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차[잡식가족의 딜레마]판교회식자리

단풍
2022-11-15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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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이전으로 한달을 긴장하며 지냈다. 인테리어, 통신공사, 이사스케줄, 자리배치까지..오늘에서야 끝났다.

팀원들이 스트레스 해소를 하자며 회식을 하잔다...메뉴는 팀 막내 중 음식에 진심인 친구가 예약까지 진행 한다.

다들 그의 초이스에 언제나 감탄을 한다. 

막내 왈 판교의 양고기 JMT 맛집 이란다. 다른 양고기집은 절대 못 간다나..한껏 들떠있는 팀원들~

응?! 양고기? 소고기도 먹는게 편치..않구만....양고기라니..마음속의 말이다...근데..그렇게 맛나? 라는 궁금함도 동시에 일어났다.

채식을 지향하지는 않는다.  다만 소와 양을 기를때, 탄소배출이 심각 하며, 인간의 고기 소비양이 어마해,  소와양의 축산업으로 토양의 탄소배출 양이 위기의 수준까지 왔다.  적어도 고기맛집 순방을 지양하려 노력 중이다.  

하나하나 올려주는 양고기를 마다하지 못한다.  분위기를 깨는 꼰대는 되고 싶지 않다.  맛을 묻는 막내에게 소고기 같다..부드럽다로 응대했다.  하지만 맛이 불편했다......이불편함을 공유 못하는 이자리가 불편해진다.

'가지볶음 먹을사람?'추가로 시킨다~~

댓글 7
  • 2022-11-15 07:21

    가지볶음 맛나보여요
    채식지향이 분위기 깨는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 그런 날이 곧 오겠죠??
    공생자행성 덕분에 단풍님 사무실 이전 소식도 들으니 좋네요

  • 2022-11-15 07:39

    단풍님 바쁘셨군요.
    이제 좀 여유가 생기겠군요
    다행다행!

  • 2022-11-15 08:19

    임순례 감독의 <날아라펭귄>이라는 제목의 인권 옵니버스 영화가 있어요.
    여러 에피소드 중의 하나가 채식주의자인 회사원이 회식이 있을 때마다 일상적으로 겪는 부당한 차별과 폭력에 관한 이야기였어요.
    그런데 그것이 부당한 차별과 폭력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방식이 재밌었어요.
    그러니까...영화에서...
    담배를 몰래, 복도에서만 피는 동료 회사원 여성이, 채식에 대해 아무렇지도 않게 (대충 유난떨지 말라, 남자가...운운) 떠들어대는 회식자리의 그 남성적 분위기에 열받아서 갑자기 상사한테 "저, 담배 한 대 주실래요?" 라며, 직상남성상사들 입을 확 닫아버리게 하는 것이었어요. 한마디로 분위기 썰렁하게 만들어버리는 거죠. ㅎㅎㅎ
    내가 부하직원이라면 이런 방법도 괜찮을 것 같더라고요.
    근데 단풍님처럼 내가 상사라면? 음, 더 고민될 것 같기는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슬쩍 말해볼 수도 있어요. "나, 페스코 지향이야! 왜냐구? 트렌드래. 그래서 나도 그래보려구" 정도로, 가볍게^^
    '정치적 올바름'을 떠들어대는 꼰대스플레인이 아니라면, 자신의 지향을 밝히는 건 괜찮을 수도 있어요.

  • 2022-11-15 12:24

    꼰대가 되는 걸 고민하는 나이, 회사의 직위, 세상의 시선. . 이런 걸 의식하는 문제가 채식 뿐만은 아니겠지요. 단풍의 고민이 반갑습니다! ㅎㅎ

  • 2022-11-15 18:10

    공감백배!
    회식과 접대는 왜 다들 고기 종류 일색인지ㅠㅠ

  • 2022-11-15 21:01

    불편함을 공유하지 못하는 불편함ㅠ
    가지볶음 윤기가 엄청나서 맛보고 싶어요!!

  • 2022-11-15 21:59

    아.... 조금씩 외로워지면, 그게 몇 번씩 사무치면 그 답답함을 나눌 수 있는 다른 친구들을 찾게 되더라구요. 샘께는 이곳이 또 그런 곳인가봅니다. 축하해요!!
    저는 샘의 그 불편함 뒤에 후대들도 평화롭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에 대한 꿈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그 불편함이 아름다운 희망으로 다가옵니다.