2022-11-19 23:16

    약간 수고스럽지만 면을 한번 데쳐서 끓이는 방법도 있어요. 신라면 건면도 나와서 먹어봤는데 맛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